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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한영 사임 가닥' 신창재 회장, 교보생명 평가기관 대안 있나 삼일·삼정 이미 거절 의사 밝혀, 나군 회계법인·IB로 풀 넓힐 듯

윤준영 기자공개 2025-03-04 08:20:28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15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Y한영이 교보생명의 공정시장가치(FMV) 평가업무를 사실상 맡지 못하게 되면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새 평가기관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새 평가기관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신 회장이 또 다시 '지연작전'을 펼칠 가능성도 나온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EY한영은 이달 12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교보생명의 지정감사인 통보를 받았다. 통보 이후 2주 내에 지정감사인 체결을 해야 한다. EY한영은 현재 금감원에 교보생명 가치평가업무를 맡고 있어 독립성 검토를 하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전달해둔 상태다. 이에 감사인 계약은 미뤄지고 있다.

아직 EY한영이 교보생명과 지정감사인 계약을 체결하기 전이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FMV 평가업무보다는 감사업무를 맡는 것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감사업무는 일회성인 가치평가업무와 달리 3년간 맡을 수 있고 매년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벌 수 있다.

교보생명은 현재 IPO(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어 금감원에 외부감사인 지정을 요청해 둔 상태다. 작년 말 교보생명이 독립성을 이유로 딜로이트안진 선임을 거부했기 때문에 또 다시 지정감사인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만약 이번에도 감사인 선임이 어렵다는 취지를 전달한다면 금감원에서 가치평가업무를 사임할 것을 권고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

이에 교보생명은 FMV 산정을 위해 EY한영을 제외한 다른 평가기관을 구해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가군으로 분류되는 '빅4' 회계법인을 고집했지만, 저변을 넓혀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교보생명은 FMV 산정을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만큼 대형 회계법인을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삼일PwC나 삼정LPMG 등 대형 회계법인들은 주식가치평가 업무를 꺼릴 가능성이 높다. 이미 작년 말 우회적으로 평가업무 수임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부분의 빅4 회계법인들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EQT파트너스 등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어 '교보생명 분쟁'에 휘말리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외국계 투자은행(IB)이나 국내 나군 회계법인 등으로 가치평가업무를 맡길 후보군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회계법인은 통상 가군, 나군으로 분류된다. 가군은 삼일과 삼정, 안진, 한영 등 4곳이, 나군은 삼덕, 대주, 신한 등 8곳이 포함된다.

회계법인 외에 골드만삭스나 UBS, JP모간 등 외국계 IB도 후보 대상이다. 중재판정부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주식가치평가 업무를 평가할 때 가군 회계법인으로 제한해야 하는 규정은 별도로 정해두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를 빌미로 신 회장 측이 또 다시 지연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 회장 측은 올해 초 EY한영을 평가기관으로 선임은 했지만 평가보고서는 아직 제출하지 않고 있다. 평가보고서는 내지 않았지만 평가기관은 선임했기 때문에 벌금은 내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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