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정통 IB' 키우는 메리츠증권, 인재 영입 블랙홀 되나NH증권 출신 송창하 전무 영입, DCM·ECM 강화 특명
김슬기 기자공개 2025-01-20 08:01:4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6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메리츠증권이 정통 투자은행(IB) 영역을 키우기 위해 본격적으로 인력 영입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NH투자증권 출신인 송창하 전무를 기업금융본부로 배치했고 송 전무를 중심으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 관련 인력을 대거 뽑겠다는 구상이다.메리츠증권은 그간 대형 증권사가 해왔던 정통 IB보다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 담보대출, 사모 메자닌 투자 등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이 6조원대를 넘어섰고 초대형 IB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기업 자금 조달 전반에서 영향력을 가져가겠다는 계획이다.
◇기업금융본부 내 송창하 전무 배치, 조직 확장 예고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이달 기업금융본부에 송창하 전무를 배치했다. 해당 본부 내 정통IB 인력을 30~40명까지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메리츠증권에 오기 직전까지 NH투자증권 신디케이션 부문 대표로 있었다. 20여년 넘게 증권사 IB로 활동했고 탄탄한 기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1969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98년 LG투자증권에 입사하면서 증권업계에 뛰어들었다. 2011년 우리투자증권 신디케이션 부장, 2019년 NH투자증권 신디케이션 본부장(부문 대표)을 지냈다. 신디케이션은 증권사에서 진행한 딜을 세일즈하는 역할이다.
그는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뿐만 아니라 대체투자 영역 등 다방면의 신디케이션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초대형 증권사로 전통 IB DCM과 ECM 모두 역량이 뛰어나다. 메리츠증권은 그가 정통 IB 영역의 노하우를 이식할 적임자로 판단한 것이다.
송 전무를 통해 기존에 세팅이 되어 있지 않았던 회사채 전담 조직을 비롯, IPO 관련 조직을 만들 예정이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2024년 메리츠증권은 DCM 주관실적 2조6546억원으로 전체 12위다. 일반 회사채 주관 실적은 2000억원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여신전문금융사채권(FB)과 ABS 등이다.
현재 메리츠증권의 ECM 관련 실적은 전무하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 창구로 쓰이는 기업공개(IPO)나 유상증자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그간 메리츠증권은 일반 기업들의 자금 조달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있어서 여타 대형 증권사들과는 다른 포지셔닝을 가져갔던 셈이다.
◇고금리 영업 위주 일색서 이미지 변신 예정
이번 영입으로 메리츠증권은 정통 IB 강화 기조를 공고히 할 예정이다. 그간 메리츠증권은 기업금융서도 타사와는 다른 행보를 걸어왔다. 부동산 PF나 기업 담보대출, 사모 메자닌 등 타 증권사에서 리스크 관리 등을 이유로 투자를 꺼려왔던 딜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왔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M캐피탈에 대규모 자금을 댔고 고려아연의 사모사채를 인수하기도 했다. 연 이자율만 7%였다. 고려아연의 신용등급 및 전망은 'AA+, 안정적'으로 우수하지만 현재 경영권 분쟁을 하고 있는 만큼 인수 증권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기업이 마지막으로 찾는 증권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IB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과거 롯데건설 자금조달에도 참여하면서 연 12% 이자를 받았고 최근 고려아연 조달 등으로도 돈을 많이 벌었다"며 "돈 되는 곳에만 북(Book)을 사용한다는 원칙으로 사업을 해왔는데 자기자본 규모가 커지면서 기존에 해오던 방식과는 달리 사업을 전개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2024년 3분기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 6조6564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에 이은 5위다. 현재 발행어음 업무를 할 수 있는 초대형IB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기업 커버리지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정통 IB 파트에서만 수십 명을 채용할 계획인 만큼 국내 증권사들의 인력 이동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각 사업부문을 키울 때 파격적인 보상을 내세워 업계 인력들을 빨아들였다. 대형사임에도 딜의 기여도에 따라 철저하게 이익을 배분하는 방식인 만큼 증권사 성과급이 확정되는 1분기 이후 이동하는 인력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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