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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KB금융 신종자본증권 흥행 실패, 인기 식었나"금리·발행사 따라 차별화"…1분기 물량 홍수 예고

김슬기 기자공개 2025-01-20 08:02:52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14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자본성증권 발행이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첫 주자였던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한화손해보험, DB생명, 신한금융지주, 메리츠화재, DGB금융지주 등이 줄줄이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을 타진하고 있다.

다만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KB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이 기대보다 적은 수요를 모으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각 발행사가 제시하는 금리 수준에 따라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금융지주 중심 자본성증권 발행 예정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 한화손해보험, 23일 DB생명 등이 후순위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각각 3000억원, 2000억원 규모로 모집하며 기관 수요에 따라 최대 5000억원, 3000억원까지 증액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2월에는 신한금융지주, 메리츠화재, DGB금융지주 등도 자본성증권 조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발행이 확정된 곳들 외에도 시장에서는 DB손해보험, 흥국화재, 롯데손해보험, KB손해보험, 현대해상,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도 올해 1분기 내에 자본성증권 발행을 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지주사뿐 아니라 보험사들이 자본성증권 발행에 적극나서는 것이다. 모집물량으로만 봐도 규모가 3조원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자본성증권은 회사가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발행하며 주로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으로 나뉜다. 주로 금융회사가 자본 확충과 재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발행해 왔으나 지난해에는 일반 기업들까지 가세해 시장 규모를 키웠다. 통상 발행 시점 5년 뒤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하는 구조여서 여타 채권에 비해 금리 메리트가 있다고 여겨졌다.

다만 올해 신종자본증권 첫 수요예측 주자였던 KB금융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내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13일 40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했고 374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추가 청약을 진행하면서 모집액을 채웠지만 6000억원 증액발행은 하지 못했다.

희망 금리밴드는 3.3~4%로 제시했으나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금리 상단인 4%에서 발행이 확정됐다. 대표 주관사는 SK증권,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이었고 인수회사는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현대차증권, KB증권, 교보증권, 한양증권이었다. 해당 수요예측에는 보험사와 은행·증권 등의 리테일 수요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흥행 여부, 결국 절대 금리 수준…올해 리테일 수요도 견고할까

KB금융지주 외에도 자본성증권을 준비하는 발행사가 많은 만큼 투자자가 충분히 입찰에 참여할지가 중요하다. 연초 기관들의 유동성이 풍부해 일반 회사채 수요예측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KB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결과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금리 메리트가 크지 않았다는 평이 나온다.

다만 이후 자본성증권 흥행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여전히 금리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자본성증권 발행에 투자자들의 피로도가 상당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2024년 4분기 14개 발행사가 자본성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했고 6개 발행사가 미매각을 경험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수요예측 결과도 발행사별로 차이가 컸다. ABL생명보험 후순위채(500억원)의 경우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하기도 했지만 한화생명 후순위채는 4000억원 모집에 1조40억원이 들어왔고 8000억원(연 4.45%) 증액발행에 성공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신종자본증권은 5000억 모집에 7130억원이 들어오면서 7000억원 증액발행에 성공했다. 금리는 4.1%로 확정됐다.

IB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 뿐 아니라 일반기업들이 발행하는 자본성증권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금리 수준이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높은 수준의 이자를 제시하는 상품을 찾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 경쟁력이 있는 자본성증권은 꾸준히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량 기업의 자본성증권은 리테일 쪽에서는 5년 만기의 예금과 비슷하게 취급된다는 설명이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리테일 수요 때문에 은행이나 증권사 신탁 쪽의 자본성증권 수요가 상당했다"며 "지난해엔 절대 일드(Yield)가 높아서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발행사나 금리에 따라 선별적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리테일 쪽은 자본성증권의 금리 수준이 낮아지면서 다른 투자 군으로 자금이 옮겨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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