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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P을 움직이는 사람들] '안살림' 맡은 정찬용 대표, 밸류 개선 임무 '무거운 어깨'②10년 간 내부 대소사 수습·운영 도맡아, 치지직 존재감·주가 위협 고민

이민우 기자공개 2025-01-31 13:12:13

[편집자주]

SOOP은 대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다. 일단 십수년간 사용했던 브랜드 '아프리카TV'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시도 중이다. 사업적인 면에서 보면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e스포츠 사업자로써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별풍선' 후원 시스템에서 비롯된 부정적 이미지를 되돌리는 게 급선무다. 이런 가운데 장악력이 높았던 국내 시장에선 강력한 경쟁자 네이버 치지직의 도전에 맞닥뜨린 상태다. 이 같은 SOOP의 변화를 선도 중인 핵심 경영진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08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찬용 대표는 서수길 대표와 함께 현재의 SOOP을 만든 주역이다. 2011년 나우콤 인수부터 아프리카TV 출범, SOOP 리브랜딩까지 함께 한 명실상부한 2인자다. 10년간 운영총괄과 각자대표, 단독대표를 거치며 각종 사건사고를 수습했으며 플랫폼 개선, 실적 성장을 전면에서 이끌었다.

최근 복귀한 서 대표가 해외 사업에 집중할 의지를 보이면서 정 대표는 국내 사업 안정화 담당 역할을 맡게 됐다. 줄곧 해온 역할이긴 하지만 치지직의 성장과 소비·투자심리 위축으로 최근 시장 상황이 어느 때보다 쉽지 않다. 올해는 정 대표의 경쟁력 우열을 확실히 살펴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서수길 대표 영혼의 동반자, 십수년 경영중추 활동…성과 뚜렷

정 대표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현 위메이드)에서 서 대표 아래 인재개발팀장으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이후 서 대표를 따라 투자사인 세인트인터내셔널을 함께 세웠다. 서 대표 80%, 자신은 10% 지분을 투자한 세인트인터내셔널을 앞세워 2011년 나우콤을 인수했다. 이후 정 대표는 나우콤부터 아프리카TV, SOOP에 이르기까지 경영 중추에서 한 번도 벗어나지 않았다. 서 대표를 잇는 실세이자 2인자다.

2011년 나우콤 상무로 시작해 2014년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를 거쳐 2018년부터 대표를 맡으며 정 대표가 치른 사건사고는 만만치 않다. KOO TV 등장과 광고 송출료 문제로 인한 주요 스트리머의 대규모 이탈, 일부 스트리머의 비행으로 인한 사회적 비판 도마에 오른 게 대표적이다.

앞선 사건사고와 위기는 당시 내부 대소사를 총괄하는 COO인 정 대표의 책임도 크다. 다만 이후 라이브스트리밍 사업을 정비하며 보수적이었던 제도, 운영 규정 정비와 편의성 개선에 정 대표의 기여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이후 단행된 별풍선 수수료 면제 확대와 수익창구 다양화, 플랫폼 기능 개선 현재 SOOP 경쟁력의 대들보가 됐다.

앞선 개혁 성과를 기반으로 2018년 수장 자리에 올라 서 대표와 쌍두마차를 구성한 이후 거둔 성과도 상당하다. 정 대표가 수장으로 취임해 본격적으로 직무를 수행하기 이전인 2018년 SOOP의 별도 매출은 1206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별도 영업이익률도 25% 정도였다.

반면 2023년 SOOP의 별도 매출은 3262억원을 기록해 2018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별도 영업이익률도 2019년부터 5년 내내 30%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최대 35.9%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적 성장세가 SOOP 주가 상승도 이끌었다. SOOP 주가는 2018년 말 주당 4만원에서 2021년 11월 주당 25만원선까지 근접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SOOP의 호실적과 고성장엔 OTT, 스트리밍 확대와 코로나 팬데믹 특수 같은 우호적인 시대적 조류의 영향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를 활용해 단단한 내실을 구축하고 카카오TV, 트위치코리아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게 정 대표 시기 이뤄졌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 경쟁 강도 대폭 증가, 국내 사업 안정화·경영능력 시험대

다만 올해는 안심하기 어려운 시장 환경이 펼쳐질 전망이다. 서 대표가 3년여만에 자리에 복귀하면서 정 대표는 기존 국내 사업 안정화에 집중하게 됐다. SOOP은 국내시장에서 탄탄한 점유율과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때문에 정 대표의 임무는 상대적으로 글로벌 사업 성공보다 표면적 난이도가 낮아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현재 국내 라이브스트리밍 시장의 경쟁 강도는 상당하다. SOOP과 정 대표가 이제껏 경험한 환경보다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트위치코리아의 서비스 종료 이후 국내 거대 플랫폼인 네이버가 이를 계승해 내놓은 경쟁 서비스인 치지직의 영향이 크다.

정 대표와 SOOP도 트위치코리아 스트리머 상당수를 흡수해 초기 견제에 나섰지만 현재 네이버를 등에 업은 치지직의 성장세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11월 모바일인덱스 기준 월간이용자(MAU) 규모에선 242만명을 기록한 치지직에 뒤지기도 했다.

차이는 2만명 수준인 만큼 PC이용자 규모 등에 따라 실제 순위는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추격 수준만으로도 SOOP에게는 위협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치지직과 SOOP의 MAU도 11월과 큰 차이가 없다. SOOP과 정 대표에게 있어서 가장 안정적인 시장이었던 국내 시장의 점유율을 전적으로 담보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SOOP의 주요 수익원은 별풍선을 통한 기부경제선물, 광고유치다. 이용자 규모 감소는 중장기적으로 기부경제선물 결제 감소, 광고단가 하락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다만 기부경제선물 대규모 결제 이용자 등의 존재로 유저당매출(ARPU)는 당분간 SOOP이 더 많을 것으로 점쳐진다.

치지직의 존재감 상승은 SOOP 주가의 하방 압력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연간 최대실적 기대에도 불구하고 SOOP 주가는 주당 8만5000원 정도다. 지난해 최고주가인 14만3800원의 59% 수준이다. 정 대표는 올해 국내 사업에서 치지직의 존재감을 누를 신규 서비스와 이용자 편의성 증대에 신경 쓸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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