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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 넘게 찾아가니까 840억원 맡기시던데요” [VVIP PB센터 분석]현주미 신한PWM 압구정센터장

이상균 기자공개 2013-09-26 10:39:21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7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주미 신한PWM 압구정센터장(사진)은 1987년 신한금융투자의 전신인 쌍용투자증권에서 사회의 첫발을 내딛었다. 처음으로 발령받은 곳은 현재 논현동에 위치한 강남지점. 쌍용투자증권이 전국 최대 점포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만든 곳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들어서 근무 직원만 100명이 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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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만 해도 주식영업 업무는 무조건 남자직원에게만 맡기던 시절이었다. 이런 시기에 쌍용투자증권은 파격적으로 신입직원 64명 중 13명의 여직원을 채용했다. 이중 8명의 여직원이 강남지점에서 근무했다.

현 센터장도 그 중 한명이었다. 현 센터장은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강남지점의 수탁고가 전국 1위를 기록했다"며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주식시장이 워낙 좋아 월급의 1300%를 보너스로 받을 정도로 영업이 잘됐다"고 회고했다.

7년간의 강남지점 생활을 마치고 현 센터장은 삼풍지점에서 8년을 근무했다. 이후 2년간의 압구정 로얄지점 생활을 거쳐 2004년에 송파지점 지점장으로 부임했다. 입사 17년 만에 맡은 지점장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는 "영업직원과 달리 지점장은 역할도 달라지고 조직의 리더로서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과거 영업직원 시절의 어려움과 애로사항도 잊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VVIP PB센터장으로서 까다로운 고액자산가들의 입맛을 맞추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 센터장은 "신한PWM 압구정센터의 은행 고객 중에는 대여금고의 위치를 놓고도 개인별로 성향이 천양지차"라며 "어떤 고객은 문에 가까운 곳은 도둑이 잘들 수 있어 싫다고 하고 창가는 사고의 위험성이 높아 싫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액자산가의 이런 다양한 니즈(needs)를 살펴줄 수 있는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직장생활 26년째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미모였다. 그런 그가 전쟁같은 PB업계를 떠나 본사에서 근무한건 고작 1년에 불과하다. 현 센터장은 "나 스스로도 지점에서 영업하는 게 편하다고 생각한다"며 "2010년 본사의 WM부서에서 일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보직변경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25년의 지점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를 소개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현 센터장은 송파지점장 시절을 떠올렸다.

"송파지점에서 일하던 시절, 모증권사의 고객 중 840억 원 규모의 자산을 가진 분이 있었다. 나이가 80이 넘었는데 젊은 시절 군납사업을 하다가 현금 대부분을 주식에 투자한 분이었다. 대부분 대기업에 투자됐는데 보유기간이 20년이 넘을 정도로 장기투자자였다. 수익률이 상당했다. 그런데 겉모습은 수백억 원대의 자산가가 연상되지 않을 정도로 검소했다. 자가 차량도 없었고 수십 년 된 낡은 식기에 인테리어도 특별한 게 없었다.

성격도 강직해서 자신의 재산은 한 푼도 자식들에게 증여하지 않았다. 절세에도 관심이 없어 나중에 돌아가시고 난 후에 자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납부했을 정도다. 그분을 고객으로 영입하기 위해 100번도 넘게 만났다. 집에도 수십 번 찾아가고 점심 식사도 여러 번 사드렸다. 그런 정성 덕분에 마음이 움직이면서 결국 1년 만에 우리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었다."

사실 현 센터장은 압구정 센터장으로 부임하기 이전에도 VVIP PB센터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2007년 11월부터 2년간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강남 명품 PB센터에서 근무했다. 당시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의욕적으로 밀어부친 WM사업이지만 강남에 이어 강북에도 명품PB센터를 연다는 계획은 끝내 빛을 보지 못했다.

현 센터장은 "강남 명품PB센터의 자산규모가 1조2000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영업은 잘 됐지만 브로커리지 영업이 잘 되는 상황에서 굳이 WM사업에 나설 이유가 있느냐는 내부 반응이 많았다"며 "단기성과를 위주로 CEO를 평가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도 사업이 중도에 좌초된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업 방향은 잘 잡았지만 너무 시대를 앞서간 것이 실패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 센터장은 투자 유망 국가로는 유럽과 중국을 꼽았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의 가세로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과 중국의 경기 회복으로 국내 조선, 화학, 철강 종목의 상승이 예상된다"며 "위안화 절상 DLS와 유럽증시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 투자도 고려할만하다"고 말했다.


◆현주미 신한PWM 압구정센터장

△쌍용투자증권 입사 1987년
△쌍용투자증권 강남지점 근무 1987~1994년
△굿모닝증권 삼풍지점 근무 1994~2002년
△굿모닝신한증권 압구정 로얄지점 근무 2002~2004년
△굿모닝신한증권 송파지점장 2004~2007년
△굿모닝신한증권 명품PB 강남센터장 2007~2009년
△신한금융투자 WM부 2009~2010년
△신한PWM 압구정센터장 2011~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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