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2월 25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식품이 운영하던 면 요리 전문 레스토랑 '호면당' 광화문점이 최근 문을 닫았다. "좋은 시그널인데요?"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이렇게 한 문장으로 평가했다. 마지막 영업장으로 남아있던 호면당 광화문점 폐점은 2010년대 드라이브를 걸었던, 라면기업 삼양식품에 아픔을 안겼던 외식사업의 완전 철수를 의미한다.삼양식품은 라면의 원조기업이다. 창업주 전중윤 회장이 1963년 국내 최초 라면인 '삼양라면'을 출시했다. 1970년대 말까지 시장점유율 80%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1980년대 농심의 짜파게티, 신라면 등 신제품에 밀려 선두를 내줬다. 2010년대 중반에는 '진라면'의 오뚜기에 2위 자리를 빼앗겼다.
2010년대 삼양라면은 전인장 회장 지휘 아래 외식사업에 뛰어들었다. 2010년 호면당을 시작으로 제주우유, 크라제버거 등을 인수했다. 2014년에는 호면당에서 라면 전문 브랜드 '라멘에스'를 선보여 백화점 등에 입점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에 안착한 외식 브랜드는 찾기 어렵다. 본업에 신경 쓰지 못하는 사이 라면시장 점유율도 하락했다.
반전의 실마리는 부업이 아닌 본업에서 나왔다. 2012년 출시했던 불닭면이 2016년 유튜브 열풍을 타고 국내, 특히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덕분이다. 불닭 브랜드에 힘입어 2019년을 기점으로 수출 비중이 국내 판매 규모를 넘어섰고 외형은 2배가량 커졌다. 해외시장 확대에 더 공을 들이는 이유다.
삼양식품의 해외 수출 전진기지가 될 밀양 신공장은 4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첫 회사채 발행 등으로 2400억원을 조달했다. 외식사업 철수는 삼양식품이 해외 라면사업을 본격 확대하는 국면에서 나온 의사결정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전 회장의 부인으로 경영 일선에 나선 김정수 부회장의 결단 중 하나라는 게 시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김 부회장은 해외영업본부장을 겸직한다.
동서식품의 길은 가는 건 어떨까. 삼양식품과 비슷한 시기인 1968년 설립된 동서식품은 인스턴트 커피 외길을 걷고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제휴 등 본업을 확장할 수 있는 제안도 많았지만 오너 일가의 한 우물 파기 고집으로 거절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삼양식품은 2020년 7월~2021년 6월 식품업계 최초로 3억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라면사업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국내 식품산업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달성한 수치라 의미가 작지 않다. 외식사업 철수는 삼양식품이 잘하는 라면사업에 더 집중하겠다고 시장에 보낸 시그널은 아닐까. 삼양식품이 장수 '라면기업'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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