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IPO]공모구조 호평…KB증권 '상장 파트너십' 돋보여시장 침체 속 조단위 빅딜 탄생, LG엔솔 이후 최대 규모
백승룡 기자공개 2025-01-20 08:03:29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19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 CNS가 상장공모 규모를 1조1994억원으로 확정하면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웠다. 최근 케이뱅크가 IPO를 철회하는 등 비우호적인 여건 속에서도 시장 친화적인 공모 구조를 제시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투심을 잡았다는 평이 나온다.대표주관을 맡은 KB증권도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LG CNS까지 대형 IPO를 연달아 성공시키면서 주식발행시장(ECM) 플레이어로서의 입지가 한층 높아지게 됐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 114.38%…해외 투자자도 2.9% 차지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 CNS는 이날 상장 공모가액을 6만1900원으로 확정했다. 앞서 LG CNS는 희망 공모가 밴드를 5만3700~6만1900원으로 제시해 이달 15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 주식은 1065만7454~1453만2892주였는데, 수요예측에서 모인 주문은 총 12억1903만7255주였다. 최종 경쟁률은 배정물량 하단 기준 114.38%에 달했다. 해외 투자자 물량은 약 3500만주로 2.9% 비중을 차지했다.
확정 공모가액 기준 LG CNS의 상장공모 총액은 1조1994억원이다. 국내 IPO 시장은 2021년 연간 20조원 규모의 IPO가 쏟아지면서 호황을 누린 이후 2022년 초 LG에너지솔루션이 역대 최대 IPO(상장공모 12조7500억원) 기록을 세우면서 정점에 달했다. 다만 그 이후에는 1조원 이상의 공모가 한 건도 나오지 못하면서 IPO 시장이 침체기를 겪어왔다. LG CNS가 3년 만에 조 단위 IPO를 성공시킨 것은 시장 친화적인 공모 구조가 주효했다는 평이다.
IPO 시장 관계자는 “LG CNS는 기본적으로 펀더멘탈이 좋은 기업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신용등급 AA- 수준의 우량등급을 보유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탄탄한데다 현재 글로벌 사업 매출 비중이 20%를 넘는 만큼 IPO 이후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청사진도 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장 할인율을 30%대로 제시하면서 시장 친화적인 전략을 내세운 점이 기관투자자들의 우호적인 참여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LG CNS는 상장예비심사 신청 당시 시가총액 2388억달러(약 350조원) 규모의 글로벌 IT 서비스 기업 액센츄어(Accenture)를 비교기업으로 포함시켰지만, 증권신고서에는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또한 목표 시가총액은 약 8조7000억원이었으나 상장 할인율을 30.7~39.9%로 비교적 크게 적용해 할인 후 목표 시총을 약 5조2000억~6조원으로 낮췄다. 이는 최근 4개 분기 순이익(3837억원) 규모를 고려하면 사실상 주가수익비율(PER) 멀티플 13.6~15.6배 수준으로, 핵심 비교기업인 삼성SDS의 PER 멀티플(15.6배) 이하를 제시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할인율을 통해 실질적인 PER 배수를 삼성SDS 수준으로 조정한 것은 무리하지 않고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묻어나는 대목”이라며 “통상 IPO 시장은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온기가 퍼지는데, 올해 들어 중소형주 IPO도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LG CNS의 조 단위 공모가 성공한 것은 시장 친화적인 노력이 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DCM 강자’ KB증권, LG엔솔·LG CNS 연타석 흥행으로 ECM 존재감 '두각'
LG CNS가 이날 공모가를 확정하면서 신주발행을 통한 유입금액도 5997억원으로 정해졌다. 영업양수자금으로 3900억원, 채무상환자금으로 1600억원, 시설자금으로 나머지를 사용할 계획이다. LG CNS는 공모 물량을 신주발행 50%, 구주매출 50%로 구성했다. 구주매출 대상은 재무적투자자(FI)인 크리스탈코리아 유한회사 지분으로, 상장 후 크리스탈코리아 유한회사의 지분율은 21.5%로 낮아진다.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LG CNS의 IPO까지 성공시키면서 KB증권의 입지도 한층 탄탄해지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KB증권·모건스탠리, LG CNS는 KB증권·모건스탠리·뱅크오브아메리크(BoA)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하면서 양사 모두 KB증권에게 국내 대표주관 업무를 맡겼다. LG에너지솔루션 IPO 당시에는 워낙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자 열기가 강해 주관사의 역할이 두드러지지 못했지만, 이번 LG CNS IPO는 얼어붙은 IPO 시장에서 흥행을 이끌면서 ‘상장 파트너’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펼쳤다.
KB증권은 부채자본시장(DCM) 전통 강자로 군림해 온 것과 달리, IPO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그리 큰 하우스는 아니었다. 전통적으로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IPO 강자로 분류돼 왔다. 다만 KB증권은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주관에 힘입어 IPO 리그테이블 1위에 등극, 2023년 5위로 내려앉았지만 2024년 다시 1위를 탈환하는 등 IPO 주관실적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추세다. DCM을 넘어 ECM까지 아우르는 ‘톱티어(Top-Tier)’ IB 하우스에 다가서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애널리스트 출신의 유승창 전무가 IPO를 이끌면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을 제시하는 하우스라는 정체성이 강해지고 있다. 경쟁 IB들이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주주들에게 ‘대박’의 비전을 제시해 왔다면, KB증권은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밸류에이션과 논리를 앞세워 딜을 소화시키는 ‘해결사’의 역할을 맡고 있다는 평이다. 이번 LG CNS가 시장 친화적인 공모 구조를 수립하는 과정에서도 KB증권의 기여도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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