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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VC 이사회 분석]미래에셋벤처 이사회, '장수 CEO' 김응석 대표 중심배당 2021년 끝으로 스톱, 자사주 매입·소각 '주주환원 정책' 변화

김지효 기자공개 2025-01-02 08:06:33

[편집자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벤처캐피탈(VC)은 정보 공개에 유독 민감하다. 수백여개의 PE와 VC 가운데 국내 증시에 19곳만 상장돼 있는 이유다. 이들은 정보를 공개해서라도 시장에서 자금을 모으고 일반 투자자들과 접점을 늘리겠다는 의지다. 상장 이후에는 투명한 이사회 운영, 정보 제공, 공정한 이익 분배 등 주주들을 위한 책무도 뒤따른다. THE CFO는 상장 VC들을 중심으로 이사회 운영 현황과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10:0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국내 상장 벤처캐피탈(VC) 가운데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며 주목을 받고 있는 하우스다. 올해 초에는 보유 중인 약 98억원 규모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며 VC 주주환원 정책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미래에셋벤처투자 이사회 중심에는 '장수 CEO'인 김응석 대표가 있다. 그가 대표를 맡은 2005년부터 미래에셋벤처투자는 흑자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호실적은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남다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그룹사 임원, 미래에셋벤처투자 이사회 멤버 '겸직'

미래에셋벤처투자는 1999년 6월 설립된 한국드림캐피탈이 전신이다. 이듬해인 2000년 미래에셋벤처투자로 사명을 변경한 뒤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설립 당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대주주로 참여했으며 현재는 미래에셋증권이 지분 5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응석 대표는 미래에셋벤처투자를 20년째 이끌고 있다. 2005년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후 2021년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현재까지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를 맡아 이끌고 있다. 그가 대표이사를 맡은 뒤로 미래에셋벤처투자는 19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1968년생인 김 대표는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에서 학사 학위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전공을 살려 LG전자 멀티미디어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입사했지만 1997년 장은창업투자(현 KB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과장을 맡으면서 벤처투자에 발을 들였다. 미래에셋그룹과 인연을 맺은 건 2000년이다. 2000년 미래에셋캐피탈 투자본부 심사역으로 활동하다 2002년 미래에셋벤처투자로 자리를 옮겼다.

이사회도 김 대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상장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이사회 구성원은 3~4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내이사 1~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1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5년 동안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까지 몇 차례 변경됐지만 김 대표는 꾸준히 자리를 지켰다.

미래에셋그룹 소속 임원들도 이사회 멤버로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건 강성범 미래에셋증권 IB1부문대표 부사장이다. 그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그 전에는 최현만 전 미래에셋그룹 수석부회장이 이사회 멤버로 참여했다. 최 전 수석부회장은 미래에셋그룹 창업 멤버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며 현재의 미래에셋그룹을 있게 해 준 1등 공신으로 평가 받는다.


현재 미래에셋벤처 이사회는 김응석 대표, 강성범 부사장을 포함해 사내이사로 박준엽 상무, 사외이사로는 김선주 교수 등 총 4명이 활동하고 있다.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박준엽 상무는 미래에셋벤처투자 경영관리본부장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도 맡고 있다. 사외이사로 활동 중인 김선주 교수는 연세대 컴퓨터학과 교수이자 인공지능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주주환원 정책으로 배당 대신 '자사주 매입 후 소각' 활용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주주환원 정책으로 배당 대신 자사주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3월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소각했다. 상장 VC 가운데 자사주를 소각한 첫 사례다. 소각한 자사주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보유중인 자사주 전량 140만2716주로 보유 발행주식총수 대비 2.6% 수준이다. 금액으로는 약 98억원 규모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2023년 회계연도에 거둔 당기순이익이 연결기준으로 245억원임을 감안하면 약 40% 가량을 소각한 셈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처음부터 주주환원 방안으로 자사주를 선택했던 건 아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상장한 해인 2019년부터 2021년 회계연도까지 배당을 진행했다. 2019년에는 총 56억원을, 2020년에는 71억원 가량을 배당했다. 하지만 이듬해에는 약 38억원 수준으로 배당총액이 급감했다.

배당성향도 점차 낮아졌다. 2019년에는 배당성향이 40%에 이르렀다. 하지만 2020년에는 22%, 2021년에는 4.7%으로 급감했다. 현금배당은 줄였지만 주식 배당을 함께 진행했다. 당시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주당 0.05주, 총 228만4538주를 배당했다.


이처럼 배당에서 자사주를 통한 주주친화정책으로 선회한 데는 시장상황에 따라 평가이익이 들쭉날쭉한 VC업계 특성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VC의 경우 엑시트가 시장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아보니 성과가 들쭉날쭉해 회계연도 단위로 끊어서 이익을 결정하고 배당하는 게 쉽지 않다"며 "이에 아직 실현되지 않은 평가이익을 배당재원으로 삼기보다 엑시트를 통한 처분손익을 바탕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는 방식이 더 적절한 주주환원 정책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금까지처럼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주주환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주주환원 가이던스를 얘기하기는 어렵다"며 "그룹과 정책적 조율을 통해 지금까지 진행해온 것처럼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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