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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광물 규제 대응법]LG엔솔, 분할 이전부터 공급망 신속 개선…IRA 대응도 성과⑤LG화학 시절 엠네스티 보고서 긍정 평가, 탈중국 체계 구축 속도

이민우 기자공개 2025-01-02 07:44:10

[편집자주]

텅스텐, 주석 등 주요 광물에 형성된 높은 고부가가치는 각종 분쟁과 갈등의 씨앗이 된다. 비인권적 생산, 테러·내전 자금 조달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미중 패권 경쟁으로 광물을 전략자원으로 삼아 수출을 통제하는 행태도 보인다. 앞선 분쟁들은 글로벌 연합체나 특정 국가 규제를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광물을 핵심 원자재로 쓰는 제조 업계는 사업 지속성을 위해 이에 끊임없이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국내 제조 기업들이 각종 광물 규제에 대응해온 발자취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3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LG화학에서 독립 이전, 전지사업부시절부터 광물 분쟁에 대응해왔다. 3TG 분쟁광물부터 2차전지 주요원료인 코발트의 아동, 강제 노동 이슈에 대응한 공급망 관리체계를 만들었고 관련 조치 수준에서도 글로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 중국 간 무역 분쟁에 큰 영향을 받는 2차전지 기업인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광물 공급망의 탈중국에도 힘쓰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중국계 원료 사용 기업을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해 사실상 광물 공급 규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핵심 원자재 코발트, 아동·강제 노동 문제 연루…실사 시스템 강화

LG에너지솔루션의 분쟁·책임광물 관리는 독립 이전 전지사업본부로 LG화학에 속했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글로벌 광물 규제 리스크는 2012~2014년 도드프랭크법, OECD 실사지침 대두 이후 본격 강화됐다. 금과 텅스텐 등 3TG에 국한됐던 관리 범위는 2016년 전후 기업의 ‘책임’을 요구하는 범위까지 확장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차전지 사업을 보유한 만큼 글로벌 기업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책임 광물 규제에 노출됐다. 2차전지 주요 원자재인 코발트가 3TG 다음으로 인권 침해 이슈와 밀접한 광물이었던 영향이다. 코발트의 주요 산지는 3TG와 마찬가지인 콩고민주공화국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콩고민주공화국은 전세계 코발트 매장량의 절반인 350만톤을 보유했다. 지난해 기준 생산량, 비중도 글로벌 1위다. 대부분 2차전지 기업 공급망이 콩고민주공화국을 거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콩고민주공화국 코발트 채굴 현장도 3TG처럼 내전 자금 및 아동, 강제 노동 문제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시절인 2016년부터 비정부기구(NGO)인 국제엠네스티의 코발트 노동 문제 제기 이후 공급망 관리, 실사 체계를 빠르게 강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7년 엠네스티 조사에서 ‘적정한 조치’ 평가를 받으며 긍정적 인상을 글로벌 시장에 남겼다.

1단계 높은 ‘충분한 조치’를 받은 삼성SDI에게 뒤졌으나, 동보고서 싱 등급으로 순위를 매기면 ‘적정한 조치’는 공동 3위에 해당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과거부터 광물 공급망에서 글로벌 기준으로도 높은 조치 수준을 지닌 시스템을 구축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후 2018년 콩고민주공화국 광산 직접 실사, 2020년 주요 코발트 공급망 전수조사 등을 실시해 관련 체계를 더욱 강화했다. 2022년부터는 구글 등이 포함된 공정코발트동맹(FCA)에 합류하기도 했다. FCA는 2020년 8월 출범한 글로벌 협의체로 LG에너지솔루션, 구글 외 테슬라와 코발트 등도 참여 중이다.

◇발 빠른 북미·글로벌 협력사 확대, 트럼프 리스크는 상존

LG에너지솔루션은 2차전지 기업인 만큼 미중 무역 분쟁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미중은 전기차, 친환경에너지 부문에서 격렬하게 경쟁 중이다. 때문에 미국에선 IRA을 기초로 자국 시장에 진출하는 2차전지, 전기차 기업에게 광물 공급망의 탈중국을 요구해왔다.

특히 코발트는 주생산지가 콩고민주공화국이지만 대부분 중국을 거쳐 글로벌 시장에 공급된다. 중국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콩고민주공화국과 인근 아프리카 국가에 투자해 지역 수급망 상당수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코발트 정제의 중국 비중은 70% 이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화유코발트를 비롯해 기존에 거래했던 중국계 코발트 제련 기업 비중을 낮추기 위해 북미, 호주 등 기업에 새로운 코발트 수급선을 만들었다. 캐나다 기업인 일렉트라와 2025년경부터 2만톤에 가까운 황산코발트를 공급받기로 했다. 이외에도 호주 기업 QPM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해 중장기적인 공급망 개선을 준비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기준 미국 전기차 2차전지 시장에서 25% 수준 점유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과거 2021년 기록한 30% 이상보다 낮지만 최근 몇 년간 기록한 10% 수준 점유율 대비 괄목할 수치다. 특히 미국 전기차 시장이 확대돼 경쟁 강도는 되려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더 주목할 성적이다.

다만 최근 미국 대선 결과로 LG에너지솔루션은 그간 투자, 대응한 공급망 개선 효과를 잃을 리스크도 안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작되면 기존 바이든 정부에서 내건 IRA 정책을 축소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탓이다. 이경우 IRA 대응으로 거둔 미국 시장 내 LG에너지솔루션의 실익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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