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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 찾기 나선 롯데카드…하나·KB금융에 티저레터 전달 ROE 중시 금융지주의 보수적 M&A 전략, 매각 성공 변수로

김보겸 기자공개 2025-01-17 12:43:19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가 새 주인 찾기에 다시 시동을 건다.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며 롯데카드의 기업 현황을 담은 티저레터를 주요 금융지주사에 발송했다. 카드사 인수 니즈가 있다고 판단한 하나금융과 KB금융에 티저레터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그룹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롯데쇼핑의 연결고리를 활용해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매물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잠재 인수자로 거론되는 금융지주들이 최근 보수적인 M&A 기조를 보이는 점은 롯데카드 매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1차 매각 불발 후 재도전…리파이낸싱으로 시간 확보

여신전문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매각주관사 UBS는 지난해 말 하나금융과 KB금융에 롯데카드 매각 관련 티저레터를 전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먼저 티저레터를 받으면서 KB금융도 뒤늦게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롯데카드 매각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2022년 첫 매각 당시 3조원 안팎의 몸값을 제시했지만 매각가를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불발됐다. 이후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6월 UBS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작년 말 티저레터를 발송하며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시작했다.

1조원대 리파이낸싱을 마친 뒤 시간적 여유를 갖고 매각을 재추진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MBK파트너스는 1조770억원 규모를 5년 만기로 조달했다. 지난 2019년에 일으켰던 인수금융을 리파이낸싱하는 작업이다. 리파이낸싱을 5년 만기로 재조달하며 여유 있는 매각 일정을 확보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매각가를 쉽게 낮추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하기도 한다.

MBK파트너스 산하에서 롯데카드는 자산을 급격히 늘렸다. 카드론과 부동산개발사업 대출 확대를 통해 몸집을 키웠다. 2019년 12조원 규모였던 총자산은 2022년 2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9월 기준 24조1200억원으로 전업 7개 카드사 중 5위에 올랐다. 현재 업계 5위의 시장점유율(10.1%)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카드가 롯데그룹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롯데쇼핑과의 연계는 매물로서의 강점으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에 약 20% 지분을 유지하며 롯데쇼핑의 유통망과 제휴할 수 있는 마케팅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고객 데이터와 제휴 혜택은 롯데카드의 영업 안정성을 뒷받침하며 매물 매력을 높이고 있다.

◇금융지주 M&A 전략 변화, 롯데카드 매각 변수 될 듯

롯데카드 매각의 성공 여부는 주요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하나금융과 KB금융의 전략에 달려 있다. 하나금융은 단순히 외형 성장을 위한 M&A는 지양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지난해 11월 홍콩에서 열린 IR 행사에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도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신중한 기조를 고수해 왔다.

KB금융이나 신한금융과 어깨를 견주려면 M&A를 통해 비은행 계열사를 보강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지만 자본 효율성을 중시하며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태도다. 실제 하나금융은 2022년 금융사 중 유일하게 롯데카드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이후 인수 작업을 중단한 바 있다.

KB금융 역시 기존에 활발했던 M&A 전략에서 한 발 물러섰다. 보험과 증권, 카드 계열사를 성공적으로 확장한 KB금융은 최근 포트폴리오의 질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M&A 등 본질적인 경쟁력 제고 노력을 병행하지 않는 방식만으로는 밸류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작년과 달리 올해 M&A에 한층 신중해졌다. '비금융사 M&A' 가능성도 열어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포트폴리오의 질적 완성도를 제고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미 금융그룹 중 가장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기존 비즈니스 라인의 질적 강화가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과 KB금융은 롯데카드 인수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최근 금융지주가 M&A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롯데카드 매각 작업에도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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