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외국계 입김' 이사회 때문에... [교보은행 무산되나]외국계투자사 독립적 의사결정, 우리銀 지분 인수 등 잇단 제동
윤 동 기자공개 2015-09-22 09:15: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21일 14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이 지난해와 올해 은행업 진출을 시도해보기도 전에 내부 이사회를 설득하지 못해 잇달아 발목이 잡혔다. 이사회 의장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의욕적으로 진출을 추진했으나, 주요 주주로서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국계 회사들이 반대해 결국 무산되는 것으로 풀이된다.교보생명은 지난해 말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와 지난 15일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잇달아 포기했다. 두 번 모두 시장에서 가장 유력한 플레이어로 언급됐으나 결국 이사회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중도 포기를 선언해야 했다.
이는 신 회장이 완전히 장악할 수 없는 교보생명 특유의 이사회 구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우리은행 인수 시도 이후 상근감사제도가 폐지되면서 사내이사가 1명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교보생명 이사회 구성은 변함이 없다.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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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박영택, 하리 라잔 사외이사는 교보생명의 주요 주주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지분율 9.79%)와 코세어캐피탈(지분율 9.05%) 측 인물이다. 두 외국계 투자회사의 지분은 최대주주인 신 회장의 지분 33.78%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들이 이사회 내부에서 의장인 신 회장의 의중과는 달리 독립적으로 안건을 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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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필화 성균관대 교수와 김형철 전 제일화재 부사장 등 신 회장의 아군이라고 할 수 있는 사외이사도 포진해 있기 때문에 신 회장의 주도권이 흔들리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신 회장이 독단적으로 일을 추진하기 벅찬 상황이다.
실제 이번 인터넷 은행 설립 컨소시엄 참여 여부를 놓고도 이사진에서 반대하는 사람이 나왔다. 자회사 설립 안건이기 때문에 이사진 전원 찬성이 필요했으나 반대표가 나오면서 투표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해도 이사회 표결에 부쳐진 대부분 안건이 반대 없이 가결됐다. 하지만 우리은행 지분매각 예비입찰 참여 안건에 대해서는 조건부 가결 결정이 내려졌다. 찬성표를 던진 이사 중 일부가 입찰 가격의 상한선을 둘 것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결국 가격 상한선이 낮게 설정되면서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지분매입을 중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교보생명의 이사회 구성에 대해서는 장단점이 공존한다는 시각이 많다. 최대주주가 전권을 휘두르는 대부분의 국내 기업처럼 신속하고 과감한 결단이 나오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그만큼 기업 경영의 안정성은 높다는 분석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CEO가 큰 권한을 가진 기업은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장점이 있으나 반대의 경우 기업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교보생명의 경우 과감한 결단이 나오기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기업 운영이 안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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