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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회사채 '금리역전' 해소되자 매수자금 쏟아진다A급 발행사들 연이은 '흥행'…한은 '피벗'으로 금리 메리트 높아져

백승룡 기자공개 2024-10-23 07:07:1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1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일주일 만에 10조원 넘는 자금이 회사채 발행시장으로 몰렸다. 회사채 시장의 역마진이 해소되자 매수세가 한층 탄력을 받은 모습이다. 최근 수년간 11월 중하순부터 '북 클로징'(회계장부 마감)에 돌입하던 기관들도 올해는 12월 초까지 북을 열어두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기준금리 내려가면서 우량 회사채 역전 해소…일주일 새 ‘10조’ 몰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회사채 발행시장에 몰린 투자수요는 총 10조5820억원으로 집계된다. 이 기간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은 총 15곳인데 한국투자증권(AA0)과 하나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AA-)을 제외하면 모두 A급 이하 비우량등급 발행사들이었다. 특히 세아제강(A+), HD현대(A+/A0) 수요예측에서는 각각 1조원 이상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최근 회사채 시장의 강세 배경은 단연 한국은행의 ‘피벗’(정책방향 전환)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11일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내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금리인하 사이클로 접어든 이후 우리나라도 한 달 만에 피벗 행렬에 올라탄 것이다. 한은이 지난 2021년 8월 금리인상에 나선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회사채 시장의 레벨 부담도 한결 완화됐다. 신용등급 AA- 회사채(3년물 기준) 금리는 올해 7월 말부터 3.5% 수준을 오르내리면서 당시 기준금리(3.5%) 대비 역전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25%로 내리면서 회사채 시장의 역전이 해소된 것이다. 현재 AA- 회사채 금리는 3.48% 수준으로 기준금리 대비 20bp(1bp=0.01%포인트) 안팎, 양도성예금증서(3.39%) 금리 대비 10bp가량 높다.

A급 회사채 금리는 4% 안팎에서 형성돼 있어 금리 메리트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달 수요예측에 나선 A급 회사채가 개별민평금리 대비 ‘언더 금리’에서 줄줄이 완판된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우려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었는데 이달 피벗이 이뤄지면서 시장의 매수세가 탄력을 받았다”며 “추가적인 인하 시점이 늦춰지더라도 큰 방향성은 금리인하로 돌아섰기 때문에 당분간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발행사 우위 속 막바지 자금조달 박차…“기관들 12월 초까지 북 클로징 미룰 듯”

회사채 시장이 우량채·비우량채 가릴 것 없이 강세를 나타내는 와중에도 건설·석유화학 등 업황 부진을 겪는 발행사들은 미매각이 발생해 대비되고 있다. 석유화학업체 여천NCC는 이달 10일 1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매수주문은 40억원에 그쳐 대규모 미매각이 발생했다. 추가 청약 과정에서도 매수주문이 들어오지 않아 나머지 960억원의 물량은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주관사단이 각각 192억원씩 떠안았다.

롯데건설도 지난 18일 15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서 투자수요가 1210억원에 그쳐 모집액에 못 미쳤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 7월에도 공모채 발행 과정에서 모집액을 채우지 못한 바 있어 두 차례 연속 미매각에 처한 것이다. 다만 지난 7월 당시 1500억원 규모 모집 대비 77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1210억원으로 매수주문이 늘면서 시장의 투심이 바닥을 치고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일부 비선호 업종을 제외하면 발행사 우위의 시장이 펼쳐지고 있어, 연말 북 클로징을 앞두고 막바지 자금조달에 나서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달 연합자산관리, SKC, 팬오션, 에쓰오일(S-OIL), 하나증권, KB금융지주, SK렌터카, 코리아세븐, 현대해상(후순위채) 등이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내달에도 분기보고서 제출 전까지 롯데손해보험(후순위채), 교보생명보험(신종자본증권), 풀무원식품(신종자본증권), AJ네트웍스, AK홀딩스 등이 빼곡하게 발행 일정을 채운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금리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사두면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 투심이 강하다”며 “최근 금리인상기에는 11월 중하순이면 북 클로징이 이뤄졌지만, 올해는 12월 초까지는 북을 열어두겠다는 기관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발행사 입장에서는 12월 초에 발행할 바엔 내년으로 미뤄 연초효과를 누리려 하기 때문에 내달 중순 분기보고서 제출까지가 피크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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