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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성과 평가]KG그룹 주요 계열사 지배구조 허점…밸류업 효과 무색KG케미칼·KG스틸 오너 일가 이사회 영향력, 순환출자·상호출자 등 도마

이돈섭 기자공개 2025-04-21 08:25:27

[편집자주]

정부가 기업 밸류업 정책을 발표한 후 어느덧 해가 바뀌었다. 그간 모두 125개의 기업이 가치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이른바 '단타'가 만연한 국내 증시의 관행을 벗어나, 기업은 원활한 자금조달을 토대로 성장하고 국민은 그 성과를 향유해 재투자하는 선순환적 자본시장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해묵은 숙제를 풀려면 제도 수립만큼이나 기업 스스로의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밸류업 계획을 내걸었던 기업들은 지난 한 해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더벨 SR(Search & Research)본부가 밸류업 계획을 밝힌 기업들을 전수 조사해 자체 평가를 실시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6일 08시2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G그룹의 KG케미칼과 KG스틸의 지배구조 등급이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밸류업 평가 점수가 크게 감소했다. 오너 일가가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사회 독립성을 저해하고 있는 점과 그룹 계열사 간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 구조로 거버넌스 투명성이 낮은 점 등이 지배구조 저평가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THE CFO는 지난 달 31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코스피·코스닥 기업 125개 사를 조사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ROE 증분(△ROE) △PBR 증분(△PBR) △지배구조 등급 (한국ESG기준원) 등 총 6개 요소를 기준으로 점수를 책정했으며 각 항목 당 만점은 20점(총점 120점)으로 책정했다.

지배구조 항목의 경우 한국ESG기준원이 지난해 10월 책정한 등급을 활용했다. A+를 20점 만점 기준으로 등급이 한 단계씩 낮아질 수록 4점씩 차등을 뒀다. A등급이 16점, B등급이 12점, B등급이 8점 C등급이 4점, D등급은 0점인 식이다. 지배구조 등급 책정 시기 기준 상장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기업의 경우 지배구조 등급이 존재하지 않는다.

눈에 띄는 점은 KG그룹 코스피 상장 계열사인 KG케미칼과 KG스틸이 거버넌스 점수가 최하 수준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한국ESG기준원이 매긴 KG케미칼과 KG스틸의 지배구조 등급은 각각 C. 밸류업 공시 코스피 상장사 103곳 중 지배구조가 C 등급 이하인 기업은 KG그룹 두 계열사를 비롯해 한미약품과 파라다이스, DB하이텍 등 5곳이다.

KG케미칼의 지배구조 등급은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이사회 구성이다. 2023년 말 기준 KG케미칼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 등 4명의 등기이사로 꾸려져 있었다. 사내이사진에는 오너인 곽재선 회장과 곽 회장의 아들 곽정현 KG케미칼 대표가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자산 2조원 미만의 KG케미칼은 이사진의 25%를 사외이사로 채우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현행법 상 문제는 없지만, 오너일가가 이사회 경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진을 관리·감독하기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안건에 반대한다손 치더라도 안건 통과를 저지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점도 도마 위에 오른다.

곽정현 대표의 경우 그룹 내 과도한 겸직이 문제시되기도 했다. 곽 대표는 2023년 말 기준 KG케미칼 대표직뿐 아니라 KG스틸과 KG이니시스, KG에코솔루션, KG모빌리언스 등 KG그룹 내 계열사 9곳 등기이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곽 대표는 지난해 3월 KG케미칼 정기주총 이사 재선임 대상자였는데 출석 주주로부터 1.6%의 반대표를 받기도 했다.

곽정현 회장이 KG케미칼 지분 16.29%를 보유하고 있어 KG케미칼은 기본적으로 곽 회장 지배력 하에 있지만, KG케미칼 주요 주주 명단에 KG이니시스(1.65%)를 두고 있고 KG이니시스는 최대주주 명단에 KG케미칼(39.58%)을 올려놓고 있는 등 그룹 계열사가 순환출자와 상호출자로 복잡하게 연결돼 있는 점도 거버넌스 투명성을 해친다는 지적이다.

KG케미칼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98배 수준으로 밸류업 공시 비금융 코스피 상장사 83곳 중간 순위이고 최근 1년 주가순자산비율(PBR) 증감률도 5.37%로 무난한 수준이지만, 지배구조 점수가 종합 점수를 끌어내려 30.34점에 그쳤다. 밸류업 공시 비금융 콧피 상장사 83곳 중 종합 점수가 30점대인 곳은 총 10개 기업에 불과하다.

KG스틸의 경우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KG스틸의 경우 곽재선 회장이 미등기 임원에 이름을 올려놓고 10억원 안팎의 보수를 받기도 했다. 전체 이사회 구성을 보면 사외이사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외부 전문가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구조이지만, 곽정현 회장이 이사회 참여하고 있는 점은 이사회 독립성 차원에서 마이너스 요소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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