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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빅배스]주우정 대표, IPO 재도전 신호탄 쐈나대규모 손실 인식 이어 올해 6331억 영업익 전망…상장 전략 새판짜기

신상윤 기자공개 2025-01-31 07:21:23

[편집자주]

현대엔지니어링이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다. 해외 플랜트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드는 양상이다. 신임 대표이사로 현대차그룹 '재무통' 주우정 사장을 선임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그리고 건설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도 작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더벨은 현대엔지니어링 빅배스 배경을 짚어보고, 주 대표가 추진할 새로운 경영 전략 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차그룹 '재무통' 주우정 사장을 대표이사로 맞이한 가운데 지난해 회계 결산에서 1조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일시에 반영했다. 모회사 현대건설의 연결 실적과도 연동되는 만큼 시장에선 이같은 빅배스(Big Bath)를 결정한 배경에 관심을 쏠리고 있다.

◇빅배스 단행 속 올해 최대 영업익 전망, 현대차그룹 '재무통' 이사회 집결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2일 잠정 경영 실적을 통해 지난해 영업손실을 1조2401억원으로 발표했다. 현대차그룹 편입 후 첫 적자 경영이자 해외 플랜트 사업의 원가 상승으로 인한 건설업계 수익성 둔화가 현실화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는 모회사인 현대건설의 경영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23년만에 이례적인 적자로 기록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6331억원으로 잡았다. 지난 10년 동안 현대엔지니어링이 기록했던 연간 최대 영업이익이 5020억원(2015년)임을 고려하면 흑자 전환의 자신감과 더불어 수익 개선의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일시에 각종 비용과 손실을 모두 인식해 올해 흑자 경영의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다. 연초 임기를 시작한 주 사장이 현대차그룹의 손꼽히는 '재무통' 출신임을 고려하면 빅배스란 평가다. 주 사장과 더불어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의 박희동 전무가 CFO로 선임돼 손발을 맞추고 있다.

현대차그룹 재무전문가 2인이 현대엔지니어링 CEO와 CFO를 모두 맡자마자 과거의 손실들을 반영시킨 셈이다. 이에 시장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이 모회사인 현대건설 재무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빅배스를 단행한 배경에 의문부호를 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0년간 외형을 크게 불려왔지만 수익성 둔화를 피하지 못했다. 실제로 2017년 8%대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하향세를 거듭했다. 이를 고려하면 원가 관리 및 재무구조 전반을 수술대에 올린 것으로도 해석된다.

◇10년 전 현대엠코 합병 후 IPO 추진, 상장 전략 전초 작업 해석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10년 전 유사한 수순을 밟고 있는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주택 건설업을 영위하는 현대엠코와의 합병을 통해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현대차그룹 출신 '재무통'들이 CFO로 임명돼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 추진을 견인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4월 합병한 현대엠코 덕분에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란 카드를 확보하며 종합 건설사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현대엠코 합병 전 13위에 그쳤던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공능력평가순위는 현재 4위까지 오른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 CFO에 그룹 재무전문가들을 주로 보냈다. 이상국 부사장과 도신규 전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재무구조 개선 등에 집중해 IPO를 위한 체력을 만들었다. 최종적으로 상장은 무산됐지만 여전히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서 정의선 회장이 대규모 현금을 조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계열사로 분류된다.

이에 올해 현대엔지니어링이 재무전문가 CEO와 CFO에게 경영을 맡기고, 지난해 결산을 앞두고 대규모 빅배스를 단행한 점 등을 두고 이목이 쏠린 상황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을 각각 14조원, 6331억원 등으로 설정했다. 수주 가이던스도 13조1650억원으로 지난해 성과(12조원)보다 공격적으로 잡았다.

관건은 현대엔지니어링의 IPO 재추진 여부다. 다만 대규모 빅배스를 단행한 시점에서 향후 2~3년은 IPO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주 대표이사와 박 CFO는 향후 상장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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