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 2세 구본학 대표 "지주사 전환으로 리스크 분리" [thebell interview]홀딩스의 자회사 지분 40%로 높여 배당금 익금불산입 특례 활용
서은내 기자공개 2018-05-23 08:20:43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1일 12: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 전환으로 쿠쿠가 얻을 가장 중요한 실익은 신규 렌탈사업과 기존 밥솥제조업 간 위험을 분리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구본학 쿠쿠홈시스 대표(사진)가 21일 더벨과의 인터뷰를 통해 쿠쿠의 지주사 전환 과정의 배경을 밝혔다. 쿠쿠홀딩스는 지난 1년간 진행해온 지주사 전환 작업을 최근 마무리지었다. 지난해 말 쿠쿠전자는 지주회사 쿠쿠홀딩스 아래 렌탈업체 쿠쿠홈시스, 밥솥제조업체 쿠쿠전자로 나뉘었다. 분할 과정에서 쿠쿠전자는 쿠쿠홀딩스의 100% 자회사가 됐다. 최근엔 지주사가 유상증자 절차를 밟아 쿠쿠홈시스 지분을 40%까지 확보했다.
쿠쿠는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면서 2세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구 대표는 "2년여 전부터 지주사 전환 그림을 구상해왔다"면서 "지주사 체제로 바뀌면 하나의 사업 자회사 리스크가 다른 사업체로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렌탈 사업은 특히 투자가 많이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며 지금도 해외 법인 설립 등에 돈이 많이 투입된다"며 "주식으로 치면 쿠쿠홈시스(렌탈업체)가 성장주, 밥솥 등 홀딩스 사업은 안정주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구본학 대표는 2000년대 들어서부터 쿠쿠전자 창업주인 구자신 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 전반을 도맡아 왔다. 회사 분할 전엔 쿠쿠전자 대표이사직을 맡다가 홀딩스 체제로 전환하면서부턴 쿠쿠홀딩스 대표직을 사임하고 쿠쿠홈시스 대표이사에 올랐다. 관련 법규상 상장 지주사와 상장 자회사 대표를 겸임할 수 없어서다. 비상무이사로 올라있는 홀딩스 사업도 사실상 구 대표가 경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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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홀딩스는 최근 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오너들의 쿠쿠홈시스 지분을 쿠쿠홀딩스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을 택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를 갖추려면 지주사가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확보해야 한다.
지난해 말 쿠쿠가 3사로 분할된 후 쿠쿠홀딩스의 쿠쿠홈시스 지분율은 분할 전 보유 중이던 자기주식 해당 비율인 16.8% 수준이었다. 이번에 구본학 대표와 동생 구본진 씨가 홈시스 지분을 홀딩스에 현물출자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그 결과 홀딩스의 홈시스 지분율은 40.55%로 상승했다. 동시에 오너가의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도 높였다. 구본학 대표를 비롯해 구본진 씨, 구자신 회장 등 오너가의 지주사 지분율은 58.62%에서 69.1%로 상승했다.
구 대표는 "원래 쿠쿠전자의 최대주주였지만 지주사 체제가 되려면 쿠쿠홀딩스가 최대주주가 돼야 한다"며 "누군가 홈시스 지분을 현물출자해야 하는데 지주사에 현물출자를 희망하는 주주들이 거의 없어 나와 동생이 함께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현물 출자에는 아버지 구자신 회장은 참여하지 않았다. 그 결과 구본학 대표와 구본진 씨의 홀딩스 지분율은 늘어나고 구자신 회장 지분율은 줄었다. 구본진 씨는 이전에 쿠쿠 계열사인 엔탑 이사로 참여하다 현재는 쿠쿠 관련 경영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 현재 쿠쿠와 관련해선 지분만 보유하고 있으며 가전사업과는 별개의 자기 사업을 하고 있다.
구 대표는 "동생이 자기도 현물출자에 참여하겠다고 말해 내가 참여하는 수준으로 맞추면 되겠다고 했다"면서 "각자 가지고 있는 홈시스 지분의 절반씩을 지주사에 출자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지주사의 홈시스 지분율이 40%가 넘게 한 것은 절세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홀딩스가 자회사의 지분을 40% 넘게 가지고 있어야만 배당수익에 대한 중복 과세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인세법상 지주사의 상장 자회사 지분율이 40%를 초과하면 지주사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을 익금불산입(수익으로 잡지 않는 세무회계상 절차)하게 해주는 특례가 있다.
지주회사는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받으면 그 금액이 수익으로 인식되는데 배당수익은 자회사가 이미 자체 이익에서 세금을 제하고 난 후 남은 이익을 나눠준 부분이다. 때문에 그렇게 지주사가 받은 배당수익에 대해 다시 또 과세하게 되면 엄밀히 말해 하나의 회사인 지주사와 자회사가 이중으로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홀딩스 뿐 아니라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받는 다른 주주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구 대표는 쿠쿠홀딩스 구자신 회장의 큰 아들로 고려대 경영학과, 미국 일리노이 대학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그 후 미국 회계법인에 잠시 일하다가 1995년 쿠쿠전자 전신인 성광전자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2006년 쿠쿠전자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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