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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철곤 회장, 오리온 지분 대신 현금 택했다 오리온, 담 회장 아이팩 지분 전량 사들여…아이팩 자회사로 편입 후 합병

이경주 기자공개 2015-01-05 08:45: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31일 14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이팩과 합병을 추진 중인 오리온이 담철곤 오리온 회장(사진)이 보유한 아이팩 지분 전량을 취득했다. 아이팩을 바로 합병하지 않고 계열사로 편입시킨 후 합병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담 회장이 아이팩을 오리온에 넘기는 대가로 오리온 지분 대신 현금을 택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
오리온은 지난 30일 담 회장이 보유한 아이팩 지분 전량인 53.33%를 취득해 아이팩이 종속계열사로 편입됐다고 공시했다.

아이팩 나머지 지분은 프라임 링크라는 페이퍼컴퍼니가 46.67%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팩이 프라임 링크 지분 100%를 보유해 서로 상호출자 관계에 있어 사실상 오리온이 지분 100%를 보유한 것과 다름없는 자회사가 됐다.

오리온측은 "오리온이 아이팩을 자회사로 편입시킨 후 합병하는 것이 바로 합병하는 것보다 수월하기 때문에 담 회장의 지분을 취득"했다며 "내년 상반기 중으로 아이팩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담 회장이 아이팩을 오리온에 넘긴 대가로 오리온 지분 대신 현금을 취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업이 합병을 진행하면 합병회사는 피합병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승계하고 그 대가로 피합병회사의 주주에게 합병회사의 신주를 교부하게 된다. 오리온의 경우 담 회장이 아이팩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합병을 하게 되면 담 회장은 보유지분의 가치만큼 오리온 주식을 신주로 받게 된다. 하지만 담 회장은 이 과정을 택하지 않고 오리온에 직접 지분을 파는 형식으로 아이팩을 넘겨 현금을 취했다.

담 회장은 이미 오리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오리온 지분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추가로 지분율을 늘릴 요인이 없어 현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담 회장은 올해 3분기 기준 오리온 지분율이 12.9%로 2대 주주로 있다. 1대주주는 담 회장의 아내인 이화경 부회장으로 14.48%다. 최대주주일가의 전체 지분율은 28%다.

지분을 늘릴 경우 오히려 자녀들에 대한 증여세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 담 회장이 보유한 오리온 주식의 지분가치는 지난 30일 종가기준 7582억원에 달해 지분승계과정에서 막대한 증여세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담 회장의 자녀인 경선씨와 서원씨의 오리온 지분율은 0.53%에 불과해 승계작업이 걸음마 단계에 있다.

불필요한 잡음을 원천차단 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오리온이 아이팩과 합병을 진행하면 합병회사와 피합병회사 주주들에게 신주배정을 하기 위해 합병비율을 산정하게 되는데 아이팩이 담 회장 소유인 상태에서 진행될 경우 오리온 주주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오리온이 오너 회사를 사들이는 만큼 아이팩의 합병비율을 높일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담 회장은 이득을 보지만 오리온주주들은 그만큼 손해다.

하지만 오리온이 아이팩을 자회사로 편입시켜 합병을 시키면 이같은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오리온이 담 회장 회사를 인수한다면 합병비율이 정당하게 산정됐는지 논란이 될 수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 최대한 합병을 조용히 진행하기 위해 아이팩을 자회사로 편입해 합병하는 형태를 택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이팩은 오리온의 식품포장지 생산을 담당하는 회사로 일감몰아주기와 담 회장에 대한 황제배당 논란으로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은 바 있다. 이에 오리온은 지난 11월 아이팩을 합병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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