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캐피탈은 지금]스타트업급 인력으로 초고속 성장…빛 발한 '소수정예' 전략③최소 인원으로 최대 효과 노린다…IBK캐피탈·SBI저축은행 출신 '믿을맨' 배치
김보겸 기자공개 2025-02-04 12:32:35
[편집자주]
2021년 8월 일본계 캐피탈사인 SBI캐피탈이 한국에 상륙했다. 먼저 진출한 SBI저축은행은 한국에서 자산규모 1위 공룡으로 성장했다. 후발주자인 SBI캐피탈도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출범 2년 만인 지난 2023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24년도 플러스가 유력하다. SBI캐피탈이 한국 캐피탈업계에 안착한 비결과 지배구조 등을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1일 13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캐피탈은 출범 2년 만에 흑자 반열에 올라섰다. 2021년 8월 금융감독원에서 여신전문금융업 인가를 받고 영업을 시작한 SBI캐피탈은 초창기 최소 인력으로 최대 성과를 내는 전략을 펼쳤다. 출범 당시 대주주인 일본 SBI홀딩스가 제시한 인력 규모는 단 5명. 하지만 SBI캐피탈의 주력 포트폴리오인 '투자'에 집중하려면 조합 관리 등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설득한 끝에 6명으로 출발했다.이후 핵심 인력을 전략적으로 확충하며 10명 규모의 조직으로 성장했다. 2023년에는 순이익 약 7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출범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BI캐피탈이 빠르게 수익을 내는 자회사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IBK캐피탈과 SBI저축은행 출신 '믿을맨'들의 역할이 컸다.
◇6명으로 시작한 SBI캐피탈…소수 정예 전략
SBI캐피탈은 2021년 8월 금융감독원에서 여신전문금융업 인가를 받으면서 영업을 시작했다. 한국 내 SBI홀딩스 계열사 간 투자 사각지대를 연결하는 '중간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었다. SBI인베스트가 메자닌 및 IPO펀드 등에 투자하고 SBI저축은행이 개인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수신 기반 사업을 운영하는 가운데 SBI캐피탈은 대출과 투자를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그러나 초기 인력은 극도로 제한됐다. SBI홀딩스는 출범 당시 5명 규모의 운영을 제시했다. 300억원 자본금과 1000억원 보증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하도록 했다. 자본 1300억원을 운용하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인력 증원은 최소한으로 제한됐다.
초창기 인력은 대부분 SBI저축은행 출신으로 구성됐다. 임장빈 SBI캐피탈 대표를 제외한 주요 임원 3명이 SBI저축은행에서 합류했다. SBI홀딩스의 모리타 슌페이 전무이사는 지난 2022년 2월부터 현재까지 SBI캐피탈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모리타 이사는 SBI저축은행 이사회 의장도 겸임 중이다. 사외이사가 아닌 이사회 의장을 선임한 사유에 대해 SBI저축은행 측은 "경영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 리테일콜렉션실장을 맡고 있는 장동록 감사가 SBI캐피탈 감사 업무도 겸직하고 있다. 지난 2022년 3월 SBI캐피탈 감사로 선임된 그는 1962년생으로 경기상업고등학교 출신이다. 삼성카드 준법감시팀 부장과 SBI저축은행 준법감시인과 감사실장을 역임했다.
리스크관리를 맡고 있는 손명섭 상무이사 역시 SBI저축은행 출신이다. 1968년생인 손 이사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에서 학위를 받고 외환캐피탈 심사부 팀장, SBI저축은행 여신지역사업부장을 맡아 왔다. SBI저축은행 기업금융사업부장을 거쳐 지난 2021년 3월 SBI캐피탈 리스크관리 책임자로 합류했다.
◇IBK캐피탈·SBI저축은행 출신 '믿을맨' 들이 투자·대출 성장 이끌어
SBI캐피탈이 빠르게 자리를 잡은 데는 IBK캐피탈 출신 인사들의 역할도 컸다. 외부에서 처음 영입한 인물은 IBK캐피탈 출신 임장빈 대표였다. 그는 2012년 IBK캐피탈 시너지금융본부장을 거쳐 2015년 IB본부 전무, 2020년 경영전략본부 부사장을 거치며 탄탄한 투자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21년 3월 SBI캐피탈 초대 대표로 선임됐다.
SBI캐피탈에 합류한 임 대표는 IB 부문 강화에 주력했다. IBK캐피탈 재직 당시 '천만영화 투자사'로 명성을 쌓았던 경험이 그의 투자 철학에도 반영됐다. IBK캐피탈은 조합을 통해 '명량'과 '국제시장' 등 1000만 관객을 넘긴 영화에 집중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린 바 있다.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캐피탈사 단독 투자보다 저축은행 및 타 벤처캐피탈과 공동 투자조합을 조성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게 IBK캐피탈 시절 얻은 교훈이다. 이에 따라 그는 SBI홀딩스를 설득해 투자와 조합 부문 인력을 각각 두도록 했다.
투자 부문 강화를 위해 임 대표는 IBK캐피탈 출신 인력을 영입했다. 그와 함께 IBK캐피탈 IB본부에서 근무했던 10년 이상 베테랑 두 명이 합류했다. IBK캐피탈은 기업대출과 투자 부서를 모두 거친 전문가들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투자뿐 아니라 조합 관리까지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강점이다. IBK캐피탈을 거쳐 CJ그룹 기업형 벤처캐피탈인 CJ인베스트먼트 출신 인력도 포함돼 투자 전략을 고도화했다.
대출 부문도 보강했다. 기업금융 역량 강화를 위해 SBI저축은행에서 기업대출을 담당했던 인력을 추가로 영입했다. 현재 SBI캐피탈 포트폴리오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는 만큼 해당 부문의 전문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SBI캐피탈은 인력 확충과 함께 실적도 빠르게 개선됐다. 출범 초기 6명이던 인력은 현재 10명으로 늘었다. 출범 첫해인 2021년에는 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2022년에는 적자 폭이 15억6215만원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2023년 순이익 7억4851만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총자산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1년 말 296억원이던 총자산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1305억원으로 341% 급증했다. 투자 및 대출 부문의 균형 잡힌 성장 전략과 SBI홀딩스의 탄탄한 지원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SBI캐피탈은 향후 투자와 대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다. 소수 정예 인력으로 시작해 빠르게 흑자 반열에 오른 만큼 향후 성장세를 어디까지 이어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금융지주 경영승계 시스템 변화]JB금융, '영입 인재' 중심 차기 후보군 조성
- [Sanction Radar]'사기 연루' 의혹 미래에셋금융, 제재 여부·범위에 이목 집중
- [2025 금융권 신경영지도]키움예스저축, 리테일 확대 속도…'파트' 편제 신설
- [SBI캐피탈은 지금]스타트업급 인력으로 초고속 성장…빛 발한 '소수정예' 전략
- 부산은행-케이뱅크, '속전속결' 전략적 제휴 배경은
- [삼성화재 밸류업 점검]선제적 저평가 극복…밸류업 키워드는 '지속가능성'
- 이찬우호 농협금융 드디어 출범…최우선 과제는 '내부 통제'
- [우리금융 부정 대출 파장]금감원, '현 경영진' 재임 기간 부정대출 추가 확인
- [우리금융 부정 대출 파장]금감원 정기검사 발표 앞두고 '내부통제 강화' 총력전
- [2025 금융권 신경영지도]BNK저축, 영업조직 '통합·슬림화'…효율화 방점
김보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Sanction Radar]새마을금고, 내부제보센터 신설로 신뢰 회복 나선다
- [SBI캐피탈은 지금]스타트업급 인력으로 초고속 성장…빛 발한 '소수정예' 전략
- [SBI캐피탈은 지금]남다른 투자안목 입증한 '장수 CEO' 임장빈 대표
- [카드사 생크션 리스크]현대카드, 업계 최초 AI로 소비자보호 체계 업그레이드
- [Policy Radar]이복현 금감원장 "일본은행 기준금리 인상 여파 제한적"
- [우리금융 인사 풍향계]우리카드 진성원호, 현대카드 출신 임원 영입
- [SBI캐피탈은 지금]출범 2년 만에 '플러스' 전환…비우호적 환경 속 선전 비결은
- 우리카드, '부장' 체제 폐지…중간관리자 대폭 감축
- [카드사 생크션 리스크]우리카드, '지주사 사전합의' 폐지로 내부통제 재정비
- [카드사 생크션 리스크]미얀마 제재의 교훈…우리카드, '내부통제 우수' 자리매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