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이마트, 정유경의 신세계]정유경 회장, 이명희 '신세계' 지분 승계 시점은⑤기울어진 남매경영 지배력 구도, '주가 흐름·경영 성과' 관건
서지민 기자공개 2025-01-20 07:53:40
[편집자주]
지난해 신세계그룹이 계열분리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이후 정용진의 이마트, 정유경의 신세계를 구축하는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정용진 회장이 모친인 이명희 총괄회장으로부터 이마트 잔여 지분 10%를 모두 매입하기로 결정한 것도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더벨은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의 행보와 추후 시나리오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5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정유경 남매 간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2세 승계 작업을 준비해왔다. 남매의 지분 맞교환과 이명희 총괄회장의 증여를 통해 지분의 균형을, 정유경 총괄사장에서 회장으로의 고속 승진으로 역할의 균형을 맞췄다.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의 이마트 보유 지분 전량을 사들이기로 하면서 남매경영의 균형이 깨졌다. 정유경 회장의 이 총괄회장 신세계 잔여 지분 승계는 예견된 수순이다. 관전 포인트는 언제 어떻게 주식을 이어받아 기울어진 구도를 맞추느냐다.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 10% …정유경 회장 승계 '기정사실화'
정용진 회장은 오는 3월 11일까지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보통주 278만7582주를 주당 7만6800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매입총액은 2140억원에 달한다. 지분 인수를 마치면 정 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18.56%에서 28.56%로 높아진다.
이 총괄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각각 10%씩 보유한 2대주주다. 이 총괄회장의 지분정리는 지난해 10월 말 신세계그룹이 계열분리를 공식화하면서부터 예상되는 수순이었다. 계열분리를 위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친족 간 지분 정리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아직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 10%의 처분 방향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마트-신세계로 양분된 남매 간 경영구도 등을 고려해 정유경 회장(사진)의 지분 승계를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정유경 회장은 현재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총괄회장의 지분을 넘겨받으면 오빠와 마찬가지로 28.56% 지분을 확보하며 단일 최대주주 자리를 확고히 하게 된다.
그룹 동일인인 이 총괄회장의 지분이 완전히 정리되면 계열분리를 위한 제반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경 회장의 지분 승계 시점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정 회장의 결단에 따라 수 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용진 회장의 경우 2024년 3월 회장 타이틀을 달고 굵직한 사업협력 등을 주도하며 경영 보폭을 넓혀왔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는 등 활발한 대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약 10개월만에 그간 쌓아온 경영성과를 기반으로 지배력 확대에 나서면서 책임경영을 선언한 셈이다.
승진 시점을 비교해보면 정유경 회장은 오빠보다 약 7개월 늦은 2024년 11월 회장으로 승진했다. 당초 정용진 부회장보다 대외활동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만큼 아직 충분히 그룹 내 장악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주가 흐름도 지분승계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지목된다. 수년간 신세계그룹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이마트는 신세계에 비해 더 큰 낙폭을 보이며 역사적 저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8년 고점과 비교해보면 이마트의 주가는 5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하며 엄청난 하향세를 기록했다"며 "반면 신세계 주가는 당시의 3분의 1 수준으로 추세적으로 그렇게 많이 빠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정용진 회장으로서는 주가가 저점에 있는 지금이 세금 부담을 덜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신세계는 이마트와 비교했을 때 주가 낙폭이 크지 않아 지분 정리 결단을 내릴 시점인지에 대해 고민이 있을 만 하다.
◇'양도 vs 증여' 쏠리는 시선, 정유경 회장 자금 여력은 충분
향후 정유경 회장의 지분 승계 방법에도 이목이 쏠린다. 정용진 회장과 같이 이 총괄회장의 지분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확보할 지 아니면 이전처럼 증여가 이뤄질 지가 관심사다.
정용진 회장이 증여가 아닌 매수(양도)를 선택한 것 역시 업계의 시선이 쏠린 지점이었다. 신세계그룹 측은 정 회장이 증여 방식보다 비용 부담이 큰 매수 방식으로 지분을 승계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자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도와 증여 모두 넘겨받는 사람이 목돈을 지급해야 하는 건 같다. 다만 단기적인 세금 부담 주체에는 차이가 있다. 증여세는 지분을 넘겨받는 사람이 내는 반면 양도소득세는 지분을 넘겨주는 사람에게 과세 의무가 있다. 즉 정 회장은 이 총괄회장에게 매입 자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당장의 세금 부담은 이 총괄회담이 부담하게 된다.
만약 정유경 회장도 이 총괄회장의 지분을 직접 매수한다면 약 15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 총괄회장은 신세계 주식 98만4518주를 보유하고 있다. 13일 종가 기준 신세계 주가 13만1700원에 20% 할증을 붙여 계산한 총액은 약 1556억원이다.
정유경 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 18.56%,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15.14%을 활용하면 매입 대금 마련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정 회장은 앞서 정재은 명예회장과 이 총괄회장으로부터 계열사 지분을 증여받으면서 발생한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주식담보대출과 지분 매도 등을 추진한 이력이 있다.
게다가 정 회장은 지난해 초 1200억원 규모 주식담보대출을 한꺼번에 상환했다. 이전까지는 용산세무서, 한국증권금융 등에 보유 주식의 약 78%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었다. 주담대 계약 해지로 추가 차입 여력이 생긴 셈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대주주의 지분 변동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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