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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대한제분, 이례적 배당 확대…짠물배당 변화 오나순이익 39% 감소, 배당총액은 40% 증가…아직 배당성향 11.7% 불과

서지민 기자공개 2025-02-24 15:29:14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1일 15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제분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39% 감소했다. 그럼에도 배당총액은 예년에 비해 40% 증액해 눈길을 끈다. 그동안 낮은 배당성향으로 '짠물배당'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대한제분의 주주환원 정책에 변화가 나타날 지 주목된다.

◇원가 안정화 반영 수익성 개선, 이에 발맞춰 배당금 증액

대한제분은 2024년 연결기준 매출 1조3742억원, 영업이익 728억원, 순이익 493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4.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2.6% 증가했다. 순이익은 전년대비 39.3% 감소했다.

밀가루의 핵심 원료인 소맥 가격은 2021년부터 급격하게 상승하며 2022년 최고치를 찍었다. 2023년부터 조금씩 안정화된 소맥 가격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영업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배경은 기저효과 떄문이다. 2023년 투자 회사의 매각으로 인한 관계기업지분법이익이 419억원 가량 발생하면서 순이익이 급증했었다. 자산 처분과 같은 특별한 이슈가 없던 2022년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413억원으로 2024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2024년 결산배당으로 1주당 3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배당총액은 58억원이다. 전년대비 주당 배당금은 1000원 높아졌고 배당총액은 40.4% 늘었다. 대한제분은 3월 2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4년도 재무제표와 배당금 지급에 대한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대한제분은 배당 기준을 밝힌 중장기 배당정책이 없다. 회사의 성장과 이익의 주주 환원을 균형 있게 고려하여 배당을 실시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세울 뿐이다. 사실상 2018년 이후 6년 만에 배당규모를 확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수십년간 보수적 배당기조 고수…개선 여력 충분

대한제분은 30년 연속 배당을 실시한 '개근생'이다. 다만 배당규모에 거의 변화를 주지 않는 보수적 기조와 통상 한 자릿수의 낮은 배당성향을 보이며 '짠물배당'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대한제분은 지난 10년간 30억원에서 40억원 안팎의 배당총액을 유지했다. 2018년 1주당 배당금을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올린 후 2019년과 2020년 순이익 급감에 따라 주당 배당금을 다시 2000원으로 내렸다. 이후 2021년부터 3년간 주당 2500원 배당을 고수해왔다.

대한제분이 배당 규모에 변화를 주는 것을 주저하는 경향을 보인 배경에는 높은 이익변동성이 있다. 경제 안보와 국제 원자재 가격 등 외부 경기에 따라 수익에 직격탄을 맞는 사업 특성상 보수적으로 배당을 실시한다는 분석이다.

'반짝' 효과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율에 맞춰 배당 규모를 확대한 후 만약 실적이 기존 수준으로 돌아가 다시 배당을 축소해야 한다면 주주들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활발한 M&A 등 투자활동의 영향으로 들쑥날쑥한 순이익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9년 간 대한제분의 평균 배당성향은 10.1%다. 순이익이 급감해 배당성향이 일시적으로 높아진 2016년, 2019년, 2020년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10% 이하의 배당성향을 기록한 셈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2024년 결산배당 규모를 전년대비 40% 확대한 건 이례적인 결정이라는 관측이다. 2024년 추정 배당성향은 11.7%다. 예년 수준보다는 높지만 아직 업계 평균치에는 크게 못 미친다.

다만 최근 밸류업 및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고 대한제분의 배당 여력도 충분한 만큼 앞으로 배당성향이 점차 주주들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내외부적 요구가 많이 발생해 이에 부응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배당금을 올리게 됐다"며 "확대된 배당규모를 유지할 지에 대해서는 향후 실적 등을 고려해 판단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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