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엔지니어링은 지금]반세기 넘는 역사, 얽힌 지배구조는 숙제③2세 곽준상 부회장 최대주주 등극, 5~10%대 지분 보유 고위직 임원 다수 포진
신상윤 기자공개 2024-01-10 07:48:50
[편집자주]
올해 창립 67주년을 맞는 1세대 종합 엔지니어링 기업 '도화엔지니어링'이 세대교체 문을 열었다. 고령인 곽영필 회장이 최대주주 지분을 아들인 곽준상 부회장에게 상당 부분 증여하면서 지배구조 변화가 일어났다. 최대주주에 오른 곽 부회장은 경영자로서 도화엔지니어링 성장 동력 재발굴의 숙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 부친과 동업자이자 지배구조의 한축을 차지하고 있는 회장단과의 조화를 이루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더벨은 도화엔지니어링 지배구조 변화를 통해 현황과 미래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8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화엔지니어링 역사는 국내 토목 산업과 궤를 같이한다. 특히 물 산업과 도시, 교통 및 에너지 등에 특화된 엔지니어들은 더불어 살되 나눔은 같이한다는 '도화(都和)'라는 사명의 정체성을 구축하면서 다수의 대표이사가 경영하는 독특한 구조를 안착시켰다. 일례로 상하수도 분야 권위자인 곽영필 회장은 오너이자 경영자였지만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대표이사로 두고 의사결정을 함께했다.다만 이 과정에서 도화엔지니어링 지배구조는 다소 복잡하게 얽힌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곽 회장의 아들이자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곽준상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지배구조에도 이목이 쏠린다. 경영권 분쟁의 전례는 없었으나 곽 회장과 동고동락했던 1세대 원로 경영진과 동업자들이 적지 않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곽 부회장은 지난해 두 차례 걸쳐 부친 곽 회장 주식 400만주를 증여받아 도화엔지니어링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로써 1979년 곽 회장이 도화엔지니어링을 인수 후 지켰던 최대주주 자리는 약 45년 만에 2세에게 넘어갔다. 1973년생인 곽 부회장은 2015년 기타비상무이사로 도화엔지니어링 경영에 참여해 2017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명실상부 가업승계 절차를 밟고 있다.
곽 회장이 부친의 잔여 주식까지 모두 증여받으면 단일 주주로서 지분율은 2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친인척을 포함해 특수관계인들의 지분까지 더하면 도화엔지니어링 과반이 넘는 지배력을 확보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곽 회장 부자의 증여를 제외하면 다른 특수관계인 지분 변동은 없었다.
다만 일각에선 곽 부회장의 지배구조가 다소 불완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도화엔지니어링의 역사에서 비롯한 특수성에 기인한다. 1세대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으로 도화엔지니어링은 창업주와 현재 오너가 다른 인물이다. 국토교통부의 전신인 건설부 출신 고(故) 김해림 창업주가 도화엔지니어링의 전신을 설립 후 곽 회장에게 매각하면서 지배구조가 바뀌었다.
당시 곽 회장은 도화엔지니어링을 인수하면서 동료들과 손을 잡았다. 토목 산업의 특성상 분야별 전문 기술을 가진 다양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됐다. 이 과정에서 곽 회장과 도화엔지니어링를 함께 인수한 유재소 전 회장과 김영윤 회장 등이 사세를 키우는 데 기여도 했지만 지분을 공동 취득하며 지배력을 보완했다.
실제로 도화엔지니어링의 지배구조를 보면 곽 회장 일가를 비롯해 5% 이상의 주주들이 꽤 많은 편이다. 김영윤 회장의 경우 지분율 10.54%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이며, 유재소 전 회장도 아들과 함께 12.02%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 외 관계사 건화의 정조화 회장(6.61%) 등도 도화엔지니어링의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도화엔지니어링 사세 확대 과정에서 협업한 동반자들이자 주주로 그동안 경영권 분쟁은 없었다.
여기엔 도화엔지니어링이 고수하고 있던 각자 대표이사 경영 체제도 한몫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분야별 전문 기술 인재들이 임원과 경영진으로 승진하면서 사업본부를 견인하는 것이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경영진 반열까지 오르자 도화엔지니어링은 다수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꾸렸다. 실제로 도화엔지니어링은 3명 이상의 대표이사 체제가 오랜 기간 유지되는 가운데 많을 땐 대표이사만 5명인 경우도 있었다.
각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사내 문화와 함께 더불어 살되 나눔은 같이한다는 '도화'라는 사명이 투영된 독특한 경영 문화에서 비롯했다는 설명이다. 현재도 도화엔지니어링은 박승우 회장과 김영윤 회장, 곽 부회장, 김덕구 사장, 정수동 사장, 손영일 사장, 김용구 사장 등 7명의 사내이사가 이사회를 꾸리고 있는 가운데 대표이사만 4명이다.
문제는 이사회 내 가장 젊은 경영인이자 최대주주에 오른 곽 부회장이 지배력과 경영 능력을 독립적으로 행사할 수 있느냐다. 특히 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경영진이 부친과 인연이 깊은 데다 토목 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임원들인 만큼 향후 의사결정 과정에서 목소리를 충분히 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도화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임원이 많은 편"이라며 "곽 회장 등과도 좋은 관계를 이어가는 만큼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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