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로 본 플랜트 전략변화]매각 마친 SK에코플랜트, '반도체'만 남았다⑨직원 수 업계 최상위서 800명대로 급감…SK하이닉스 매출 의존도↑
이정완 기자공개 2022-02-16 08:07:02
[편집자주]
대형 건설사의 플랜트 사업은 최근 주목도가 떨어진다. 해외 비중이 높아 불확실성이 큰데다 코로나19로 발주가 감소한 탓이다. 다만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키우는 건설사도 있다. 단순 시공을 넘어 설계부터 수주에 나서거나 ESG 시대 속 친환경 분야에 집중하는 곳도 있다. 특히 건설사의 플랜트 부문 임직원 변동 추이에서 각기 다른 사별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각양각색' 건설사 플랜트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4일 15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는 플랜트 매출이 전체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사였다. 이 덕에 10대 건설사 중 플랜트 인력도 두 번째로 많았다. 다만 올해 초 플랜트 사업 지분 매각 작업을 마치면서 매출 비중은 물론 인력 규모도 대폭 줄게 됐다.인력이 줄어든 만큼 '선택과 집중'에 나서기로 했다. 이제 플랜트 사업은 계열사 반도체 공사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당분간은 사실상 플랜트 매출 전부가 SK하이닉스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SK에코플랜트의 플랜트 직원 수는 2054명이었다. 플랜트 설계 전문 건설사로 탄생한 현대엔지니어링(2403명) 다음으로 많은 수치였다. SK에코플랜트의 플랜트 직원 수는 3위권과도 큰 격차를 벌리고 있었다.
SK에코플랜트도 2010년대 초반 여느 대형 건설사처럼 중동에서 적자를 기록한 탓에 플랜트 인력을 줄이기도 했다. 2016년 플랜트 직원 수는 3000명 이상이었으나 이듬해 2000명대까지 줄어들더니 이후로도 매년 소폭 감소했다. 다만 SK그룹 제조업 계열사가 실적을 지탱해주면서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많은 플랜트 인력을 운용할 수 있었다.
이 덕에 플랜트 매출 비중도 높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기록한 플랜트 매출은 2조8457억원이었는데 이는 전체 매출의 55%에 달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가 주택 사업을 주력으로 삼는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전략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플랜트 지분 매각이라는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이러한 기조에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0월 전기차 배터리,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석유화학 등 플랜트 사업 일부를 물적분할한 뒤 신설 법인인 SK에코엔지니어링에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분할 후에는 SK에코엔지니어링이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지분 50.01%)를 미래에셋증권과 이음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에 4500억원에 매각했다.
이달 1일 흡수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SK에코엔지니어링도 본격적인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플랜트 직원 약 1200명을 신설 법인으로 이동시킴에 따라 플랜트 직원 수가 800명 수준으로 감소하게 됐다. 업계 최상위권이던 직원 수가 단숨에 하위권으로 변하게 된 셈이다.
SK에코플랜트의 분할 매각은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신사업 자금 마련을 비롯 그린 플랜트 고도화를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제 SK에코플랜트 플랜트 조직에 남은 대형 사업은 반도체 공사뿐이다.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 공사를 통해 매년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둬왔다. 반도체 공사는 보안이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이번 플랜트 지분 매각에서 제외됐다. 전기차 배터리,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플랜트 사업을 정리하는 와중에도 반도체 플랜트 사업을 남겼다.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도 반도체 플랜트 건설을 그룹 계열사인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에게 맡긴다.
플랜트 지분 매각으로 인해 앞으로 SK하이닉스가 SK에코플랜트 사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실상 100%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 SK하이닉스로부터 벌어들인 매출은 9772억원으로 SK그룹 계열사향 매출 중 가장 컸디.
당장은 오는 7월 완공이 예정된 공사비 1조1629억원 규모 경기도 이천 M16 PH-2 프로젝트와 각각 공사비 5913억원, 4837억원인 스마트에너지센터 이천, 청주 공사를 진행 중인데 공사 규모가 더욱 커져 관련 매출이 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SK하이닉스는 122조원을 투자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어서 SK에코플랜트에 대규모 발주를 진행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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