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펀드프로세스 도입..해외펀드 비중 확대 [공모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② 국내펀드는 ELS 및 해외펀드로 리밸런싱
박상희 기자공개 2016-11-29 13:43:00
[편집자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판매할 때 어떤 판매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운용사의 펀드 판매 현황 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손쉽게 확인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와의 실질적인 혹은 숨겨진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을 통해 운용사와 판매사 간의 역학관계, 은행 및 증권사 간의 경쟁구도 등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4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C제일은행은 2~3년 전만 하더라도 해외펀드보다 국내펀드 판매 비중이 훨씬 높았다. 최근엔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비중이 비슷한 수준으로 조절됐다.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 헤드쿼터 WM본부의 펀드 평가 모형을 도입하는 등 본사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커지면서 펀드 판매 전략에도 변화가 일었다.SC은행은 외국계 판매사이면서도 국내펀드 판매 비중이 높아 국내 시중은행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해외펀드 비중이 늘면서 한국씨티은행과 더불어 강력한 해외펀드 판매사로 부상하고 있다. 은행 측은 국내 주식시장이 최근 몇 년 새 박스권에 갖히는 등 해외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유인이 늘어난만큼 고객의 자산 분배 차원에서도 해외펀드 비중을 좀 더 늘려나갈 계획이다.
◇ 과거 국내펀드 집중 판매전략..최근 국내-해외 비중 비슷하게 맞춰
24일 금융투자협회 통계 공시에 따르면 SC은행의 공모펀드 전체 판매설정잔액(1조 9744억 원) 가운데 해외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55% 가량(1조 878억 원)으로, 절반을 조금 넘는다. 국내펀드는 4828억 원 정도(45%)가 판매됐다.
3년 전인 2013년 말 기준만 하더라도 국내펀드 비중이 훨씬 높았다. 전체 판매잔액(2조 3811억 원) 가운데 국내펀드는 1조 4684억 원, 해외펀드는 판매잔액이 9127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와 해외펀드의 판매잔액 비중은 6대 4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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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권에서 국내펀드 및 해외펀드 비중이 7대 3 내지는 8대 2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SC제일은행 역시 과거엔 국내펀드 비중이 높았지만,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최근엔 비중을 5.5대 4.5 정도로 비슷하게 맞췄다"고 말했다.
판매 비중은 비슷하게 맞춰졌지만 금액 변화만 보면 국내펀드 설정액이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해외펀드 판매액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해외펀드 판매액을 국내펀드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않고, 국내펀드를 환매를 통해 판매액을 해외펀드 수준으로 맞추는 하향평준화가 이뤄진 셈이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SC은행은 과거엔 국내 주식형펀드를 많이 파는 추세였는데, 최근 2~3년 새 그런 경향이 확 줄어들었다"면서 "국내 주식형펀드가 기대 이하 성과를 내면서 환매한 국내펀드를 해외펀드로 리밸런싱하는 방식으로 국내펀드 비중을 줄이고, 해외펀드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SC은행 관계자는 "국내펀드를 ELS(주가연계증권) 등으로 리밸런싱 시키면서 국내펀드 포지션이 줄어들었다"면서 "2007~8년 많이 판매된 차이나, 브릭스펀드 등도 최근 2~3년 간 선진국 주식형, 해외채권형, 멀티에셋펀드 등으로 리밸런싱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 펀드 추천 체계..헤드쿼터 WM과 동일
스탠다드차타드가 제일은행을 인수한 게 지난 2005년이었으니, 인수한 지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펀드 판매 전략에 있어서는 국민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과 큰 차이가 없었다. 아시아 헤드쿼터에서 한국스탠다트차타드은행의 자율성을 존중해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변화가 시작된 건 행명을 '한국스탠다트차타드은행'으로 변경한 2012년부터다. 행명은 현재 다시 SC제일은행으로 바뀌었다. SC은행 관계자는 "제일은행이 SC에 인수된 뒤 본사의 시스템을 일괄적으로 도입하지 않고 순차적으로 받아들였다"면서 "펀드 라인업과 판매 전략 등에 관한 프로세스가 도입된 것은 최근 2~3년의 일"이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에서 해외펀드 판매 비중이 높아지기 시작한 건 싱가포르에 있는 헤드쿼터의 도움을 받아 자체적인 펀드 평가모델을 갖추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이전에는 펀드 라인업에 헤드쿼터의 영향력이 거의 없었지만 2012년 행명을 '한국스탠다트차타드은행'으로 변경하면서 싱가포르 헤드쿼터 WM본부의 영향력이 점차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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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게 '셀렉트 펀드(select fund)'다. 벤치마크 대비 알파수익을 창출하며 동종 펀드 대비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는 펀드로, 쉽게 말해 SC은행에서 고객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펀드다. 셀렉트 펀드는 다시 포커스 펀드(focus fund)와 코어 펀드(core fund)로 세분화된다. 포커스 펀드는 SC은행 본사 WM부서의 투자 전망(house view)가 반영된 것이고, 코어 펀드는 하우스 뷰와는 무관하게 고객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각각의 자산군에서 선정된 펀드다.
셀렉트 펀드를 비롯해 포커스 펀드, 코어 펀드로 나뉘어지는 이같은 시스템은 SC은행의 헤드쿼터 WM부와 동일하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에 펀드 평가에 있어서 중요한 '3P(performance, people, process)' 시스템이 도입됐다"면서 "셀렉트, 포커스, 코어펀드로 세분화되는 프로세스는 올 상반기 정립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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