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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노스 생태계 재시동]삼성전자, 'Z플립7 탑재' 발표…협력사에 '단비' 될까②초기 물량 제한, '갤럭시S24급 효과 기대 어렵다' 시각도

유나겸 기자공개 2024-12-18 07:41:36

[편집자주]

엑시노스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의 뼈대다. LSI사업부는 엑시노스 설계를 통해 매해 천문학적인 매출을, 파운드리 사업부는 선단 공정 안정화를 이뤄내고 있다. 국내 파운드리 밸류체인도 엑시노스에 의지하는 바가 크다. 특히 국내 파운드리 의존도가 높은 일부 OSAT 기업들은 엑시노스 양산 지연 이슈 발생 시 보릿고개를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내년 엑시노스2500 양산을 예고했다. 환영할 일이다. 이에 따른 삼성전자 내·외 영향 등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6일 09: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2500을 내년 양산 예정인 갤럭시 Z플립7에 탑재한다. 엑시노스2500 양산은 협력사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초기 물량이 제한적인 만큼 갤럭시S24 시리즈와 같은 대규모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는 양산 재개가 엑시노스, 파운드리 밸류체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엑시노스 2500 양산 재개…OSAT 업체 웃을까

16일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Z플립7에 엑시노스2500을 탑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엑시노스2500은 당초 올해 하반기 중 양산이 예정됐으나 3나노미터(nm) 공정 수율 부진으로 인해 일정이 지연되면서 관련 밸류체인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

AP 출하 전에는 웨이퍼 테스트, 패키지, 패키지 테스트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삼성전자 AP의 웨이퍼 테스트는 두산테스나가, 파이널 테스트는 하나마이크론이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밸류체인이 긴밀히 연결된 상황에서 갤럭시 Z플립7에 엑시노스2500이 탑재된다는 소식은 협력사들에게 단비와 같은 희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파이널 테스트를 담당하는 하나마이크론이 대표적이다. 하나마이크론은 패키징된 AP를 출하하기 전 최종적으로 전기적 특성을 검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올 8월 삼성전자 AP를 겨냥, 유상증자를 통해 824억원을 조달했다.

이중 687억원을 시설 투자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AP 테스트와 무선주파수(RF) 테스트 장비를 도입하며 엑시노스2500 테스트와 생산 능력 확대를 준비했다. 양산 지연은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최근 갤러시 Z플립7에 엑시노스2500 탑재 소식이 나오면서 하나마이크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하나마이크론의 주가도 반등세를 보였다. 13일 종가 기준으로 11일 대비 6.4%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웨이퍼 테스트를 담당하는 두산테스나 역시 엑시노스2500 양산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갤럭시 Z 플립7에 엑시노스2500이 탑재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두산테스나의 주가는 다음날 다음 날 11% 상승하며 두 자릿수 상승률로 거래를 마감했다.


두산테스나는 웨이퍼 테스트와 패키지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테스트 하우스다. 삼성전자의 주요 협력사 중 하나다. 2023년 초에는 엑시노스2300의 성능 및 발열 문제로 주요 제품에 탑재되지 못하면서 주가 하락을 겪은 바 있다. 삼성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그만큼 높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엑시노스2500 양산이 시작되면 웨이퍼 테스트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계열사 삼성전기에도 영향 주지만…'한계'도 존재

엑시노스 2500의 양산은 삼성전기에도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와 같은 주요 고객사에 레퍼런스를 확보하면 이후 양산 확대와 시장 입지 강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최근 반도체 공정을 활용한 실리콘 캐패시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제품은 초박형 설계를 통해 시스템 반도체에 가까이 배치될 수 있으며 전류 변화에 따른 안정적인 전압 유지가 가능하다. 고주파 노이즈 제거에도 효과적이어서 고성능 패키지에 적합한 특징을 갖추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는 실리콘 캐패시터의 설계부터 웨이퍼 제작, 패키지 후공정, 테스트에 이르는 일련의 사업 구조를 완성했다. 자체 개발한 테스트 설비를 통해 패키지 후공정 단계에서 개별 제품 성능을 측정할 수 있어 양산 체계도 이미 구축된 상태다.

애초 삼성전기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5 시리즈의 엑시노스 AP에 이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올해 9월 양산을 목표로 개발했지만 일정 지연으로 첫 납품이 무산되며 초기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미국 팹리스 기업에 실리콘 캐패시터를 처음으로 납품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엑시노스 2500 재양산이 본격화되어 삼성전자 납품 레퍼런스까지 추가된다면 국내외 시장 공략은 물론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성전기의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올 3분기 실적 발표 컨콜에서 "실리콘 캐패시터는 AI 등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용 중심으로 4분기부터 글로벌 반도체 업체향으로 양산을 시작해 2025년에는 국내외 고객사로 다변화해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갤럭시 S24 시리즈 때만큼의 효과는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Z 플립7의 생산 물량은 전체의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MX사업부가 협력사들에게 공유한 2025년 스마트폰 생산 계획에 따르면 갤럭시 S25는 1480만대, S25 플러스는 660만대, S25 울트라는 1600만대, Z 플립7은 300만대가 각각 양산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의 부활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초기 물량이 적더라도 추후 양산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협력사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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