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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대확장' 예견한 SK 최태원, 시선은 2027년에 CEO 세미나서 AI사업 '글로벌' 수준 확대 주문

정명섭 기자공개 2024-11-05 09:51:22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룹 총수들의 가장 큰 고민은 미래 대비다. 빠르게 변화하는 대내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회와 위기 요인을 내다보고 끊임없이 전략 구상에 몰두해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은 1998년 3대 회장에 취임할 당시 에너지와 통신 중심이던 그룹의 주력사업을 2020년 전후에 배터리와 바이오, 반도체로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내수에서 탈피한 사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올해 들어 노선을 전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었다. 전략 사업 중 당장 돈이 되는 사업은 반도체가 유일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면서 'AI 대전환' 시대가 열리자 이를 구현할 AI 반도체 시장이 급격히 커진 영향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SK그룹 CEO 세미나에서도 최 회장의 시선은 줄곧 AI 시대 대비에 있었다.

◇"AI 사업, 글로벌 스케일로 확장" 주문

최 회장은 지난 2일 폐회식에서 "차세대 챗GPT 등장에 따른 AI 시장 대확장이 2027년을 전후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SK가 성장 기회를 잡으려면 현재 진행 중인 운영개선(O/I)을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 세미나는 경영전략회의(6월), 이천포럼(8월)과 함께 SK그룹의 3대 사장단 회의다. 이번 세미나에서 최 회장과 CEO들은 AI를 활용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최 회장은 "SK가 보유한 기술력, 그리고 그룹 계열사 간 또는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가장 싸고 우수한 AI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그룹 AI 사업을 글로벌 스케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심 과제로 △반도체 설계, 패키징 등 AI 칩 경쟁력 강화 △고객 기반의 AI 수요 창출 △전력 수요 급증 등에 대비한 에너지솔루션 사업 가속화 등을 제시했다.

올 3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시장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요인을 소개하기도 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낸드플래시 생산기지인 청주 M15을 HBM 생산라인으로 구축하는 과감한 의사결정,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조직문화 등을 성장 비결로 꼽았다.

리밸런싱 성과를 점검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SK그룹의 작년 말 순차입금은 84조원에서 지난 3분기 말 70조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 매각 등에 속도를 낸 결과다. SK그룹은 최근 베트남 재계 2위 마산그룹 지분 7628만주(5.05%)를 제3자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이 보유한 마산그룹 지분율은 8.72%에서 3.67%로 낮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219개였던 계열사 수는 올 연말까지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올 하반기 이후 진행하는 선제적인 리밸런싱 작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CEO들은 O/I 활동을 통한 잉여현금흐름(FCF) 극대화 작업에 나서면서 제조·마케팅 역량을 키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외부 비판 듣는 특별세션도..."중복·과잉투자 문제"

SK그룹은 이번 세미나에서 처음으로 외부 전문가의 비판과 조언을 듣는 특별 세션을 마련했다.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의 김동환 대표는 "리밸런싱 이전의 SK는 계열사 간 경쟁적인 중복투자, 과잉투자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회사를 사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된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간 합병 등에 대해 "사업 수직계열화, 포트폴리오 재편이라는 방향의 큰 단추는 잘 꿰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실질적인 시너지 창출로 성과를 내고 갖춰진 퍼즐을 온전한 그림으로 완성하는 것이 주요한 과제"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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