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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거래소 시대 개막]'블록딜 개념 삭제' 대량매매 시장 선점할까12시간 내내 대규모 지분거래 가능…오버행 부담 상존

권순철 기자공개 2025-03-04 11:32:03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8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의 개념이 대체거래소(ATS)에서 격변을 겪을 전망이다. 본래 장 개시 전, 장 마감 후 특정 시간대에 이뤄지는 대규모 거래가 블록딜로 분류됐다. 그러나 8시부터 20시까지 운영되는 대체거래소에서는 장중 대량매매와 다를 바 없어진다.

대체거래소가 대량매매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보유한 정규 거래소의 아성을 넘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규모 지분 거래의 연속성이 보장됐다는 건 장점으로 꼽히나 오버행 부담이 상존해 '양날의 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블록딜' 없어진다…대량매매, 12시간 동안 가능

대체거래소가 오는 3월 초 출범을 예고한 가운데 블록딜의 개념에 격변이 예고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간외대량매매란 오전 8시부터 9시, 15시40분부터 18시 동안 매도자와 매수자 간 협상으로 체결된 거래를 뜻한다. 정규 거래소가 9시부터 15시 30분까지 운영되기 때문에 만들어진 개념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체거래소로 오면 한국거래소에서 적용되던 블록딜의 개념이 사라진다. 대체거래소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때 '시간외'로 분류됐던 오전 8시부터 9시, 15시 40분부터 18시의 타임 테이블이 대체거래소에서는 '장중'으로 바뀌는 것이다.

대체거래소에 프리마켓과 더불어 애프터마켓 시간대가 부여된 까닭이다. 현행 거래소에서의 정규 거래 시간은 9시부터 15시 20분까지다. 대체거래소에서는 프리마켓(8시~8시 50분), 애프터마켓(15시30분~20시)이 별도로 붙는다. 하루 12시간 주식 거래가 가능하다는 캐치프레이즈는 이 대목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대체거래소에서는 특정 시간대에 멈추지 않고 12시간 동안 대량매매가 가능해진다. 한국거래소에서의 대량매매가 장 개시 전 시간외대량매매, 장중 대량매매, 장 마감 후 시간외대량매매로 구획이 나뉜 것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다만 가격 변동폭은 한국거래소와 동일하게 전일 종가 기준 -30~+30%에서 움직인다.


◇한국거래소 vs ATS 경쟁 본격화…'연속성' 장점, '오버행' 약점

한국거래소와 차별화된 유형의 대량매매 시장을 갖췄다는 것은 대체거래소의 출범 배경과도 관련이 깊다. 금융위원회는 대체거래소를 발표하면서 '복수의 시장 및 경쟁 체제의 운영'이란 기치를 내걸었다. 국내 자본시장이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거래소의 운영 방식에도 경쟁을 도입해 긴장감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중이었다.

대체거래소에서도 한국거래소와의 바람직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체거래소 관계자는 "기존의 정규 거래소에서 적용되는 대량 매매의 관점이 대체거래소에선 완전히 달라진다"며 "정규 거래소의 대량 매매 시장을 본떠 만들었지만 서로 경쟁하듯이 차별화된 포인트를 적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거래소가 조성한 대량매매 시장의 최대 장점은 연속성이다. 지분을 대규모로 매각, 매수하려는 니즈가 발생하면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거래할 수 있다. 그만큼 풀리는 유동성 규모도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풍부한 유동성은 투자자들의 활발한 참여와 신속한 거래를 유도해 거래비용을 극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가진다.

다만 블록딜 특유의 순기능까지 누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는다. 블록딜은 장중 지분이 대규모로 출회될 경우 주가 하방 압력에 기름을 부어 주주들의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거래다. 근래 유상증자, 블록딜 등으로 주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황에 따라 치명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대체거래소에서의 대량매매에서도 경우에 따라 증권사가 중개 및 주관할 여지가 있지만 현재로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처음 선보이는 시스템인 만큼 안정적으로 운영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출시까지 상당한 노고가 걸린 점은 이해하나 실효성이 있는지를 논하는 건 다른 문제"라며 "출범 이후 상황을 먼저 지켜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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