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세대 생존기]'매출 8000억 달성' 원익큐엔씨, 모멘티브 인수 효과②KCC-SJL파트너스와 컨소시엄, 쿼츠·세라믹 밸류체인 구성
전기룡 기자공개 2025-02-05 08:34:47
[편집자주]
코스닥이 개장한지 30년 가까이 흘렀다. 1세대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상장폐지된지 오래다. 산전수전을 겪으면서도 20여년 넘게 시장에서 살아남은 상장사에는 어떤 내공이 숨어있는 걸까. 더벨이 신년을 맞이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50위권 내에 포진해 있는 알짜 코스닥 1세대 기업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1일 15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익큐엔씨의 주력 매출원은 '쿼츠(석영)'다. 원익으로부터 인적분할되기 이전부터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소모품인 '쿼츠 웨어'를 주로 제조·판매해 왔다. 동아제약 세라믹사업부를 인수하면서 포트폴리오를 확대했지만 쿼츠 웨어를 필두로 한 석영사업부문의 매출 비중이 앞도적으로 높았다.반도체 원재료 생산기업인 모멘티브를 인수한 이후에도 쿼츠는 매출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특이점은 과거와 달리 사업 범주가 쿼츠 제품(쿼츠 웨어)에서 원재료까지 확대됐다는 부분이다. 모멘티브 인수와 맞물려 구축된 밸류체인을 토대로 매출 외형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주력 매출원 '쿼츠 웨어',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 병행
원익큐엔씨는 원익 석영사업부문 시절부터 쿼츠 웨어를 주로 취급했다. 쿼츠 웨어는 반도체 웨이퍼의 식각(회로 패턴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제거하는 공정) 단계에서 불순물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석영 용기다. 공정에 따라 1~12개월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에 해당한다.
매출 비중도 상당하다. 재상장 첫 해 전체 매출액 39억원 가운데 86.6%(34억원)가 쿼츠 웨어에서 나왔다. 지금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세라믹과 세정, 램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충했지만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744억원 가운데 91.1%에 해당하는 6411억원을 쿼츠가 책임졌다.
문제는 소모품인 만큼 전방사업의 업황에 따라 제품의 회전율이 결정된다는데 있다. 원익큐엔씨가 코스닥에 재상장된 2003년은 기업들의 투자에 힘입어 반도체 시장이 연 20%씩 성장하던 시점이다. 전방사업의 성장세에 발맞춰 원익큐엔씨도 점진적으로 매출 외형을 키웠다.
성장세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꺾였다. 원익큐엔씨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34억원을 기록했다. 회복 국면에 접어든 건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다. 낸드플래시의 수요 확대와 맞물려 원익큐엔씨의 주력 제품인 쿼츠 웨어의 판매량도 늘어났다.
이후에도 원익큐엔씨의 매출 외형은 전방사업의 업황에 따라 고저를 반복했다. 2018년 처음으로 2000억원대 매출액을 달성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당시는 세계반도체통계기구(WSTS)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를 역대 최고치인 약 4800억달러로 추정하던 시기다. 원인큐엔씨도 수혜를 받았다.
전방사업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노력 역시 병행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에 이어 비메모리까지 쿼츠 웨어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세라믹과 램프, 세정부문도 보탬이 되고 있다. 반도체에 국한되지 않고 디스플레이, 발전소 등 적용 범주를 넓혔다.
◇MOMQ 에퀴티 출자, 인수금융 9% 지급보증
원익큐엔씨는 2020년 연결기준 매출액 52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631억원) 대비 99.8% 급증한 수준이다. 증가분 대부분이 당시 새롭게 종속기업으로 합류한 'MOMQ Holdings Company(이하 MOMQ)'에서 나왔다. MOMQ는 원익큐엔씨가 모멘티브의 쿼츠·세라믹부문을 인수하기 위해 2019년 설립된 법인이다.
인수 계획이 공개된 건 2018년 9월이다. 원익큐엔씨는 KCC-SJ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모멘티브를 인수하기 위한 밑작업에 들어갔다. 컨소시엄 참여사들이 모멘티브를 공동 경영하되 KCC는 실리콘부문만, 원익큐엔씨는 쿼츠·세라믹부문만 각각 보유하도록 구조를 짰다. 시너지를 염두한 결정이었다.
모멘티브 인수를 위해 30억달러라는 자금을 모았다. 먼저 금융권 차입을 바탕으로 18억달러를 조달했다. 나머지는 MOMQ에 투입된 에퀴티다. 에퀴티 12억달러 가운데 원익큐엔씨가 4.5%를 책임졌다. 이와 함께 인수자금(30억달러)의 9%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지급보증을 섰다. 모멘티브 쿼츠·세라믹부문의 직전 매출 비중(9%)을 감안한 조치였다.
컨소시엄은 2019년 5월 잔금 납입 후 모멘티브의 실리콘부문과 쿼츠·세라믹부문을 각각 분리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원익큐엔씨도 MOMQ 지분 '50%+1주'를 보유하는 형태로 모멘티브 쿼츠·세라믹부문을 담았다. 덕분에 쿼츠와 세라믹 분야에서는 원재료부터 부품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이 구축됐다.
모멘티브 쿼츠·세라믹부분 인수 후 원익큐엔씨 매출 외형은 최대 연 8000억원대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에도 674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6037억원) 대비 11.7% 증가했다. 특히 모멘티브와 산하 종속기업들은 같은 기간 매출액 중 3657억원을 책임졌다. 비중으로 따지면 54.2%에 달한다.
남은 과제는 주가 부양을 위한 모멘텀을 회복하는 일이다. 원익큐엔씨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시가총액 1조원대를 상회한 이력이 있다. 당시는 모멘티브가 전기차에 꾸준히 세라믹 파우더를 공급해 수익성을 견인하던 시기다. 이후 반도체 다운 사이클과 전기차 수요 감소로 모멘티브가 부진하자 시가총액이 5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원익큐엔씨 시가총액이 한창 때보다 떨어지기는 했지만 모멘티브 인수 이후 전방사업의 카펙스 투자 등으로부터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면서 "주력인 쿼츠 외에 반도체 정밀분야인 세정·코팅도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현 상황을 이른 시간 내 털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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