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ESS 이어 폐기물 확대, 해외 PMC 교두보 마련 ④수주 3조·이익률 7% '비전 2030' 목표, 사업 고도화 속 이사회 재무 전문가 부재 '눈길'
신상윤 기자공개 2024-01-11 10:26:33
[편집자주]
올해 창립 67주년을 맞는 1세대 종합 엔지니어링 기업 '도화엔지니어링'이 세대교체 문을 열었다. 고령인 곽영필 회장이 최대주주 지분을 아들인 곽준상 부회장에게 상당 부분 증여하면서 지배구조 변화가 일어났다. 최대주주에 오른 곽 부회장은 경영자로서 도화엔지니어링 성장 동력 재발굴의 숙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 부친과 동업자이자 지배구조의 한축을 차지하고 있는 회장단과의 조화를 이루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더벨은 도화엔지니어링 지배구조 변화를 통해 현황과 미래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도화엔지니어링이 2030년 '수주 3조원·영업이익률 7%' 비전을 목표로 경영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수주한 폴란드 철도 사업은 국내 SOC 시장을 넘어 글로벌 PMC 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예정이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오너 2세 시대 문을 연 만큼 다변화된 포트폴리오 속 구성원 간 '조화(調和)'를 이루는 일이 중요한 전략으로 떠올랐다.◇태양광·ESS 넘어 폐기물 확대, 포트폴리오 다변화 성과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화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2월 말 케이이에스환경개발(KES환경개발)과 '화성 석포리 폐기물최종처분시설 조성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 석포리 소재 일반폐기물 최종 처분 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계약 금액은 526억원에 달하며, 공사 기간은 오는 2026년 12월 말까지다.
같은 날 도화엔지니어링은 KES환경개발과 해당 폐기물 최종 처분 시설에 대한 관리 운영 위탁 계약도 체결했다. 오는 10월부터 2035년 10월까지 11년간 이 시설을 관리 및 운영하는 내용이 골자다. 계약 금액은 470억원에 달해, 적게는 연간 40억원이 넘는 매출을 안정적으로 인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화엔지니어링은 폐기물 사업을 별도 매출로 분류하지 않는다. 다만 2017년 5월 '경주 안강 산업폐기물 소각·발전·건조시설 공사'와 2020년 '울산 자원순환 그린에너지' EPC 및 O&M 사업 등에 이어 포트폴리오를 쌓고 있다.
국내 1세대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인 도화엔지니어링의 강점은 단연 국내 SOC 사업의 설계 능력이다. 이를 기반으로 도화엔지니어링은 폐기물을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EPC 중심에서 관련 시설의 운영과 관리 등으로 매출 극대화를 꾀하는 전략이다.
폐기물 분야 매출을 분리하고 있진 않지만 전력 판매나 ESS 등의 신규 사업들은 별도로 인식한다. 전력 판매와 ESS 매출은 각각 2017년과 2022년부터 구분해 공개하고 있다. 도화엔지니어링은 폐기물 분야도 일정 수준 성장한다면 분리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변화는 기존 '설계'라는 큰 틀에서만 공개됐던 매출 유형이 다각화된 데 기인한다.
◇폴란드 철도 수주, 글로벌 교두보 마련…비전 2030 달성 목표
사업다각화는 글로벌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국내 SOC 분야에 집중했던 역량을 EPC 앞단의 사업계획과 타당성 검토 등을 포함한 PMC로 넓혔다. PMC란 발주처를 대신해 사업성 평가와 기본 설계까지 포함하는 사업으로 해외에서 일반적으로 진행된다. EPC 사업보단 수주 규모나 수익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큰 편으로 평가된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2019년 10월 페루 친체로 신공항 PMC 사업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도화엔지니어링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폴란드 신공항과 거점 도시들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 사업도 수주했다. 수주 금액은 335억원 규모로 많진 않지만 유럽 시장 진출에 의미가 깊은 계약이다. 도화엔지니어링은 폴란드 지사도 설립해 유럽 내 다른 국가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사업군 다변화는 도화엔지니어링의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전략 중 하나다. 2021년 선포된 비전 2030은 수주 3조원과 영업이익률 7%, ENR 순위 30위 등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수주잔고는 1조8000억원 규모다. 수주잔고 40% 수준이 해외 시장인 만큼 이를 확대해 3조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미국 엔지니어링 전문매체 'ENR(Engineeing News Record)'에서 집계하는 순위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2022년 60위에서 2023년 69위로 하락한 순위를 2030년까지 30위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그 외 현재 2%대까지 낮아진 영업이익률도 7%대로 개선할 계획이다. PMC 등 수익성 높은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는 배경이다.
◇박승우 회장 신년사 '조화' 강조, 엔지니어 중심 이사회 눈길
비전 2030을 준비하는 도화엔지니어링의 고민은 올해 초 박승우 대표이사 회장이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드러난다. 박 회장은 "선배 엔지니어와 영(Young) 엔지니어의 조화가 중요하다"며 "디지털화와 소통 문화를 정착시켜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맞이하자"고 강조했다. 반세기가 넘으면서 임직원 수가 2600명을 웃돌자 사업과 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오너 2세인 곽준상 대표이사 부회장이 단일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박 회장을 비롯해 1세대 원로 경영진들이 전면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도화엔지니어링도 곽 부회장 등 새로운 얼굴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경영진의 변화도 관측된다.
여기에 사업군이 다각화되면서 엔지니어뿐 아니라 운영 및 관리 측면에서도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영업이익률 7%대 등 재무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이사회 내 재무전문가의 합류 필요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도화엔지니어링은 최근 5년 사이 처음으로 부채비율 100%를 넘어섰다. 2019년 말 61.8%였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95.5%를 기록한 뒤 지난해 3분기 말 103.1%까지 증가했다.
이와 관련 이사회 내 사내 재무 및 회계 전문가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김영근 재무전략실장이 내부회계관리자를 겸하고 있지만 이사회 구성원은 아니다. 박 회장과 곽 부회장 등의 사내이사는 대부분 공학도이며 재무 및 회계 전문가는 사외이사로 보완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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