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사재출연 임팩트]'회심의 카드' 꺼낸 김병주 회장, 역사 속 사례와 결과는①해외 PE, 대부분 기부 목적…국내선 회생 기업 오너들 적극 '활용'
남준우 기자공개 2025-03-20 07:56:26
[편집자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해 '사재출연' 카드를 꺼냈다. PEF 운용사 회장이 내린 전례없는 결단에 자본시장도 그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덕성과 신뢰 회복 측면에서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다만 사재로 손실을 메운다는 점에서 자본주의 논리에 어긋난다는 반응도 있다. 더벨에서 이번 홈플러스 사재출연을 두고 시장에서 진행되는 논의들을 다뤄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10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사재출연을 결단했다. 주요 투자자들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김 회장이 꺼낸 회심의 카드라는 평가다. 다만 자본시장의 첨병이라고 할 수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회장이 내린 결단에 시장 의견은 분분하다.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해외에서 PEF 운용사 CEO가 사재출연을 한 경우는 대게 기부 등과 관련이 있다. 국내에서는 기업 오너들이 주로 회생 과정에서 곤경에 처한 회사를 살리기 위해 실시해왔다.
◇블랙스톤 CEO, MIT·옥스퍼드 등에 기부
사재출연(Capital Contribution)은 개인이 자신의 사적 재산을 사회적 목적이나 특정 기업, 단체의 운영을 위해 내놓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 오너가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 자산을 투입하는 것이나 개인이 공익을 위해 기부하는 것 등을 아우른다.
최근 김 회장이 이를 언급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 회장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기업 회생 사태로 사면초가에 몰린 가운데 사재출연이라는 선택지를 내밀었다. 아직 정확한 금액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PEF 운용사의 회장이 피투자사의 재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사재를 투입하는 건 국내를 포함해 해외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 단기 채권 관련 ‘사기 발행’ 논란과 더불어 MBK 본사에 대한 세무조사까지 실시되자 김 회장도 회심의 카드를 꺼냈다는 평가다.
다만 실제로 가능할 지 여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해외에서도 이번과 비슷하거나 같은 사례는 찾기가 힘들다. 해외에서 PEF 운용사 대표 혹은 회장이 사재출연을 한 경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대게 기부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블랙스톤 창업자이자 CEO인 스티븐 슈워츠먼이 2019년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에 3억5000만 달러를, 옥스퍼드 대학교에 1억5000만 파운드를 기부했다.
◇국내선 동부·현대·금호아시아나그룹 '대표적'

국내에서는 기업 오너들이 사재출연을 한 경우는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 인수 등 무리한 확장으로 재무적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그룹의 주요 계열사였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당시 박 회장은 2009년, 2012년, 2015년 등 세 차례에 걸쳐서 사재출연을 단행했다. 2012년에는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매각하는 등 개인 자산을 활용해 220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리한 M&A와 과도한 차입으로 견딜 체력이 없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19년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해체됐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례도 있다. 한때 주력 계열사였던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16년 현 회장과 모친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이 총 300억원 상당의 사재를 출연해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불황으로 경영 정상화가 힘들어지자, 결국 2016년 현대상선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 관리 아래 구조조정에 들어간 후 현대그룹에서 분리됐다. 이후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도 DB하이텍과 동부메탈 정상화를 위해 2008년 약 35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한 적이 있다. 이후 DB하이텍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살아났다. 다만 이 과정에서 동부대우전자, 동부건설 등 주요 계열사들의 매각이 수반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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