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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한화에너지 성장 비결, 비상장사 저가인수 '20번'⑬20년에 걸친 중장기 프로젝트…군장·여수열병합발전 인수로 '급성장'

고설봉 기자공개 2025-03-27 07:50:42

[편집자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으로 경영권을 양도하는 작업이 본격화했다. 그룹사 사업부문을 나누고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승계 재원 마련의 핵심 키로 여겨지던 한화에너지 IPO도 개시됐다. 정부와 규제 당국, 시장 관계자, 공급망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더벨은 한화그룹 승계전략을 분석하고 각 과정에서 풀어내야할 과제와 리스크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4일 15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번의 지분취득. 한화에너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한화그룹의 노력은 2000년대 초반 꾸준히 진행됐다. 그룹 내 다양한 사업영역을 분할해 한화에너지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솔루션 등 여러 계열사가 동원됐다. 각 계열사는 분할을 추진한 뒤 떼어낸 법인을 한화에너지에 일부 할인해 매각했다.

자산 규모가 작고 실적이 미미했던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지원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군장열병합발전과 여수열병합발전을 품으며 종합에너지 기업으로서 발돋움했다. 이 거래 이후 한화에너지는 SI업체에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변신했다. 이후 꾸준히 에너지 사업을 확장하며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할 수 있게 됐다.

◇IT 회사에서 에너지 회사로 '탈바꿈'…계열사 지분 할인 취득

한화에너지의 전신인 한화에스앤씨는 2001년 3월 29일 설립됐다. 네트워크 구축 및 컨설팅서비스,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정보처리기술 등 서비스를 영위했다. 한화그룹 계열사 물량을 수주해 사업을 영위하는 형태로 초기 내부거래를 통해 시장에 안착했다.

성장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은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것이었다. 한화그룹 계열사가 발주한 시스템통합(SI) 물량을 기반으로 외형을 키우고 다시 그 자금으로 계열사들을 인수하며 체급을 불려나갔다.

한화에너지는 다양한 계열사 지분을 일부 인수해 우선 자회사로 둔 뒤 최종적으로 흡수합병하며 성장했다. 대부분 거래는 비상장 법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화에너지는 거의 모든 거래에서 순자산가치의 20% 가량을 할인받았다.

가장 처음 인수한 계열사는 한컴이다. 한컴은 한화그룹 계열사로 종합광고대행업을 영위했다. 광고대행업 역시 내부거래가 많은 대표적 계열사다. 한화에너지는 2005년 8월 한화개발로부터 한컴 지분 57.14%를 14억4000만원에 장외거래로 취득했다.

한화에너지는 비교적 낮은 가격에 한컴을 인수했다. 인수 당시 한컴의 주당순자산은 2만2545원이었지만 한화에너지는 20% 가량 할인받은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했다.

이어 그해 12월 한컴은 기존 주주였던 한화국토개발과 한화폴리드리머 등 한화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주당 1만3530원에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감자에 따라 한화국토개발과 한화폴리드리머는 최초 투자금 대비 손실을 봤다.

한화그룹 SI 사업과 광고대행업을 인수합병한 뒤 한화에너지는 본격적으로 에너지사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2007년 말 산업은행과 당진시과 공동 출자해 당진군 송악면 일원에 첨단복합도시 조성을 위해 '당진테크노폴리스'를 설립했다.

한화에너지는 자본금 50억원 가운데 40억원을 출자하면 지분 80%를 확보했다. 2007년 말 기준 한화에너지의 자본금은 60억으로 자기자본의 66.7%를 이 사업에 투자한 것이다.

이어 한화에너지는 2007년 12월 군장열병합발전(한화종합에너지)의 출자에도 참여했다. 한화에너지가 84억원을 출자해 지분 70%를 확보했고 나머지 30%는 발전소 건설에 뛰어든 한화건설이 가져갔다.

한화에너지는 2008년 10월 한화건설로부터 군장열병합발전 지분 30%를 117억원에 인수하며 지분율을 100%로 끌어올렸다. 앞선 방식과 마찬가지로 한화에너지는 계열사 지분을 할인받아 인수했다. 당시 군장열병합발전의 주당순자산 가격은 1만9047원이었지만 한화에너지는 15% 가량 할인받은 주당 1만6182원에 인수했다.


◇한화솔루션이 떼어낸 발전회사…한화에너지 출범 토대

SI와 광고대행업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한화에너지는 군장열병합발전 지분 취득 이후 사업모델을 크게 바꾼다. 발전업을 중심으로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 하려는 포석이었다. 사명도 기존 한화에스앤씨에서 에이치솔루션으로 바꿨다.

에너지사업 진출 역시 첫 시작은 한화그룹의 지원을 받는 것이었다. 한화솔루션(옛 한화에너지)은 2006년 12월 18일 여수열병합발전 건설을 추진한다. 추진 당시 사업비는 3506억원으로 한화솔루션의 자기자본 대비 21.5%에 달하는 큰 금액이었다. 사업기간은 2006년 12월부터~2009년 11월월까지였다.

그러나 한화솔루션은 초기 투자금 집행 이후 돌연 여수열병합발전을 분할했다. 물적분할 방법으로 한화솔루션이 여수발전을 100% 소유하는 자회사 형태로 뒀다. 분할 후 여수열병합발전은 상장사였던 한화솔루션과 다르게 비상장사로 남았다.

이후 한화솔루션은 여수열병합발전의 지분 49%를 2008년 7월 11일 한화에너지의 100% 자회사였던 군장열병합발전에 매각한다. 매각가는 약 113억원이었다. 당시 한화솔루션이 회계상 책정한 여수열병합발전의 순자산가액은 193억원이었다.

그러나 한화솔루션이 여수열병합발전을 매각한 뒤 여수열병합발전의 가치는 6개월 만에 급격히 상승한다. 2008년 말 여수열병합발전의 지분 51%의 순자산가치가 250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여수열병합발전의 지분가치가 일시적으로 낮아진 시점에 절반 이하 가격으로 매각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또 한화솔루션은 손실보증약정도 체결하며 한화에너지의 발전사업 진출을 지원했다. 한화솔루션은 여수열병합발전 주식양도와 관련해 주식양도일부터 일정기간 동안 발생하는 특정 손실에 대해 양수인(한화에너지)에게 한화개발 등 기타주주와 연대해 500억원을 한도로 배상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비상장사간 지분거래로 과거 거래 당시 회계기준 등과 실제 계열사 가치를 평가해 거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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