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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대미투자 31조]정의선-트럼프 '31조 세리머니' 키맨 성김 사장⑤정의선 회장 직접 영입한 외교전문가, 트럼프 행정부 네트워크 기반 협상 이끌어

고설봉 기자공개 2025-03-26 08:15:42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이 미국발 관세전쟁 해법을 찾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한 ‘made in USA’로 문제를 풀어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총 210억달러를 투자한다. 완성차와 철강 등 제조업은 물론 자율주행과 로봇 등 신기술 산업 생태계를 미국에 구현한다.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이후 한국 기업 가운데 첫 번째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현대차그룹의 투자 내역과 중장기 미국시장 성장 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5일 14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31조원 투자계획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밀한 협의와 의견 조율 끝에 이뤄진 행사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공동발표 형식으로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그 무게감과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평가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것은 현대차그룹 대외협력팀이다.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을 중심으로 대외협력팀은 그동안 물밑에서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과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제 설정과 발표 방식 등을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 협의하며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

◇정의선 회장, 트럼프 대통령과 공동으로 투자계획 발표

정의선 회장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지만 행사의 위상과 규모에 비해 현대차그룹의 부담은 실상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계획하고 있던 중장기 투자를 이번에 한번에 모아 발표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던 투자 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기존 투자 예정액 대비 규모를 일부 키운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이번 투자계획 발표를 위해 별도로 추가된 투자 건은 많지 않다. 소재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현대제철 제철소 건설,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 투자도 기존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투자 기간도 31조원을 4년에 걸쳐 집행하는 만큼 이례적인 상황도 아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투자계획 발표회를 연 것은 현대차그룹의 대외협력의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대외협력 역량을 강화하며 미국발 생크션(Sanction) 리스크에 대응해 왔다.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회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성김 현대차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하고 있다. *출처=백악관 유튜브 중계영상 캡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슬로건으로 제조업 부흥을 공략으로 내걸었다. 미국 내 제조업 생태계가 무너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다국적 글로벌 기업들을 압박했다. 글로벌 기업들에 부과된 과제는 간단했다. 해외 여러 곳에 산개해 있는 제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국적 기업들은 앞다퉈 미국 내 투자를 늘리고 공장을 지으면서 트럼프 리스크에 대응했다. 속도와 규모의 차이는 있었지만 글로벌 제조업체들 대다수가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미국 투자를 검토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미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미국 정부와 협상을 펼치며 투자를 집행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 모두 미국발 리스크를 잠재우기 위해 보폭을 확대해왔다.

이 가운데서도 현대차그룹의 움직임이 가장 기민하고 명확했다. 현대차그룹은 한국계 기업 중에서는 가장 먼저 미국 투자발표 행사를 열며 성공적으로 리스크를 해소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공동발표 형식을 위하면서 미국 내 브랜드 인지도도 한층 끌어올리는 등 다각도로 유리한 입지를 구축했다.

◇현대차그룹 대외협력팀의 성과…중심엔 성김 사장

정의선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투자계획을 발표할 수있었던 배경엔 현대차그룹 대외협력팀의 노력이 있었다. 특히 대외협력 조직을 이끌고 있는 성김 사장은 이번 발표회가 성사될 수 있도록 미국측 인사들을 설득했다.

특히 김 사장은 트럼프 대통령과도 친분이 두터운 인물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열린 발표회장에 들어서던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먼저 김 사장과 눈인사를 나눈뒤 행사를 시작했다.

김 사장은 정 회장이 트럼프 시대를 대비해 영입한 외부인재다. 지난해 초 고문으로 위촉한 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앞두고 사장으로 발탁해 대외협력 총괄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트럼프 대통령 1기 체제에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권역에서 활동한 미국 외교 관료 출신의 최고 전문가다. 동아시아 및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정통하다는 평가다. 부시 행정부부터 오바마·트럼프·바이든 정부에 이르기까지 여러 핵심 요직을 맡아 왔다.

그는 2018년 북미 대화 과정에 깊이 관여하며 미국의 ‘북핵통’으로 전문성을 인정 받았다. 당시 김 사장은 ‘경력공사(Career Minister)’로서 한국대사와 6자회담 수석대표, 한국과장, 대북정책특별대표, 동아태 부차관보 등을 지냈다.

김 사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미국 내 네트워크를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과 접점을 형성했다.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과 정 회장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미국에서 대외협력 활동에 집중했다.

올해 초엔 현대차그룹이 후원하는 골프대회를 매개로 정 회장과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간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정 회장이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과 직접 접촉해 톱다운 방식으로 실타래를 풀어가려는 의도였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계획 발표회를 위해 성김 사장은 물밑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 접촉해 의제와 발표 방식 등을 조율하며 준비해왔다”라며 “성김 사장이 대외협력 총괄로 국내는 물론 미국 등 글로벌 대외협력을 총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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