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사고]LCC '동반 위협'…항공업계 미칠 영향은지역공항발 국제선 띄운 LCC들…안정성 우려 확산, 전략수정 불가피
고설봉 기자공개 2025-01-02 07:56:18
[편집자주]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공항시설과 부딪혀 폭발했다. 생존자는 2명이다. 역대 국내 항공기 사고 중 인명피해가 세번째로 크다. 정확한 규모를 가늠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제주항공의 평판 리스크는 추락했고 펀더멘털이 흔들리고 있다. 더벨은 이번 여객기 참사가 제주항공의 경영활동,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에 미칠 영향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1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 항공기 추락사고 여파가 저비용항공사(LCC)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LCC들은 수도권 공항 과열을 완화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지역 공항발 국제선 노선 취항에 뛰어 들었다. 이런 가운데 거점으로 육성하던 무안공항에서 대규모 참사가 발생하며 사실상 셧다운되는 모습이다. LCC들의 경영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특히 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의 무안공항 활성화 등 노력도 사실상 물거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안공항은 이달 초부터 국내 항공사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국제선 정기노선을 띄우며 활성화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제동이 걸렸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로 내년 1월 1일 오전 5시까지 무안공항 활주로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필요에 따라 기간은 변경될 수 있다. 무안공항으로 들어오기로 했던 항공기들은 당분간 인천 등 다른 공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무안공항 정상 운영은 당분간 불가할 전망이다. 사고 수습과 원인 조사 등을 위해 공항의 기능 일부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사고 여파로 이용객들이 무안공항 이용을 꺼리는 심리적 위축도 당분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LCC 등의 무안공항 활성화 계획도 틀어졌다. 2007년 8월 문을 연 무안공항은 연간 14만회 이착륙이 가능한 2800m 길이의 활주로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운항편과 이용객이 적어 국제공항의 지위가 위태로웠다. 지난해 국토부 등은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국제선 정기노선을 재취항했다.
이에 발맞춰 LCC 업계 1, 2위인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국제선 정기노선을 취항하며 발빠르게 움직였다. 이번 달부터는 개항 이후 처음으로 매일 국제선 운항을 시작했다. 경쟁사인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등도 무안공항발 국제선 노선 취항을 검토하는 등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나섰다.
LCC들은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김포공항과 제주공항, 부산공항 등을 주요 거점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경쟁이 심화되고 인천공항 등 주요 공항에서 추가 운수권과 슬롯을 확보할 수 없게 되면서 지역 공항으로 눈을 돌렸다.
LCC들이 선택한 곳은 청주공항과 대구공항, 광주공항, 무안공항 등이다. 이들 공항에서 각 LCC는 운수권과 슬롯을 확보해 국제선 정기노선을 띄우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주로 일본과 중국, 대만, 동남아 등을 공략해 지역 국제여행 수요를 흡수하며 성장세를 보여왔다.
제주항공의 경우 거점인 제주공항과 인천공항, 부산공항 등을 제외하면 가장 큰 규모로 국제선 노선을 띄우는 곳이 무안공항이다. 제주항공은 무안공항에서 제주도 등 국내선 노선과 일본(나가사키), 대만(타이페이), 중국(장자제), 태국(방콕), 말레이시아(코타키나발루) 등에 정기 노선을 취항해왔다.
이어 대구공항에선 제주도 노선을 기반으로 필리핀(세부) 노선을 띄우고 있다. 이외 광주공항과 청주공항에선 제주도 노선만 취항하고 있다.
진에어도 최근 무안공항을 중심으로 지역 여객 수요에 대응하며 성장전략을 펼쳐왔다. 진에어는 LCC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지역 공항에서 운수권과 슬롯을 확보해 영업활동을 펼쳐왔다. 거의 모든 국내 지역 공상에서 정기 노선을 띄우고 있다.
진에어의 지역 공항 핵심도 무안공항이다. 진에어는 무안공항에서 일본(도쿄, 오사카), 대만(타이페이) 등에 취항하고 있다. 또 대구공항에선 대만(타이페이), 청주공항선 중국(정주우)에 각각 국제선 노선을 운항 중이다.
이외 진에어는 광주, 군산, 사천, 울산, 원주, 여수, 포항경주 등 공항에서 김포공항과 제주공항 등 국내선을 띄우고 있다. 국내선 노선 운항을 기반으로 중장기 국제선 노선 취항도 고려하는 등 지역공항을 활용해 성장 전략을 펼쳐왔다.
티웨이항공은 대구와 청주, 광주 공항에서 각각 국제선 노선을 띄우고 있다. 대구공항에선 일본(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노선을 취항한다. 또 중국(옌지, 장자제), 대만(타이페이), 베트남(나트랑, 다낭), 태국(방콕), 몽골(울란바타르) 등에 취항한다.
이어 티웨이항공은 청구공항에서 일본(오사카, 후쿠오카), 중국(옌지), 대만(타이페이), 베트남(나트랑, 다낭), 태국(방콕) 등에 취항한다. 광주공항에선 일본(오사카), 대만(타이페이)에 각각 국제선 정기노선을 운항 중이다.
이스타항공도 청주와 군산 공항을 중심으로 노선을 확대해왔다. 청주공항에선 대만(타이페이), 중국(상하이, 옌지) 노선을 띄우고 있다. 군산공항에선 제주도에 취항 중이다.
그러나 이번 무안공항 사고 여파로 LCC 업계의 지역 공항발 국제선 정기노선 확대 전략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용객들이 무안공항 이용을 꺼리는 심리적 위축도 당분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선 이러한 심리적 위축이 다른 지역공항에 대한 안정성 우려로 번지는 모습도 목격된다. 또 LCC에 대한 안정성 우려 등도 확산하고 있어 업계에선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한 LCC 업계 관계자는 “공항 폐쇄 등으로 운항편이 취소되거나 우회되는 등 운항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더 큰 문제는 무안공항을 비롯한 지역공항과 LCC에 대한 선입견과 심리적 위축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2024 유통가 리포트]뜨거운 'IPO·M&A' 열기, '블루오션' 입증
- 웅진, 정기인사에 내포된 'IT사업' 강화 의지
- [i-point]휴림로봇, 글로벌 이차전지 제조사 로봇공급자격 획득
- [i-point]비트나인, 사명 '스카이월드와이드' 변경
- [Red & Blue]'나홀로 산타랠리' 우주일렉트로, 수익성 부각
- [Company Watch]세토피아, '세토피아빌딩' 양수 또 다시 연기
- [유동성 풍향계]현대차, 36년만에 차입금 1조 하회…대규모 투자 '청신호'
- [유증&디테일]와이엠, 등돌린 소액주주에 조달금액 '반토막'
- [i-point]대동 김준식 회장 "'북미 시장점유율 10% 달성 목표"
- [i-point]바이오솔루션, 카티라이프 미국 임상 2상 마무리 단계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신성장동력'이 리스크로...최대주주 애경그룹 '골머리'
-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불붙은' LCC 패권경쟁…1위 자리 '흔들'
- [2025 승부수]통합 원년 ‘안전·서비스·수익성’ 강조한 조원태 회장
- [2025 승부수]리밸런싱 기반 'AI' 승부수 띄운 최태원 회장
- [새판 짜는 항공업계]에어인천, 아시아나 '생산성·수익성' 부담 짊어졌다
-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낙인찍힌 'B737', 추가구매 플랜 변경 가능성은
- [한진칼 CEO 성과평가]그룹 자산관리 권오준 정석기업 대표, 최고 성적 거뒀다
- [한진칼 인사 풍향계]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전면 개편 나섰다
-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LCC '동반 위협'…항공업계 미칠 영향은
- [한진칼 인사 풍향계]통합 LCC '첫 관문' 에어부산부터…지역 인사와 '선긋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