thebell

인베스트

HD현대 EB 투자 운용사 '복잡한 셈법' 비싼 교환가 불구 크레딧·수주여력 고려 '베팅'

구혜린 기자공개 2024-10-24 10:47:26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1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자닌 투자 전문 자산운용사들이 HD현대 교환사채(EB) 투자를 결정했다. 교환대상인 HD현대일렉트릭의 최근 주가가 오르면서 투자단가는 다소 높게 책정됐지만 블라인드펀드를 채울 만한 높은 크레딧의 메자닌이 드물기 때문에 투자를 감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발행된 여타 EB와 달리 발행일 바로 다음날 교환청구가 가능해 수주 등 이벤트에 따른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점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노스자산운용, NH헤지자산운용, GVA자산운용, 타이거자산운용, SP자산운용 등은 HD현대가 발행하는 제15회차 사모 EB 인수를 위해 다음달 11일까지 납입을 완료해야 한다. 전체 발행규모는 2650억원이며 자산운용사가 배정받은 물량은 총 630억원(약 24%) 수준이다.

교환대상 주식은 HD현대일렉트릭 보통주다. HD현대는 HD현대일렉트릭의 모회사로 현재 37.22%(1341만7067주)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중 5%에 해당하는 71만7125주를 사채 교환대상으로 내걸고 채무상환 자금을 확보한다. HD현대는 만기가 다가오는 2025년 2800억원 규모 채무를 상환할 계획이다.

이번 참여한 운용사들은 투자 단가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점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일렉트릭 교환가격은 EB 발행 결정 공시 시점 기준 1주당 36만9531원이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인해 운용사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평가다.

HD현대일렉트릭 주가는 지난달 22만원선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올라 최근 30만원 초반선을 형성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HD현대일렉트릭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가격과 관련해서는 (발행사와) 이견이 있다"며 "블라인드펀드로 참여하기에 많이 하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크레딧이 매우 우수하다는 점이 이를 보완한다는 분석이다. HD현대는 한국신용평가 기준 A+, 한국기업평가 기준 A0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77.2%이나, 약 12조원에 달하는 투자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2년 뒤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더라도 상환 여력이 충분한 셈이다.

이에 운용사들은 가격 이견을 감내하고서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들은 기설정한 메자닌 펀드를 채워야 하는데 최근 높은 크레딧의 매물이 없어 고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투자에 참여하는 운용사들은 NH헤지자산운용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프로젝트펀드가 아닌 기존 메자닌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한다.

전방시장 평가에도 가점을 줬다. HD현대일렉트릭의 미국시장 수출 비중은 30%에 달한다. AI 수요 확대에 따라 현지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노후화된 전력기기 비중이 높아 수출량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U의 에너지 공급망 다각화를 위한 전력망 인프라 투자에 따른 수혜도 예상되는 상태다.

이번 EB 구조상 운용사들은 수주 발표 등 이벤트에 따른 발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HD현대가 발행한 EB의 경우 발행일 익일(11월12일)부터 교환청구가 가능하다. 카카오게임즈, 농심, LS네트웍스 등 최근 EB를 발행한 곳들이 최소 일주일에서 한 달가량 발행일로부터 교환청구 시작일간 일정 기간을 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