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악사운용은 지금]'교보BNP'냐 '홀로서기'냐…기로에 놓였다①BNP-악사IM 인수 6월 승인 전망…JV 유지 논의 '경영권 프리미엄' 변수
구혜린 기자공개 2025-03-10 15:31:23
[편집자주]
2008년 출범한 교보악사자산운용은 모회사 교보생명의 지원 하에 약 50조원을 운용하고 있는 종합자산운용사다. 최근 장기간 협력한 파트너 프랑스 악사IM이 BNP파리바에 인수되면서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그간 대부분의 수익이 채권운용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해외사와의 조인트벤처(JV)를 계속해서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의 목소리가 나왔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변화를 기회로 만들까. 더벨은 파트너 교체를 앞두고 있는 교보악사자산운용의 향후 지배구조 향방, 이에 따른 사업 영향에 대해 선제적으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4일 15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기로에 놓였다. 약 17년 만에 교보생명의 완전자회사 '교보자산운용'으로 홀로 서느냐, '교보BNP자산운용'으로 간판을 바꾸느냐의 기로다. 조만간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최대주주인 교보생명과 AXA IM(Investment Managers)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이를 논의하게 된다.논의의 시작은 지난해 말 BNP파리바가 악사IM을 인수하는 계약이 성사되면서다. 프랑스 당국이 독과점 이슈를 두고 인수합병 승인 여부를 검토하는 가운데 최소 6월 말에는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 내에는 하반기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다양한 얘기가 오가고 있다.
◇악사IM 품는 BNP파리바…6월 윤곽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경쟁당국 등은 BNP파리바의 악사IM 지분 인수에 대한 정당성을 심사 중이다. 오는 6월 말까지 승인 여부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인수합병에 대한 양사 이사회 의결은 지난해 말 완료됐다. BNP파리바가 악사IM을 인수를 위한 독점 협상에 돌입했다는 소식은 지난해 8월 알려졌다. 양사 이사회는 약 51억유로(약 7조8000억원) 수준에 가격 협상을 마치고 지난해 말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BNP파리바는 악사IM을 인수함으로서 기존 자산운용업의 대체부문을 키우고 악사는 본업인 보험 사업을 강화하는 데 자금을 쓰겠다는 니즈가 맞아떨어졌다.
악사IM은 최근 공격적인 사업 확대로 운용자산(AUM)을 늘리면서 협상에 우선권을 쥐기도 했다. 지난해 악사IM은 대체투자 부문 성과로 약 300억유로가 유입되면서 2024년 말 기준 AUM이 약 8790억유로(약 1345조원)까지 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세에 따라 지분 매각단가 결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전해진다. BNP파리바의 수익성 정체, 비용 증대 이슈가 악사IM 인수에 따라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당국 승인이다. 국내 시장과 달리 프랑스는 M&A에 따른 여러 우려 사항을 복수의 당국이 심사한다. BNP파리바가 악사IM을 인수할 경우 AUM은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올라선다. 아문디의 운용 규모는 지난해 7월 기준 2조1000억유로(약 3214조원) 수준이다. 이에 시장 독점 우려에 대한 부분을 경쟁당국이 검토 중이며 금융시장청(AMF) 등도 관련 규제 이슈를 점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큰 무리 없이 승인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글로벌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 내에서 수익 정체, 비용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규모의 경제를 택하는 분위기"라며 "독과점 이슈가 관건이나 예정된 시한 내에 승인이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17년만 외사 '헤어질 결심'?
악사IM의 글로벌 조인트벤처(JV)는 어떻게 될까. 악사IM은 교보악사자산운용 외에도 2006년 상하이 푸동 개발은행(SPDB)과 합작해 악사SPDBIM을, 2012년 인도은행(BOI)과 BOI악사IM 등을 설립하는 등 현지 금융사와 JV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글로벌한 활동을 해왔다. 각 JV 주주는 프랑스 경쟁당국의 승인이 나면 BNP로 사명을 변경해 JV를 유지하거나, JV 계약을 해지하고 악사IM 보유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택해야 한다.
교보와 악사IM이 인연을 맺은 기간은 17년에 달한다. 2008년 당시 교보투자신탁운용을 완전자회사로 두고 있던 교보생명은 악사IM에 지분 절반을 양도해 JV를 설립했다. 2000년대 초반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 해외 금융사와의 JV 설립이 유행처럼 번지던 시기다. 해외진출에 유리하단 판단 하에 이뤄진 결정이었으나, 이제 국내에 남은 JV는 NH-아문디자산운용과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유일하다.
교보악사자산운용 내에서 변경되는 파트너에 대한 '호불호'가 감지되지는 않는다. 모두 프랑스 금융사이기 때문에 파트너로서의 큰 차이는 없다는 분위기다. 대주주인 교보생명의 의사에 달렸으나, 아직까지는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프랑스 내에서 인수 승인이 난 것이 아니므로 주주간 대화를 본격적으로 진행하지 않은 상태"라며 "6월 말 승인이 난다면 하반기에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홀로서기를 희망하고 있는 분위기다. 다수의 운용사가 JV에서 로컬로 전환한 이유와 동일하게 '양사가 낼 수 있는 시너지'에 한계를 인식한 것으로 파악된다. 교보생명이 지분 50% 인수에 나설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신한금융지주가 신한BNP자산운용에 대한 BNP파리바의 지분 35%를 인수할 때에도 상당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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