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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 3000억 유증, 펀드 손실 보상 염두에 뒀나 라임 때도 전액 보상…한투리얼에셋 펀드 추가 손실 가능성 점증

안정문 기자공개 2025-02-03 07:59:13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16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자회사이자 부동산 펀드 운용사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탓에 연초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벨기에 코어오피스 투자 펀드의 수익권자들이 전액 손실을 이유로 판매 피해 보상을 요구하면서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펀드의 상당수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어 추가적인 보상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호 펀드와 관련된 민원을 모으고 있다. 건별로 배상 여부 및 비율 등도 검토되고 있다. 한국증권은 이 펀드를 600억원 정도 판매했다.

이 펀드는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해 전액 손실 처리된 상태다. 선순위 대주가 담보가치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투자 자산을 매각했고, 매각가격이 대출 규모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펀드의 에퀴티 출자자들은 한푼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국증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해당 펀드 판매 현황을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며 "건별로 집중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민원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상배율과 관련해서는 밴드가 정해진 것은 없다"며 "보상배율은 개별 사안에 따라 다르고 투자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펀드는 2019년 6월 900억원 규모로 설정됐다. 벨기에 정부기관 사용 건물의 99년 장기임차권에 투자해 배당금 수령 및 자본이득을 추구하는 투자신탁이다. 한투리얼에셋은 선순위 대주에게 7262만 유로, 중순위 대주에게 1453만 유로를 각각 빌렸다.

한투리얼에셋은 2023년 말부터 자산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2024년 6월14일이 만기인 선순위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한투리얼에셋은 지난해 12월18일 선순위 대주인 영국 로쎄이로부터 만기 채무불이행에 따른 자산 강제 처분을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매각 가격은 선순위대주 대출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따라 펀드 투자금은 전액 손실 처리됐다.

문제는 한국투자리얼에셋이 펀드를 조성해 투자한 자산 가운데 벨기에오피스2호 펀드처럼 손실 가능성이 높은 사례가 추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과거 공모펀드를 통해 투자한 룩셈부르크 오피스 건물의 자산가치가 크게 하락해 시장에 회자된 바 있다. 이 건물 역시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피렐리 연구개발센터에 투자한 공모펀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장기임차계약 탓에 안정적인 자산으로 평가받았고, 기관과 개인으로부터 500억원이 넘는 돈을 끌어모았지만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다 대출 만기 연장으로 급한 불을 끈 상태다. 시장에서는 공모로 판매한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펀드의 경우 계열인 한국증권이 리테일 채널을 통해 상당량을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최근 한국증권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판매 펀드의 손실 보상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한국증권은 최근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를 상대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상당한 실적을 거둔 상황에서도 증자를 단행한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발행어음 규모 확대 등을 노린 조치로 해석하기도 했다. 현재 대형 증권사들은 크레딧을 기반으로 자기자본의 2배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판매 펀드에 손실이 날 때마다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보상을 해줬던 전례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사태의 빠른 해결을 위해 한국증권이 실탄을 마련해 둔 것 아니냐는 것이 일각의 분석이다. 한국증권은 2019년 라임펀드 사태 당시에도 투자자들에게 손실금을 전액 보상해 준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증자의 배경에 대해 회사측은 운영자금 명목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발행어음 규모를 늘리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불거질 경우 등을 대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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