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2월 13일 11: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적이 해마다 악화되고 있는 ㈜오리온이 올해 배당금을 전년의 두배로 늘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영입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주가 대비 배당금 규모가 턱없이 작았던 것을 정상화 시켰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오너의 현금창구역할을 했던 아이팩이 오리온과 합병이 예정되면서 궁해진 승계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해 실적에 대한 배당금으로 316억 원을 책정했다. 이는 전년 158억 원의 두배다. 오리온이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실적에 대해 일관되게 158억 원을 배당해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배당금은 이례적으로 많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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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측은 기업정상화의 일환으로 설명하고 있다. 현재까지 주가 대비 배당이 너무 박했다는 것이다. 실제 오리온은 2012년과 2013년 사업연도에 대한 시가 배당률이 0.3%에 불과했다. 규모가 크게 늘어난 올해 배당금에 대한 시가배당률도 0.6%에 수준이다. 올해 코스피 200기업의 평균 시가배당률 1.3~1.4%로 전망되는 것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시가배당률은 배당금 책정 기준이 되는 사업연도의 마지막날 주가 대비 배당금의 비율로 시중 금리 및 채권수익률과 비교할 때 유용하게 사용되는 지표다.
지난해 7월 영입된 허 부회장이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회장은 신세계그룹 출신 재무통으로 신세계오너일가 자산관리와 M&A를 총괄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허 부회장이 오시면서 아이팩을 오리온에 합병시키는 등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들은 모두 정상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정부가 기업들의 배당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그 동안 낮게 책정돼 왔던 배당금도 늘리기로 한 것으로 향후 더 높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오리온-아이팩 합병으로 오너일가의 승계재원 마련이 궁해지면서 배당금을 늘린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식품포장지 제조사인 아이팩은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개인회사로 오리온그룹 일감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이를 담 회장에게 배당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이 때문에 오리온은 지난해 말 오리온을 통해 아이팩을 흡수합병하기로 하고 이를 진행하고 있다.
오리온은 대주주일가 지분율이 굉장히 높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오리온은 담철곤 회장 등 오너일가 지분율이 28%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 자본 중 70% 이상이 외부자본인데 오너일가의 이익을 위해 배당을 두배로 늘렸다는 것은 확대 해석일 뿐"이라며 "주주가치제고와 정부정책 호응 등 순수한 목적으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개별기준 실적이 해마다 악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늘어난 배당금을 향후 어떻게 충당할지도 관심거리다. 배당은 개별기준 실적에 근거한다.
오리온은 개별기준 2012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각각 3.5% 감소했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4.6%, 5.8% 감소했다. 2년 째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후퇴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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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이익은 금융비용 감소 등으로 2012년부터 늘어나고 있지만 규모자체가 크지 않아 높은 배당금을 감당하기 벅차다. 실제 2012년과 2013년 배당성향은 각각 270.2%, 144.4%에 달하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올해 배당금을 두배로 늘렸기 때문에 2014년 배당성향은 더욱 크게 치솟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국내 송금을 하지 않았던 중국법인들이 모회사에 돈을 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해외지주사 판 오리온 코퍼레이션 산하 6개 중국법인들은 2013년까지 총 2979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한푼도 국내로 돈을 보낸 적이 없다. 지주사격인 오리온의 당기순이익이 바닥을 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이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법인은 아직까지는 투자가 필요한 단계이기 때문에 국내 송금 등 수입배분을 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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