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6월 07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 같은 기업은 없어져도 됩니다"'전국대리점연합회'의 주도로 최근 서울 중구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열린 규탄 집회에서 한 관계자는 마이크를 들고 이같이 말했다. 2013년 대리점을 상대로 밀어내기 영업을 했던 남양유업의 '갑질'을 비판하는 목소리였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감정 섞인 비난에 가까웠다.
전국대리점연합회는 남양유업이 갑질 논란 이후 약속했던 상생협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며 단체 행동에 나섰다. 그러나 앞선 관계자의 외침은 규탄 집회의 취지와 사뭇 달랐다. '남양유업에 생계가 직결된 현직 대리점주가 이런 발언을 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남양유업의 대리점주가 아니었다. 더욱 의아했던 것은 이번 집회 참석자 가운데 남양유업의 현직 대리점주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전직 대리점주 5~6명이 참여한 게 전부였다. 이 마저도 남양유업 대리점을 운영했었는지 불분명했다.
남양유업을 규탄하는데 목소리를 높인 40~50여 명 집회 침석자 대부분은 '논현유니온'이라는 명칭의 단체 소속이었다. 3년 전 남양유업의 갑질 논란과는 무관한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집회 참석자가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특히 참석자 일부는 현장에서 일당을 지급 받았다는 문서에 서명하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남양유업의 현직 대리점주가 이번 집회에 참석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국대리점연합회 측은 "현직 대리점주들이 집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뚜렷히 밝히지 않았다.
남양유업을 규탄하는 집회 참석자들의 목소리가 공허하게 느껴진 것도 이런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터였다. 집회를 주도한 전국대리점연합회는 남양유업의 현직 대리점주들의 주도로 구성된 단체가 아니었다. 현직 대리점주들은 '남양유업 전국대리점협의회'에 속해 있다.
실제로 2013년 남양유업 사태가 불매운동으로 이어지자 남양유업 전국대리점협의회는 피해를 입은 대리점주들과 분리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남양유업과 피해 대리점주들 사이에 협상이 장기화 되면서 나머지 대리점주들이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대리점주들 사이에서도 입장 차가 존재했다는 얘기다.
전국대리점연합회는 지난 집회를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연다. 다만 규탄 집회가 남양유업과 여전히 공생관계에 있는 현직 대리점주들에게 줄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도 심사숙고 했으면 한다. 그것이 남양유업에 상생을 요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요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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