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SK브로드밴드 품은 SKT, '조력자' 나선 외국계 증권사모건스탠리·BoA 주관…4000억 실탄 확보 기여
권순철 기자공개 2025-05-19 08:04:5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14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외국계 증권사들이 조력자로 전면에 나섰다. 앞서 SK텔레콤은 카카오 보유 주식을 시간외매매(블록딜)로 매각해 약 4000억원의 실탄을 장전했는데 이 과정에서 외국계 IB들이 파트너를 자처했다.SK텔레콤이 외국계를 선임하는 기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포스코홀딩스 지분을 처분할 때에도 모건스탠리와 호흡을 맞춘 전력이 있다. 사이즈가 큰 블록딜의 경우 보안과 비밀 유지가 중요한데 이 분야에서 평판이 확고한 외국계 하우스를 선호할 유인이 크다는 게 일반적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전일(14일) 공시를 통해 SK텔레콤의 보유 지분율이 74.38%에서 99.14%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태광그룹과 미래에셋그룹이 들고 있던 SK브로드밴드 지분 24%를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서 SK브로드밴드가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것이다.
SK텔레콤은 앞서 4월 25일 카카오 보유 지분 1081만8510주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했다고 발표했다. 전일(4월 24일) 종가(3만9450원) 대비 7.4% 할인된 가격에서 거래가 이뤄져 약 3952억원이 유입됐다. 회사 측은 미래 성장 투자 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이 목적이라 밝혔지만 SK브로드밴드 지분 매입 대금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조달 파트너를 자처한 이들은 외국계 증권사들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가 대표 주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공동 주관사로 역할을 수행했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부터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서는 보합세로 전환됐다. 주관사 입장에선 세일즈에 나서기 최악의 환경은 아니었던 셈이다.
SK텔레콤이 외국계 하우스들과 발을 맞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과거 2012년 포스코홀딩스 지분 1.42%를 블록딜로 처분하며 2710억원을 마련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모간스탠리를 단독으로 선임했는데 그때의 인연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듯한 모양새다.
지분 매도자가 대규모 블록딜을 추진할 때 외국계 증권사들을 파트너로 기용하는 건 이례적인 행보라 할 수 없다. 사이즈를 감안해 해외 기관들의 수요에 일부 의존해야 하는데 국내 증권사들보다 외국계 IB의 네트워크가 단연 앞선다. 더불어 정보 유출로 주가가 급락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선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역시 외국계 하우스의 강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올해 블록딜 실적이 전무했던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로서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10월 베인캐피탈이 휴젤의 지분 4.30%를 처분하던 당시 1485억원의 거래액을 주관했지만 올해는 잠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2024년 4월 UBS, JP모간과 함께 SK스퀘어의 크래프톤 지분 매각을 주관했던 게 마지막 레코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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