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1월 03일 08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07년 신한금융지주의 옛 LG카드 인수는 '신의 한수'라는 찬사를 들었다. LG카드의 자산을 물려받은 신한카드는 외형과 탄탄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카드업계의 리딩컴퍼니로 자리매김했다.신한금융그룹 내에서도 효자다. 은행 다음가는 계열사로 연평균 7000억 원대 배당을 했지만 자본비율이 흔들리지 않을 만큼 든든했다. 비은행 실적을 견인하면서 그룹 포트폴리오 안정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런 신한카드가 요즘에는 신한금융의 딜레마로 떠오르고 있다. 카드시장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신한카드의 실적 저조가 그룹 경영부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올 3분기(2017년 7~9월) 순이자마진(NIM·가맹점수수료 포함)은 2.76%로 전분기보다 3bp 떨어졌다. 신한은행의 NIM이 1.56%로 전분기와 동일한 점을 감안하면 그룹 NIM 하락은 신한카드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495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34.8%나 줄었다.
든든한 효자 계열사인 만큼 의존도가 높은 탓이다. 신한금융의 올해 1~3분기 누적 연결순이익 2조 7064억 원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 비중은 39.9%, 신한카드 비중은 27%다. 비슷한 규모를 가진 KB금융의 경우 비은행 순익이 33.2%로 KB손해보험(10.2%), KB국민카드(8.5%), KB증권(5.8%) 등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3개의 계열사를 합쳐도 신한카드보다 비중이 낮다.
이처럼 비은행 순익의 상당부분이 신한카드에 쏠려있다보니 카드업이 부진하면 그룹의 수익성도 위축되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신한금융의 2017년 3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도 이런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카드업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신한카드는 경상수익과 관련해 위기감을 갖고 비상경영체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연체금리 체계 개편, 가계부채 총량규제, 금리인상 기조 등 카드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점차 악화되면서 신한카드의 미래는 험난해지고 있다. 신한카드 고위관계자는 "올해는 충당금 환입과 비자카드 주식 처분이익으로 버텼지만 내년에는 장담할 수 없다"며 "사내벤처(CIC) 등 다방면으로 새 수익원 찾기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신한금융 역시 대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과 투자은행(IB)부문 강화를 통해 수익률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신한금융의 경영실적 관전포인트는 KB와의 리딩금융그룹 경쟁과 더불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개선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 의존도가 지금처럼 높은 상황이면 '효자 딜레마'는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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