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김재욱 전 비덴트 대표, '엔케이물산' 재기 발판 삼는다②신사업 예고, '현금성 자산 245억' 재무 안정적…300억 챙긴 '빗썸' 경영권 분쟁 회자
신상윤 기자공개 2021-09-15 08:20:10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3일 15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재욱 전 비덴트 대표가 자본시장에 복귀한다. 유가증권 상장사 '엔케이물산' 지배력을 확보해 재도약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그는 2017년 '비트갤럭시아1호 투자조합(이하 비트갤럭시아1호)'을 활용해 코스닥 상장사 '비덴트'를 시작으로 버킷스튜디오, 인바이오젠 등을 품에 안았다. 이는 당시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을 향한 전초전이었다.빗썸 경영권 분쟁에서 물러난 김 전 대표가 비트갤럭시아1호를 처분하며 손에 쥔 돈은 300억원. 이를 재원 삼아 새로운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신규 사업의 거점이 될 엔케이물산은 수년째 적자 경영 중이지만 코스닥 상장사와 달리 상대적으로 제재가 덜한 데다 풍부한 유동성과 낮은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가 건실한 편에 속해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라이콘1호는 다음달 29일 예정된 엔케이물산 유상증자에도 참여한다. 발행된 신주를 포함해 19% 수준의 지배력을 확보한다. 트라이콘1호는 엔케이물산 인수를 위해 만든 투자조합이다. 트라이콘홀딩스(57%)와 지스(33%), 에이치제이디인베스트(10%) 등 3명의 주주가 출자했다. 비덴트와 빗썸 최고경영자(CEO) 등을 역임한 김재욱 전 대표가 트라이콘홀딩스 최대주주(45%)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엔케이물산 지배구조 정점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김 전 대표는 45% 지배력을 가진 '자람어드바이저리'를 통해 엔케이물산 30회차 CB도 인수한다. 인수 주체는 '블루웨일1호 투자조합(블루웨일1호)'이다. 블루웨일1호는 자람어드바이저리(80%)와 유상진 전 비덴트 감사(12%) 등 주주 3명이 출자해 만들었다. 250억원 규모의 30회차 CB는 50% 콜옵션이 포함돼 향후 김 전 대표의 지배력을 보강해 줄 것으로 관측된다.
결과적으로 엔케이물산 M&A에 732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오간다. 이 중 김 전 대표가 책임진 자금만 경영권 구주(300억원)와 유상증자(71억8900만원), 30회차 CB(250억원) 등 620억원이다.
눈길을 끄는 건 인수 주체인 투자조합의 지배구조 정점에 오른 김 전 대표가 빗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3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챙긴 점이다. 이 때문에 이에 엔케이물산 M&A를 두고 '비덴트' 사례가 회자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당초 이정재와 정우성 등 유명 배우들의 소속사인 '아티스트컴퍼니' CEO로 알려졌다. 그는 2017년 초 비트갤럭시아1호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 비덴트를 인수하며 빗썸 경영권 분쟁의 서막을 열었다. 이를 기반으로 버킷스튜디오, 인바이오젠 등 상장사가 수중에 들어왔다.
김 전 대표는 빗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이 기업들을 동원해 재원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비트갤럭시아1호를 시작으로 한 다소 복잡한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당시 암호화폐 열풍과 관심과 맞물려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빗썸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8월 김 전 대표가 비트갤러시아1호 지분을 매각하면서 일단락했다.
당시 김 전 대표와 자람어드바이저리가 보유한 비트갤럭시아1호 지분은 각각 615주와 134주씩 749주(50%)였다. 이를 이원컴포텍이 300억원에 인수하면서 현금이 고스란히 김 전 대표 수중에 남았다. 이 자금이 현재 엔케이물산 M&A 재원의 기반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엔케이물산은 2016년 이래 올해 상반기까지 5년 넘는 적자 경영 중이다. 다만 관리종목 편입 등 우려가 없는 유가증권 상장사라는 점은 김 전 대표의 운신 폭을 넓혀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올해 상반기(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245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9.8%에 그치는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마무리됐다는 점도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사업의 방향성이 향후 관전포인트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다음달 29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정관 변경과 이사 및 감사 선임 등이 예고된 만큼 김 전 대표의 엔케이물산을 활용한 투자 방향과 성장 전략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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