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 환경자회사 매각 이슈 점검]FI, 대안 없는 매각 회의적…설득 방안 있을까매각시 수익성 감소 불가피, 후속 M&A·투자금 상환 등 대안 거론
감병근 기자공개 2025-02-21 07:11:30
[편집자주]
SK에코플랜트가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던 환경관리 자회사를 일괄 매각하는 카드를 만지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재무적투자자(FI)의 셈법은 복잡하다. 매각 여부나 방식 등에 따라 엑시트 방안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더벨은 SK에코플랜트 환경관리 자회사 매각과 관련된 주요 이슈를 살펴보고 향후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15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가 환경관리 자회사 리뉴어스, 리뉴원 매각을 실행하려면 재무적투자자(FI)들의 동의를 먼저 얻어야 한다. FI들은 2022년 1조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에 참여하면서 SK에코플랜트의 주요 주주가 됐다.FI들은 환경관리 자회사 매각이 SK에코플랜트의 수익성 감소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기업공개(IPO)가 임박한 상황에서 투자금 회수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가 FI 설득을 위해 환경관리 자회사 매각대금을 후속 인수합병(M&A)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 경우 M&A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IPO 기한 연장 등 FI와 추가 협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매각 대금으로 FI 투자금을 먼저 갚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이 방안은 IPO에 대한 선관주의 의무 이행 등이 문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보장 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FI에게 제공하는 카드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IPO 밸류 핵심’ 환경자회사…FI, 대안 없는 매각 '회의적'
SK에코플랜트 환경자회사 매각은 SK그룹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정확한 방향이 나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SK에코플랜트와 FI들이 아직 공식적으로 관련 논의를 시작하지는 않은 상황으로 파악된다.
다만 FI들은 환경자회사 매각이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주요 자산 매각에 동의권을 쥐고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투자업계에서는 FI들이 단순 재무구조 개선 목적의 환경자회사 매각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내년 7월 IPO를 앞둔 상황에서 수익성의 핵심인 환경자회사를 매각한다면 눈높이에 맞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작년 3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SK에코플랜트 환경사업은 469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영업이익 1153억원의 40.6%에 해당하는 규모다.
IPO에 적용되는 기업가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등 수익성 지표에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관리 자회사 매각으로 조단위 금액이 유입돼 재무구조가 개선되더라도 매각 전보다 IPO에 적용될 기업가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다수 의견이다.
여기에 SK에코플랜트가 환경자회사를 매각하면 IPO 추진시 비교적 기업가치가 낮게 책정되는 건설업종으로 구분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이는 IPO를 통해 수익을 실현하길 기대하는 FI 입장에서는 피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 FI가 수익성 보완 등 대안이 없는 환경관리 자회사 매각에 동의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SK그룹이 매각을 결정한다면 FI를 설득할 방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속 M&A·투자금 상환 등 대안 거론, 추가 협상 불가피
현재 SK에코플랜트가 FI에 제안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는 후속 M&A가 꼽히고 있다. 환경자회사 매각 대금으로 새 M&A를 추진해 수익성 감소를 상쇄하는 방안이다.
추가 M&A를 계획할 수 있는 분야로는 반도체 밸류체인과 연계된 사업이 거론된다. SK에코플랜트는 작년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에센코어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반도체 서비스 영역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하려는 행보를 보였다.
반도체 분야 M&A는 반도체, 인공지능(AI)에 역량을 집중 중인 SK그룹의 리밸런싱 행보와도 결이 맞는다.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추가할 경우 IPO시 상대적으로 기업가치가 높게 책정되는 반도체 관련 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문제는 임박한 IPO 기한 내에 M&A를 완주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거론된다. 환경자회사를 매각을 진행하면서 새 기업을 물색하고 또 인수하는 데에 1년 6개월여의 시간은 너무 짧은 탓이다.
이에 해당 방안이 추진될 경우 IPO 기한 연장 등을 두고 FI와 협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협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FI가 약정된 배당 등을 일부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환경자회사 매각 대금으로 FI의 투자금을 먼저 상환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최대주주인 ㈜SK는 FI 지분에 대해 콜옵션 행사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콜옵션 행사금액은 투자원금에 내부수익률(IRR) 5.5%를 적용한 금액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콜옵션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SK그룹이 SK에코플랜트 IPO를 위해 선관주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는 전제가 필요할 수 있다. IPO를 전제로 한 신주발행 형태의 투자유치는 발행자가 선관주의 의무를 불이행하면 투자자가 페널티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을 다는 사례가 많다.
이를 고려하면 SK그룹이 투자금 상환으로 방향을 잡을 경우에도 FI와 협상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투자금이 상환된다면 규모는 보장 수익 금액과 페널티 풋옵션 행사 금액 사이 정도에서 결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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