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고의 '그늘' [Company Watch]재고자산회전율 4년새 1/3 쪼그라들어...회전일수는 동종 업계 최고 수준
신수아 기자공개 2014-12-11 06:59: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09일 1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직매입한 PB상품 부담때문일까. CJ오쇼핑의 재고자산회전율이 악화되고 있다.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해 왔던 PB전략이 결국 재고부담만 가중시켰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의 재고자산회전율은 4년 사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말 기준 재고자산회전율은 63.62. 그러나 지난해 말 재고자산 회전율은 20.99로 3분의 1가량 낮아졌다.
올 3분기말 기준으로 계산한 재고자산회전율은 22.75. 올해 PB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수차례 풀어 부담을 털어내려 애썼으나, 회전율은 예년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재고자산회전율이란 창고에 쌓인 재고가 얼마나 빨리 당좌자산(현금이나 시간의 경과에 따라 현금화되는 자산)으로 변하느냐를 가늠하는 기준이다. 쉽게 설명해 재고자산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재고가 창고에 쌓이기 무섭게 판매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재고자산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매출이 부진해 창고에 오랫동안 재고품이 쌓여 있다는 의미다.
CJ오쇼핑은 유통업체로 제품의 재고부담을 짊어져야 하는 제조업과는 성격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체는 원재료 부담이 가중되고 소비경기가 악화되어 판매가 부진하면 '제품(회사가 직접 제조·생산한 물건)'의 재고 부담이 가중되어 회전율이 악화된다.
하지만 유통업체인 CJ오쇼핑의 경우 지난 4년간 재고자산 항목가운데 상품의 재고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모습이다. 회계 계정상 상품은 매입해서 파는 물건을 일컫는다. 즉 PB상품 등 완전매입했던 물건의 판매가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재고로 쌓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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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 관계자는 "2011년부터 PB상품 부문을 전략적으로 키우며 다양한 브랜드를 개발하기도 했고, 패션 범주를 벗어나 생활용품·건강기능식품·화장품 등의 카테고리로 개척했다"며 "직매입을 통해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다 보니 일부 재고자산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의 회전기간 역시 급등했다. 재고자산회전기간은 재고품이 어느 정도 시간동안 기업의 수중에 머물러 있는 지를 기간으로 환산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제품이나 상품이 얼마나 잘 팔리고 있는지, 자산이 얼마나 능률적으로 회전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재조자산회전율은 수치가 낮을 수록 재고자산 부담이 큰 상황을 나타낸다면, 재고자산회전기간은 반대로 일수가 클 수록 재고자산 부담이 크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2010년 말 5.74일이었던 CJ오쇼핑의 재고자산회전기간은 지난해 말 17.39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쟁업체 GS홈쇼핑의 재고자산회전기간이 6일에서 최대 13일, 현대홈쇼핑의 경우 0.5일에서 최대 3.7일인 점을 감안하면 동종 업계 최대치인 셈이다.
관련 업계는 그동안 추진해 왔던 PB상품 전략이 재고자산의 부담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유통업체인 CJ오쇼핑이 회계상 매출 증대를 위해 완전 직매입 구조로 브랜드 개발에 나서며 재고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이 PB상품의 재료부터 브랜드 네임까지 직접 붙일 정도로 PB상품의 기획에서부터 출시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했다"며 "실제 PB상품 덕분에 CJ오쇼핑은 2011년 매출액에서 GS홈쇼핑을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익성이 뛰어난 패션·의류 중심으로 초기 PB상품 전략을 추진했고, 라이센싱 브랜드나 콜라보레이션 작업 등을 폭넓게 확대했다.
직매입을 할 경우 상품 판매 총액을 회계상 매출로 잡을 수 있어 매출과 이익이 일시적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있으나 판매효율이 떨어질 경우 이는 역으로 재고 부담으로 남게 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PB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공급하는 방송이 늘어나는 등 재고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목격된다"며 "재고가 쌓이면서 원가 부담이 높아지고 가격을 낮춰 여러 경로를 통해 판매하다 보니 이익은 떨어지게 된다"고 밝혔다.
CJ오쇼핑은 기존의 PB상품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앞선 CJ오쇼핑 관계자는 "전체 판매품의 30%를 차지하는 PB상품 분야의 질적성장을 꾸준히 도모해나갈 예정"이라며 "동시 글로벌 시장과 다양한 플랫폼들을 최대한 활용해 재고 부담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존의 경영 전략은 당시 사업 성장과 맞물려 탁월하다고 평가 받고 있다"고 일각의 지적에 대해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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