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NH농협은행 서남아시아 진출 초석 인도 노이다 지점협동조합·농업금융 앞세워 빠르게 자리매김…지점영업 1년 만에 흑자전환
델리(인도)=이재용 기자공개 2024-10-28 12:37:03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의 첫 인도 영업점인 노이다 지점은 업무를 개시한 지 2년 차에 불과하다. 글로벌 은행 대비 인도 시장 진입이 늦은 편인 한국계 은행 중에서도 후발주자다. 시작은 늦었지만 빠르게 성장하며 농협은행의 서남아시아 진출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특히 농협만이 가진 농업금융에 대한 노하우를 앞세워 인도에서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성장세는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말 대비 올해 7월 기준 대출자산은 112% 성장했다. 은행 해외 신설 점포 중에서는 드물게 1년 만에 흑자전환을 달성하기도 했다.
◇농협은행 서남아시아 공략 시발점 노이다 지점
농협은행은 지난해 인도에 첫발을 내디디며 서남아시아 지역 공략을 시작했다. 출발점은 인도 수도 뉴델리의 남동쪽에 위치한 노이다다. 노이다는 델리, 구루그람과 함께 NCR로 불리는 수도권 경제권역을 구성하는 곳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생산 공장이 이곳에 있다.
농협은행은 우리나라 수준의 선진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이다에 첫 번째 지점을 개설했다. 최근 인도에 진출하는 한국계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투자비가 저렴한 노이다 지역에 많이 터를 잡고 있지만 농협은행 지점 설치 이전까지 한국계 은행은 없었다.
이에 농협은행은 한국계 기업 인접 거리에서 활동하는 게 마케팅 활동이나 사후관리 등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농협은행 노이다 지점 관계자는 "악명 높은 교통체증 때문에 거리가 가까워도 장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며 "쉽게 대면할 수 있는 은행이 신뢰를 주고 선택의 기준도 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전략이 들어맞으며 후발주자임에도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개점 첫해인 지난해 말 기준 6만1000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반기 만에 10만2000달러의 흑자를 기록 중이다. 이익 규모가 크진 않지만 개점 만 1년을 넘긴 시점에 흑자전환하는 경우는 해외 영업점에선 보기 드문 사례다.
대출자산은 올해 7월 말 기준 1656만2000달러(229억원)로 지난해 말보다 112% 늘었다. 자금운용 자산은 2097만7000달러(289억원)다. 총자산은 3944만2000달러(544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고객 예수금은 61만5000달러(8억5000만원)로 아직은 활성화되지 않았다.
대출자산 규모가 크지 않아 특별히 건전성 문제는 없는 상태다. 다만 금리 변동 등 경기 변화에 대비해 사후관리 등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노이다 지점 관계자는 "대출 취급 시 가능한 보증신용장 등 우량담보 위주로 취급하고 있어 향후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원리금 회수에 큰 문제가 없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협동조합·농업금융 노하우와 역량 살린 영업 차별화
지리적 강점이 성장 비결의 전부는 아니다. 노이다 지점은 협동조합은행으로서 협동조합금융과 농업금융에 특화된 농협은행만의 강점과 관련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은행과 확실한 영업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농업은 인도의 주력 산업 중 하나다. 14억 인구 중 70%는 농업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GDP 중 농업의 비중은 18%(시장 규모 3500억 달러)에 이른다. 인도 정부가 내년 임시 예산안 발표에서 농업 산업의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기술 채택을 늘리는 등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농업금융 수요와 성장성도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이다 지점은 인도의 농업과 함께 성장하는 청사진을 실행하고 있다. 현지 협동조합과의 협업관계도 구축한 상태다. 특히 인도 비료협동조합 IFFCO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산하 트랙터론 캐피탈회사 IFFCO-Kisan Finance에 대출도 지원하는 중이다. IFFCO는 5000만명의 조합원을 둔 세계 최대 비료협동조합이다.
노이다 지점 관계자는 "농협은행 노이다 지점은 성장 가능한 산업분야를 발굴해 영업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세계 각국의 식량안보와 농업정책의 중요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관련 산업분야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조병규 행장 연임 불발, 차기 우리은행장 '안갯속'
- [여전사경영분석]한국캐피탈, 업황 악화에도 순이익 경신…빛 본 다각화 효과
- [여전사경영분석]OK캐피탈, 하반기까지 이어진 영업 중단에 분기 적자
- [양종희호 KB 1년 점검]난세의 리더십, 치세의 리더십
- OK금융, 오너 일가 소유 대부업 정리 '속도'
- '수협엔피엘대부' 출범 임박…대표에 송효진
- [홍콩 K-금융 빌드업]신한은행 홍콩, '지점·IB센터' 통합해 시너지 창출
- [캐피탈사 CEO 연임 레이스]김성주 BNK캐피탈 대표의 미래 성장 위한 '매듭'
-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지금]출범 2년여…은행 없이도 저력 과시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만장일치 회장 선임, 얼라인과 갈등 봉합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