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로젠, 삼각 합병에 '주식매수청구' 얼마 될까 에이프로젠 12%지분 보유한 기관 의사가 최대 변수…주가 상승에 부담은 적어
서은내 기자공개 2020-05-06 08:00:08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4일 08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프로젠, 에이프로젠KIC, 에이프로젠이 삼각합병을 추진 중인 가운데 에이프로젠 지분 12%를 보유한 기관 및 일반주주들의 의사가 합병 성사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합병 주총 전 에이프로젠KIC의 주가 향방에 따라 이들 주주의 찬반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프로젠 그룹이 계열 3사간 합병을 발표하면서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에이프로젠KIC가 비상장 바이오벤처 에이프로젠을 흡수합병함으로써 바이오 사업 성장에 따른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한 결과다.
합병법인인 에이프로젠KIC 주가를 비롯해 피합병법인 에이프로젠H&G, 또 H&G의 모회사 에이프로제약의 주가가 합병 발표 전과 비교해 50% 가량씩 모두 오른 상태다.
에이프로젠은 바이오사업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KIC에 흡수됨으로써 상장 효과를 누리는 이같은 합병 방안을 꽤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다. 작년 4월 경 한 차례 합병 타이밍을 노렸으나 당시 거래소 규정상 합병에 필요한 요건이 맞지 않아 1년을 기다리며 제반 요건을 맞췄다.
에이프로젠KIC는 에이프로젠 지배주주인 김재섭 대표가 2017년 말 지베이스를 통해 인수한 상장사다. 인수 당시부터 김 대표는 주주들과 에이프로젠-KIC의 합병계획을 밝혀왔다.
현재 KIC나 H&G 주주들의 반대로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합병 발표 후 이들 주가가 상승하면서 매수 예정가격이 현 주가를 한참 밑도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게 되며 KIC의 매수 예정가격은 1주당 2116원, H&G는 672원이다. 매수 예정가격은 합병 발표 직전 주가 흐름을 평균해 산정됐다.
문제는 에이프로젠 주주들이다. 에이프로젠은 김재섭 대표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이 전체 지분의 77.5%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22.5% 가운데 10%는 오래 전부터 에이프로젠에 투자, 사업 관계를 맺어온 일본니찌이코제약이 보유 중이다. 회사 측과 뜻을 같이 하고 있는만큼 니찌이코제약이 합병의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그 외 나머지 지분 12%의 향방은 예측하기가 어렵다. 해당 지분은 기관투자자 및 회사 직원들, 일반 외부 개인주주 보유분으로 구성돼 있다. 에이프로젠의 주요 기관투자자로는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포스코기술투자, 트루벤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전체 지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이들이 전부 주식매수를 청구할 경우 해당 회사가 부담해야 할 매수 비용이 만만치 않다. 에이프로젠의 주식 매수예정가격은 최근 기업 본질가치 평가 절차를 거쳐 주당 3만2603원으로 결정됐다. 이들 12% 지분 중 회사 직원들 보유 분을 제하면 5~6% 정도이며, 6%가 매수 요청을 하게되면 해당 금액이 1000억원을 웃돈다.
기관투자자의 경우 합병에 반대하고 주식매수를 청구함으로써 에이프로젠에 대한 투자금 회수를 꾀할 수도 있다. 만일 합병이 성사되면 장내에서 합병법인 주식을 매매해야 하는데 이때의 주가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 예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주식매수청구 물량이 회사에 부담 되는 선까지 도달하면 합병은 무산되며, 이 경우 결국 에이프로젠이 비상장에 머무르게 되면 투자금 회수 역시 불가능해진다. 반면 합병이 성사되면, 찬성 주주들은 에이프로젠 주식의 가치만큼 상장된 에이프로젠KIC 주식을 지급받아 장내 매매를 할 수 있다.
에이프로젠 주주들 가운데에는 좀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KIC와의 합병이 아닌 직상장을 희망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만큼 이들의 찬반 여부가 명확치 않아보인다.
결국 이들 표심의 향방은 앞으로의 KIC주가에 달렸다. KIC주가가 상승하면 합병 과정에서 에이프로젠 주식을 넘겨주는 대신 받게되는 KIC주가의 가치가 오르는 것과 같다. 합병에 찬성할 유인도 커지는 셈이다. 현재 결정된 합병 비율 상 에이프로젠 주주들은 에이프로젠 주식 1주당 KIC주식 약 16주를 받을 예정이다.
회사는 1차적으로 회사별 매수청구 금액의 상한선을 300억원으로 책정했다. 에이프로젠KIC의 주식매수청구금액이 300억원을 웃돌거나 에이프로젠 주식매수청구금액이 300억원을 웃도는 경우, 혹은 에이프로젠H&G 해당 금액이 300억원을 웃돌면 합병 철회 가능성 있다고 밝힌 상태다.
에이프로젠 관계자는 "각 사별 300억원이란 제한은 대략의 상한을 제시한 것이며 세 회사의 매수액 합산 금액을 기준으로 부담 수준을 이사회 내부에서 재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이프로젠의 반대 주주 주식 매수 청구 물량이 300억원을 넘는다고 해도 에이프로젠KIC나 H&G 청구 물량이 소액에 그치면 3사를 합산해 900억원 수준까지는 부담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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