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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하나증권 재무 사령탑 기조 변화, 만기 안정화 '고삐'공모채 발행 한도 크게 늘려…CP 차환 드라이브 '가속'

권순철 기자공개 2025-03-14 08:56:24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1일 15시3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증권의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동식 상무가 재무 전략에 변화를 줬다. 전임 CFO가 연간 공모 회사채 발행 한도를 5000억원으로 잡았던 반면 김 상무 체제에서는 9000억원까지 확대되며 예년 대비 높은 활용도를 예고했다.

그 동안 기업어음(CP)을 차환하고자 공모채 카드를 꺼내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만기 구조를 장기화하는 데 고삐를 쥐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최근에도 공모채로 조달한 3900억원 전액을 CP 차환에 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전과 결이 다른 스탠스를 예고했다.

◇공모채 발행 한도 '확대'…CP 차환 '고삐'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 하나증권 이사회는 2025년도 연간 사채 발행 안건을 결의했다. 원화 공모채 발행 한도는 9000억원, 원화 후순위채 발행 한도는 4000억원으로 설정한다는 게 골자였다. 다만 신종자본증권 등과 같은 채권의 발행은 필요 시 별도로 부의할 것을 명시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공모채 발행 한도에 있다. 하나증권은 연초 공모채 발행 상한선을 통상 5000억원 내외에서 결정해왔다. 2022년 이사회 결의 당시 7000억원을 승인한 적은 있지만 근래 몇 년 동안 9000억원 이상을 허가한 전력은 없었다. 후순위채 발행 한도가 예년과 비슷했던 수준에서 결정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였다.

대다수 증권사가 공모채를 CP 차환 용도로 활용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차입 만기를 장기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물론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서 발행이 이뤄지기 때문에 한도가 소진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전임 CFO들 대비 한도를 높게 잡았다는 건 이전과 결이 다른 스탠스를 취하겠다는 의중으로도 해석된다.


우호적인 발행 환경은 긍정적인 시그널로 여겨진다. 하나증권은 지난 6일 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고자 개시한 수요예측에서 1조1300억원의 수요를 확인했다. 2년물은 -9bp, 3년물은 -12bp에 모집액을 채웠는데, 이 하우스가 근 5년 동안 조단위 오버부킹과 언더금리를 동시에 기록한 적은 지난해 11월이 유일했다.

만기 안정화 작업도 공격적으로 이뤄졌다. 하나증권은 조달 규모를 3900억원으로 확대해 전액 CP 차환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4000억원까지 증액한 적이 있지만 녹색사업 투자재원으로 2300억원이 쓰여 CP 차환에는 1700억원만이 사용됐다. 최근 5년 동안 단일 발행에서 가장 많은 금액이 CP 차환에 투입된 것이다.


◇실적 반등 호재…공모채 드라이브 '가속'

아직 51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할 여력이 남아 있기 때문에 추가 조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나증권은 올해 12월까지 3조4562억원의 채무증권 만기를 맞이한다. 이 가운데 CP 발행총액이 약 2조3620억원으로 전체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론적으로는 CP 총량의 약 20%를 공모채로 차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공모채 발행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건 실적 회복과 긴밀히 연관돼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월 4일 하나금융지주는 자회사 하나증권이 2024년 연결 기준 1420억원의 영업이익과 함께 223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3년도 각각 3667억의 적자, 28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발군의 성과를 낸 것이다.

수익성 개선은 크레딧 회복과도 맞닿아 있는 이슈로 꼽힌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4월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나신평은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5% 이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면 '안정적' 복귀를 검토한다고 밝혔는데,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ROA는 0.6%로 나타났다.

공모채 외에도 후순위채 역시 CP 차환에 힘을 실을 수 있다. 지난해 8월에도 2500억원 규모의 CP를 후순위채로 차환함과 동시에 순자본비율(NCR)을 종전 1271%에서 1458%로 끌어올린 바 있다. 이번에도 발행 한도를 4000억원으로 잡은 만큼 연내 최소 한 차례 발행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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