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P을 움직이는 사람들]운전대 다시 잡은 서수길 대표, 리더십 장단점 '뚜렷'①각자대표로 3년만에 복귀, 거침없는 행보 위험 vs 글로벌 개척 적임자
이민우 기자공개 2025-01-24 07:54:01
[편집자주]
SOOP은 대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다. 일단 십수년간 사용했던 브랜드 '아프리카TV'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시도 중이다. 사업적인 면에서 보면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e스포츠 사업자로써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별풍선' 후원 시스템에서 비롯된 부정적 이미지를 되돌리는 게 급선무다. 이런 가운데 장악력이 높았던 국내 시장에선 강력한 경쟁자 네이버 치지직의 도전에 맞닥뜨린 상태다. 이 같은 SOOP의 변화를 선도 중인 핵심 경영진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3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OOP 최대주주 서수길 대표이사가 경영 키를 다시 쥐었다. 이미 십수년전 인수한 나우콤을 라이브스트리밍 주력기업으로 바꾸며 아프리카TV, SOOP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꾸준히 공략해온 e스포츠를 주무기로 삼아 직접 글로벌 시장 개척의 핵심 역할을 맡기로 했다.서 대표는 사업가 면모 외에도 적극적인 대외활동과 쇼맨십을 선보여 업계에서 주목도가 높았던 인물이다. 대표 복귀 이전엔 활발한 스트리머 활동으로 플랫폼 이용자와 소통해왔다. 국내 경쟁 상대인 치지직과 만난 현 상황에서 SOOP의 화제성, 주목도를 올리는 확실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오너 친정 체제, 힘 실린 SOOP 글로벌 e스포츠 드라이브
서 대표는 지난달 6일 SOOP 대표로 복귀했다. 2021년 12월 15일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최고BJ책임자(CBO)를 맡은 이후 꼬박 3년만이다. 서 대표의 부재 동안 사업을 이끌었던 정찬용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를 맡았다.
그는 2011년 나우누리를 운영했던 나우콤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최대주주로 전권을 잡은 뒤 주목한 곳은 나우콤의 라이브스트리밍 사업인 아프리카TV다. 2013년 사명까지 동일하게 변경해 핵심사업으로 키워냈고 지난해 SOOP으로 리브랜딩을 하기까지 기틀을 마련했다.
서 대표의 수장 복귀는 과거 나우콤 인수·라이브스트리밍 중심 사업 구조 재편처럼 거대한 변화를 알리는 기점일 수밖에 없다. 특히 글로벌과 신기술, e스포츠 비중 확대가 전폭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사업 위주였던 SOOP의 본격적인 체질 개선이 시작된 셈이다.
가장 주목할 분야는 e스포츠다. 서 대표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現위메이드) 대표이사를 맡던 시절에도 스타크래프트, 카운터스트라이크 팀을 인수하며 e스포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프리카TV 시절 종합게임단 프릭스를 창설해 지금껏 유지 중이다. SOOP에서는 자체 e스포츠 대회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e스포츠 사업 쪽 경력을 지닌 최영우 사장을 지난해 인사를 통해 CSO로 임명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2021년 SOOP에 합류한 최 사장은 라이엇게임즈·EA에서 글로벌 경험을 쌓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e스포츠로 성공을 거두겠다는 서 대표의 의중을 확인할 수 있다.
e스포츠는 SOOP의 글로벌 사업 안착의 열쇠로 여겨진다. SOOP 글로벌 사업 거점인 동남아는 가장 높은 e스포츠 성장성을 가진 지역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9년~2024년까지 동남아 e스포츠 산업 연간성장률(CAGR)은 20%에 달한다.
아울러 동남아 시장은 지역 특성상 PC보다 모바일 기기 보급률이 높아 라이브 스트리밍과 모바일 게임 이용률이 상당하다. 덕분에 국내에선 비주류로 여겨지는 모바일 e스포츠의 시장 규모와 뷰어십도 크다. 각종 e스포츠 중계로 글로벌 이용자를 SOOP에 유입시키고 다양한 드롭스, 광고를 유치로 수익을 확대하는 전략 실현이 가능한 시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e스포츠 베팅 시장도 활성화돼 스폰서십으로 유입되는 자금도 상당하고 모바일 게임 수요도 높아 시장 저변이 상당하다"며 "덕분에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메이저 게임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마이너한 e스포츠도 상당한 시청률을 가지고 리그, 프로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감하고 적극적 쇼맨십·대외소통활동 '양날의 검'
서 대표는 넓은 식견과 치밀함을 겸비한 경영자지만 거침없는 행보의 소유자란 점에서 리스크 요인도 안고 있다. 다양한 업계 관계자, 스트리머와 소통을 즐기며 통상의 상장 기업 오너답지 않게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보여준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참여와 스트리머 활동, 대한당구연맹 회장에도 출마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최근 주요 행사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였다. 서 대표는 지난해 지스타에서 손수 프레젠테이션을 발표해 SOOP의 신규 청사진과 AI 신기술을 소개했다. 이어 연말 SOOP 스트리머 대상에서도 소속 스트리머와 나란히 단상에 올라 AI 신기술을 시연했다.
대표 복귀 전 CBO 활동도 서 대표의 적극성을 보여준다. 서 대표가 2017년 스트리머 데뷔 이후 2021년까지 생산한 다시보기 VOD는 120여개에 불과했다. 반면 CBO 기간인 2022~2024 동안은 300개를 만드는 열정을 보였다. 치지직이 국내 경쟁 상대로 부상한 가운데 최고 수장의 적극적인 PR과 쇼맨십은 SOOP 화제성 유지에 도움을 주는 요소다.
다만 이런 서 대표의 모습은 때론 SOOP에게 리스크로 작용하는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찍이 경쟁사 서비스에 대한 수위 높은 비난, e스포츠 구단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특정 선수 연봉 공개 등 문제로 비판의 도마에 올랐던 전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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