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타깃' 롯데케미칼, 투자 골든타임 놓치나 [흔들리는 롯데]그룹발 악재, 공격적 행보 제동..압수수색 후폭풍도 우려
박창현 기자공개 2016-06-15 07:59:46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4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승승장구하던 롯데케미칼이 그룹발 악재에 발목이 잡혔다.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추진했던 대형 M&A 투자건도 검찰의 그룹 수사가 본격화되자 전면 백지화됐다. 더욱이 롯데케미칼이 추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는 등 직접적인 수사 타깃이 되면서 투자 적기를 완전히 놓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최근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 등 그룹 계열사 10여곳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계열사 간 자산 거래와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횡령, 배임 등 의혹을 포착했다고 밝히고 있다.
검찰의 수사 범위가 넓어지면서 롯데그룹 핵심 화학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발등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검찰 수사 여파로 조 단위 대형 인수합병(M&A) 거래를 포기하기도 했다. 이제는 직접적인 수사 대상이 됨에 따라 신규 투자 활동들이 보다 더 제약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롯데케미칼이 그룹발 악재로 투자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표하고 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화학제품 시장 호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다. 주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는 반면 생산 제품 가격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현재 나프타 가격은 2년 전과 비교해 1/3 수준에 불과하다. 2013년만 하더라도 톤당 92만 원이 넘었던 나프타 가격은 작년 말 30만 원 대로 떨어졌다. 이에 반해 나프타를 원재료로 만들어진 기초 유분과 폴리머 제품의 가격 하락폭은 25~50% 수준에 불과했다.
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 간 격차인 PX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마진율이 개선됐고, 이익도 늘었다. 2014년 3743억 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 3357억 원으로 1조 원 가량 늘었다. 순이익도 2255억 원에서 8703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수익성이 향상되면서 롯데케미칼의 영업활동 현금 창출력도 커졌다. 2012년과 2013년, 2014년 1000억~3000억 원 대에 불과하던 영업활동 현금 유입액은 지난해 2조 5956억 원으로 늘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풍부한 현금 창출력을 토대로 다양한 신규 투자를 모색했다.
미국 화학 업체 '액시올(Aciall Corporation)' M&A 추진건 대표적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달 초 액시올 인수 추진을 공식 발표했다. 신규 M&A 투자를 통해 알카리와 PVC 등 유도체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의 공격적 확장 전략은 그룹발 대형 악재 탓에 제동이 걸렸다. 롯데그룹의 횡령·배임 수사가 본격화되자 곧바로 액시올 인수를 철회했다. 롯데가 직면한 어려운 국내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판단이었다는 것이 롯데케미칼 측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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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검찰 수사의 칼날이 이제 롯데케미칼을 직접 겨누고 있는 만큼 향후 대형 투자에 나서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부 단속과 내실 경영이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일정 수준의 리스크를 동반한 확장 전략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특수고무 합작사업과 △현대오일뱅크(HDO) 합작사업 △미국 에탄 크래커 합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3개 프로젝트에 3286억 원을 투입한 상태며, 향후 5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추가로 투자해야 한다. 또 하반기 3000억 원을 들여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타이탄 공장 증설도 계획 중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고 의혹이 확인돼 롯데케미칼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프로젝트 진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아울러 투자금 확보를 위한 외부 자금 조달 과정에서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에틸렌 제품 업황 호조세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 단위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 지금이 롯데케미칼에게는 투자 적기"라며 "여러 돌발 변수 때문에 M&A와 설비 증설 등 사업 확장 기회를 놓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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