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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유니콘된 바이오벤처 "부담스럽지만 시장 관심 기대"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 "연내 KIC와 합병으로 자금 조달 루트 마련…직상장 가능성도"

서은내 기자공개 2020-01-31 08:12:52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0일 08: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니콘 수식어는 사실 부담스럽다."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가 29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유니콘' 선정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김 대표는 "바이오업계 최초 유니콘이 나왔다는 점 자체는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는 촉매가 될 것"이라며 "다음 유니콘도 바이오에서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이프로젠은 바이오벤처 1세대로서 시밀러 사업체 정도로 알려져있을 뿐 바이오업계에서 얼굴을 많이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연말 갑작스럽게 기업가치 1조원 벤처를 뜻하는 유니콘에 선정되며 관심이 집중됐다. 조단위 밸류에 영향을 준 건 상업화에 성공한 시밀러 사업과 신약개발에 활용될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덕이다.

김재섭 대표는 에이프로젠의 핵심 비즈니스를 '이중항체 플랫폼 기반 신약개발'이라 강조했다.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신약 개발 R&D 비용이 각각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력 파이프라인도 신약과 시밀러가 각각 5개씩 포진해있다.

신약 파이프라인은 퇴행성관절염치료제, 삼중음성유방암항암제, 고형암(대장암)치료제, 급성백혈병치료제, 면역항암제다. 가장 속도가 빠른 것이 퇴행성관절염치료제다. 올해 임상 진입이 목표다.

시밀러 제품으로는 레미케이드 시밀러가 일본에서 품목 허가를 받고 니찌코제약에 수출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레미케이드 시밀러가 3상 완료 후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다. 허셉틴 시밀러는 미국에서 3상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국내업체 가운데 미국에서 이중항체를 만드는 플랫폼 범용 기술 특허를 취득한 곳은 에이프로젠이 유일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근 투자된 공장 자산가치도 자연히 에이프로젠 밸류에 포함됐다. 에이프로젠은 자회사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한 연결기준 자산이 약 5700억원에 달한다. 직원 수는 371명이다. 오송 공장은 연간 3000kg의 원료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췄다. 100ml 바이알 3000만병 생산이 가능한 수준이다.

김 대표는 "오송 공장에 현재까지 약 3400억원이 투자됐다"며 "시설은 대부분 완공됐으며 미국 FDA 수준의 규격을 맞추기 위한 추가 투자 중"이라고 말했다.

공장을 짓는 것은 벤처 입장에서 큰 리스크다. 그러나 바이오의약품 개발사로서 독립성을 유지하며 글로벌 품목허가를 받기 위해선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자체 공장 설립은 꼭 넘어야 할 산이다. 에이프로젠제약도 공장을 설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김 대표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대규모 공장을 먼저 짓고 개발로 나아간 것에 대해 존경심을 표한다"며 "자금 조달이 쉽지 않지만 과감한 결정이 훗날 성공의 확실한 기반이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에이프로젠그룹은 크게 비상장사인 에이프로젠과 상장사인 에이프로젠KIC를 중심 축으로 에이프로젠은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를, 에이프로젠KIC는 에이프로젠제약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는 29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에이프로젠의 '바이오 업계 최초 유니콘' 선정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함께 향후 회사 합병 계획을 전했다.

◇수차례 M&A·지분매각…대규모 임상자금 조달 방안 강구

에이프로젠은 현재 자본시장에서도 활발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에이프로젠과 에이프로젠KIC의 합병 추진은 김 대표의 연내 숙원 사업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상장 효과를 누린다. 주식시장에서 자금조달이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에이프로젠은 2016년 상장을 시도했으나 회계처리 문제로 좌절됐다. 김 대표는 "허셉틴 임상 3상, 신약 임상, 공장 투자금까지 확보하려면 자금이 버거운 상황이며 현재 그룹 내 현금성자산 2000억원으로는 부족하다"면서 "더이상 상장을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에이프로젠과 KIC 합병을 위해 넘어야 할 고비가 있다. 합병 비율 산정도 큰 문제다. 양사 주주가 모두 만족할 비율이 형성되지 못하면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합병 성사는 어렵다. 시장상황이 변수다.

김 대표는 "KIC를 인수할 당시 주주들에게 양사 합병을 예고했고 그 약속을 지키는 게 목표"라며 "다만 합병 성사가 어려워질 경우 직상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출신 김재섭 대표는 2008년 금융위기때 한차례 뼈아픈 사업 실패를 경험했다. 에이프로젠이 문 닫을 위기에 놓였고 상장자회사 제넥셀세인을 인수한 지 얼마 안돼 매각, 상장폐지까지 갔다. 빚더미에 앉았고 주주로 동참해준 동료 교수, 지인들과도 멀어졌다.

이날 이후로 김 대표는 자금 조달의 중요성을 뼈져리게 깨달았다.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 경영권 지분 매각도 불사했다. 외부 자금을 유치하며 숱한 고비를 겪었다. 경영권 지분을 내어줄 각오로 자금 조달에 매달렸다. 그를 믿고 손 내밀어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업체 바이넥스를 비롯해 일본 니찌코제약과 관계를 맺은 건 그때부터였다.

에이프로젠의 그룹 계열 구조가 지금처럼 복잡해진 것도 자금조달을 위해 수차례 M&A를 거듭한 결과다. 김 대표는 2000년 유전체전문 제넥셀을 만든 후 선배가 창업한 회사 에이프로젠을 인수, 합병했다. 지난 20년간 에이프로젠제약,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에이프로젠KIC, 에이프로젠 H&G까지 인수했다.

김 대표는 "의약품 개발을 지속하기 위해 대규모 비용이 투입됐고 이를 감내할 자금을 유치할 온갖 방법을 궁리했다"며 "상장사 인수를 조건으로 한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동안 계열사가 늘었다"고 회상했다.

투자자들은 비상장사인데다 이미 덩치가 커져버린 에이프로젠에 투자하는 데 대한 위험 부담을 크게 느꼈다고 한다. 에이프로젠이 인수한 상장사를 통해 자금을 투자하겠다는 투자자들의 요구조건이 있었다.

◇허셉틴 시밀러 상업화 개시 2022년, 본격 성장 기대

지난 연말 에이프로젠은 국내 바이오벤처 중 최초로 '유니콘'으로 선정됐다.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린드먼아시아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1조8000억원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CB의 30% 리픽싱 조건을 감안해 1조2000억원 수준의 평가가 인정돼 유니콘에 오른 것이다.

그는 "유니콘 선정 이후 부담이 많이 됐다"면서 "물론 에이프로젠이 벤처이긴 하지만 생산시설 규모 등으로 볼때 유니콘 수식어는 어색한 게 사실"이라 말했다.

다만 "바이오업계에서 유니콘이 나왔다는 것 자체는 산업계와 정부 및 시장 관심을 키우고 업계 전반의 투자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이프로젠은 글로벌 파트너사에 판권 이전을 통해 미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 러시아, 중남미 등 기타 지역에서는 직접 진출하는 전략이다. 에이프로젠과 KIC의 합병이 완료되면 합병 법인이 연구개발 및 미국 유럽 지역의 글로벌 파트너링을 담당하고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생산, 에이프로젠제약은 기타 지역 대상 생산, 판매를 수행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에피스처럼 개발법인과 생산법인을 양분하는 모델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허셉틴,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는 오송 공장에서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글로벌 파트너링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은 일본 니찌코제약을 통한 일본향 매출이 주력이었다. 레미케이드의 약가가 전세계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허셉틴 판매를 통한 이익 증대가 기대된다. 김 대표는 "허셉틴 시판 개시가 예상되는 2022년이 매출 성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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