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2월 23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마트, 코웨이, KT렌탈 인수를 시도했다가 모두 실패한 GS리테일이 결국 사업다각화에 나선지 10여년만에 오너 관계회사인 파르나스호텔을 인수하게 됐다. 10여년간 신성장동력을 찾아온 결과치고는 너무 허무하다. 편의점 사업체인 GS리테일과 호텔 사업체인 파르나스호텔간의 이질성이 생각보다 커 보이기 때문이다.세계적으로 편의점을 운영하는 업체가 호텔업으로 다각화를 꾀한 전례는 없다. 국내에서 편의점 '세븐일레븐(법인명 코리아세븐)'을 운영하는 롯데그룹이 호텔롯데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건 다른 경우다. 일본에서 '껌'을 팔아 큰 돈을 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한국에 들어와 호텔 사업을 먼저 벌였고 편의점은 그보다 10여년 이상이 지난 다음에 진출했다.
글로벌 브랜드 '세븐일레븐'의 지주회사인 일본계 기업 '세븐앤아이(Seven & I)'는 주로 전세계 편의점 체인을 늘리는 동종 사업 다각화에 주력했지 이종 사업으로 다각화에 나서지는 않는다.
경영에는 정답이 있을 수 없다. 기업이 소재한 국가의 경기 상황에 따라 기업 발전 경로는 서로 다르기 마련이다. 정치 및 사회 분위기 등 경영 외적 변수도 상이함을 인정해야 한다. 편의점으로 자본을 축적한 기업이 호텔 사업에 진출하지 말란 법도 없다. 편의점 사업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레드오션'화 되고 있어 다각화가 절실했다. 일본 편의점 업체 로손(Lawson)의 경우 경쟁 심화로 슈퍼마켓 체인인 '로손 마트'를 철수시키고 저가형 매장 4분의 1을 폐점시키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GS리테일 역시 편의점으로는 지속가능 경영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중장기 안목으로 10여년 전부터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서왔다. 비록 실패했지만 하이마트, 코웨이, KT렌탈 인수 등을 검토했던 까닭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호텔 사업이 그토록 고민했던 신성장동력으로 적절하느냐는 점이다. 레드오션까지는 아니어도 요즘 호텔업을 블루오션이라고 여기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국내 호텔 사업자인 호텔신라와 신세계조선호텔은 이미 호텔 사업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여기고 면세점 및 제과제빵 사업에 진출한 지 오래다. 호텔 사업은 이들의 전체 매출 중에서 각각 9%, 25%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 관광객이 증가하고 내국인의 호텔 사용도 늘어난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비즈니스호텔은 우후죽순 생겨 막대한 투자비를 감당해내지 못하면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10여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헤맨 GS리테일이 그 긴 기간 고심을 거듭해오다 우여곡절 끝에 계열사로부터 호텔사업체를 인수키로 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기대했던 사업 방향성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편의점과 호텔은 그만큼 시너지 효과가 잘 보이지 않는 이종 사업이다.
물론 GS리테일이 지금까지 나오지 않은 새로운 성공 사업 모델을 만들지 말란 법은 없다. 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백화점 등 비핵심 사업을 모두 정리하던 GS리테일의 과거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다소 뜻밖의 거래라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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