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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광물 규제 대응법]첫 보고서 발간 고려아연, 넓은 책임광물 대응력 보유④비철금속 제련 중심 포트폴리오, 3TG 수급 비중 낮아

이민우 기자공개 2024-12-31 13: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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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스텐, 주석 등 주요 광물에 형성된 높은 고부가가치는 각종 분쟁과 갈등의 씨앗이 된다. 비인권적 생산, 테러·내전 자금 조달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미중 패권 경쟁으로 광물을 전략자원으로 삼아 수출을 통제하는 행태도 보인다. 앞선 분쟁들은 글로벌 연합체나 특정 국가 규제를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광물을 핵심 원자재로 쓰는 제조 업계는 사업 지속성을 위해 이에 끊임없이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국내 제조 기업들이 각종 광물 규제에 대응해온 발자취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10: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 국내 최대 비철금속제련 기업이다. 아연을 중심으로 금, 은 제련 등으로 형성된 포트폴리오를 가졌다. 3TG 수급 비중은 낮지만 특성상 글로벌 광물 규제 영향을 크게 받기에 선제 대응, ESG 차원에서 폭넓은 범위의 공급망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다만 보완점도 있다. 고려아연은 아동노동, 강제노동 관련 기준으로 아직 공급사를 식별하지 않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 노동부에서 주시하는 원자재 수급 관련 아동노동 문제와 연결될 수 있어 이를 개선하는 행보가 필요하다.

◇주력 아연·연 포함 관리 체계 구성, 글로벌 규제·ESG 기조 대응

고려아연의 분쟁·책임광물 대응은 2010년대 초 시작됐다. 다만 실질적인 정책 구체화는 2016년경 이뤄졌다. 해당 시기부터 분쟁광물 관련 조항을 포함한 ‘책임있는 공급망 관리 정책’을 재정했다. 이어 2020년 책임광물 이니셔티브(RMI) 참여로 광물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했다.

앞선 과정을 거치며 현재 고려아연은 대표이사부터 원료담당임원, 영업 등 실무팀과 감사, ESG경영팀까지 이어지는 분쟁·책임광물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처음 자체 책임광물보고서를 발간하고, OEDC 가이던스 기반 교육자료를 공급망에 배포해 광물 규제 리스크 대응력 향상에 주력 중이다.

고려아연 분쟁·책임광물 대응체계

현재 도드프랭크법 등에서 정의하는 4개 분쟁광물 3TG 중 고려아연에서 생산하는 것은 금뿐이다. 다만 고려아연은 주력 사업에 따라 많이 수급하는 아연, 연과 은, 구리를 자발적으로 책임광물 범위에 포함해 관리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고려아연의 원료 수입 비중의 50% 이상은 아연 정광이었다. 연 정광이 26.4%로 뒤를 이었다.

고려아연의 책임광물 확대 관리는 글로벌 규제, ESG 강화 기조에서 수반된 리스크를 대응하는 효과가 있다. 아연과 연, 은, 구리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 다량으로 생산, 거래되는 필수 금속이다. 때문에 현재 제조업 분야에서 심화 중인 미중 무역 분쟁과 러우 전쟁 장기화 여파를 계속 받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은 재무부를 중심으로 이미 러시아 소재 광산, 제련소에서 생산되는 금에 대한 수입 제재 조치를 내렸던 바 있다. 이를 G7 정상회의에서도 관철해 관련 조치를 발효시켜 러시아 산 금의 캐나다, 영국, 일본으로의 수출을 막은 상태다.

◇미국 노동부 국산 인듐 공급망 주시, 아동노동 식별 체계 강화해야

고려아연이 분쟁·책임광물 규제 리스크 대응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규제 상황을 고려해 보완해야 할 영역도 있다. 관련 공급사의 아동노동, 강제노동 관련 분야다.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공급망 ESG 평가 시 최소 근로 연령(아동노동)과 강제노동을 기준으로 공급업체를 별도 식별하지 않았다. 관련 내부 정책, 규정을 보유한 협력사 비중이 미비한 협력사 대비 높았다는 것이 주된 배경이다.

다만 아동 노동 근절은 글로벌 공급망 규제, 이슈에서 계속해서 대두되는 문제다. 특히 올해 미국 노동부에서 현대차를 대상으로 아동노동 관련 소송을 제기하는 등 국내 기업이 리스크에 노출되는 일이 최근에도 발생 중이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9월에도 한국에서 생산된 인듐이 아동노동을 이용한 볼리비아산 아연을 사용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인듐은 아연 추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TV와 핸드폰 같은 전자기기부터 태양광 패널을 포함한 다양한 제조 원료로 활용된다.

고려아연은 국내 제련 기업 중 몇 안 되는 인듐 제작사다. 글로벌 인듐 공급량의 11%를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인듐의 원재료인 아연을 다량 수입하는 만큼 앞선 미국 노동부의 아동노동 감시망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다. 아동노동, 강제노동 관련 공급망 대응 체계를 빠르게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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