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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훨훨나는 중국법인 국내송금은 ‘제로' 중국지주사 6년간 무배당…담철곤 독자생존 경영방침 재확인

이경주 기자공개 2015-01-23 08:19:0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22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오리온 중국법인들이 2008년 이후로 6년 동안 한번도 이익금을 모회사인 ㈜오리온에 배당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은 내수침체로 매출까지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중국법인들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본사에 손 벌리지 말라"며 중국법인들에게 독자생존을 강조했던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경영철학이 이번엔 반대로 국내법인에 적용되고 있다는 평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법인들의 경제지주회사로 지난 2008년 설립된 판 오리온 코퍼레이션(PAN ORION Corp. Limited. 이하 판 오리온)은 지난해까지 2010년을 제외하고 한번도 매출이 발생한 적이 없다. 2010년 매출도 10억 원에 불과했다.

오리온 중국법인 순이익 현황

판 오리온이 자회사들이 거둬들인 이익에 대한 배당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회계전문가의 설명이다. 판오리온은 연간 매출이 1조 원이 넘는 오리온푸드(Orion Food Co., Ltd.) 등 5개 중국법인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판 오리온은 2009년을 제외하고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에서 당연히 모회사인 오리온에 배당할 돈이 없다. 판 오리온은 국내 법인인 ㈜오리온이 85.83%,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이 9.3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 회계전문가는 "판 오리온은 자회사들로부터 받는 배당금이 매출로 인식되는데 그동안 매출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배당을 받지 않은 것 확실해 보인다"며 "판 오리온도 당연히 오리온에 배당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지배구조

판 오리온 산하 중국법인들의 수익은 상당하다. 2013년 기준 5개 법인 합산 순이익이 993억 원으로 같은해 오리온 전체 연결기준 순이익(1602억 원)의 62%에 달한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개법인의 순이익을 더하면 2979억 원이나 된다.

하지만 한번도 국내로 송금하지 않은 셈이다.

오리온측은 "중국법인들이 자력으로 현지에 재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오리온 5개 중국법인들의 자산규모는 2008년 3518억 원에서 2013년 1조2402억 원으로 5년만에 3배가 넘는 규모로 훌쩍 불어났다.

담철곤 회장
독자생존을 강조하고 있는 담 회장(사진)의 경영철학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담 회장은 중국사업에 진출하며 주재원들에게 "현지에 뼈를 묻으라. 본사에 손 벌릴 생각하지 말라 "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중국사업은 성장을 거듭해 2011년 국내사업 매출을 앞질렀으며 2012년에는 국내 식품업체 최초로 중국에서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반면 국내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오리온은 경기침체와 출산율감소로 매년 매출마저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이다. ㈜오리온의 개별기준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5923억 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4.6% 감소했으며 2013년(7922억 원)에도 전년보다 3.5% 감소했다.

국내사업과 중국사업의 위상이 뒤바뀐 셈이다. 하지만 담 회장은 국내사업 부진을 중국사업으로 만회해 주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도 담 회장의 경영방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구본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에 돈을 들여와도 (내수침체로) 생산시설을 확대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잘 경영하고 있다면 재투자하는 방향이 옳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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